[산업 막전막후] 재수 끝 회장 후보 오른 장인화…주총까지 안심하긴 이르다
[앵커] 차기 회장을 인선 중인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온갖 논란에 휩싸였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회장 후보 최종 1인을 확정했습니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등 외부 인사들이 유력해 보였으나 후보추천위의 선택은 장인화 포스코 전 사장이었습니다.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거치면, 재계 5위 포스코그룹 회장 자리에 공식 취임하게 되는데요. 다만 이전 KT 사례를 살펴보면, 주총까지 남은 한 달,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관련해서 산업부 신성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된 장인화 전 사장,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1955년생으로, 1988년부터 포스코와 인연을 맺어온 정통 포스코맨입니다. 포스코가 전액 출연해 만들어진 철강 연구기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1988년 입사하며 포스코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강구조 연구소장 등을 거쳐 2011년 포스코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후 신사업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18년 포스코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그룹의 철강부문 전체를 총괄하는 철강부문장까지 맡았습니다. 철강통으로 볼 수 있는데요. 2021년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장인화 전 사장은 이번이 두 번째 회장 도전이기도 하죠? [기자] 네, 장인화 전 사장은 사장 재직 시절인 지난 2018년 9대 회장 인선 당시에도 후보에 오른 바 있습니다. 당시 최정우 현 회장과 함께 최종 2인에 오르며 마지막까지 경합했는데요. 권오준 전 회장 체제에서 승승장구하며 포스코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보니, 유력 후보로 여겨졌지만,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번에 재수 끝에 최종 1인에 오르게 된 셈인데요. 다음 달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회장 자리에 정식 취임하게 됩니다. 임기는 2027년까지입니다. [앵커] 다른 후보들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 특별히 거론되지 않던 장인화 전 사장이 최종 후보가 됐습니다, 어떤 배경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실제로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나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등 외부 인사에 무게가 실려 왔죠. 호화 출장 논란에 휩싸인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내부 인사를 회장 후보로 올리는 것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관측 때문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내부 후보를 선택한 것은 안정 속 혁신 정도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우선, 본업인 철강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권영수, 김동섭 등 비철강 인물보다는 그룹 철강 부문장까지 거친 철강 전문가, 장인화 전 사장을 뽑아 안정을 꾀한 모양새입니다. 또한, 장인화 전 사장이 최정우 색채가 가장 덜 한 인물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히는데요. 최정우 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전중선 전 사장, 김지용 사장과 달리, 장인화 전 사장은 권오준의 남자로 불리며 최정우 회장과 경쟁을 하던 인물이니,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편, 이번에 장인화 전 사장이 최종 후보가 되면서 서울대학교 출신의 내부 인사를 회장으로 뽑는 일종의 순혈주의가 또 유지됐습니다. [앵커] 장인화 전 사장이 회장 후보 1인에 오르긴 했지만, 앞으로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죠? [기자] 지난해 대표 인선으로 숱한 논란에 시달렸던 KT도 여기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었습니다. 당시 윤경림 사장이 차기 대표 최종 후보 1인에 낙점됐는데요. 구현모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과 내부 인사라는 점 등을 이유로 여권에서 이권 카르텔, 그들만의 리그라며 비판을 가하자 윤 후보가 스스로 물러난 바 있습니다. 포스코의 경우 내, 외부 후보를 골고루 후보 명단에 포함시켜오긴 했지만, 결국 순혈주의를 유지했다는 측면에서 KT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되는데요. 여기에 장인화 전 사장이 2019년 베이징 호화 출장을 다녀왔다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시민단체에 고발을 당한 상태라는 점도 리스크입니다. 또한, CEO후보추천위 사외이사들의 호화 출장 논란에 대해서도 이미 수사 진행 중이라 주총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수사 진행 정도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런 리스크들을 극복하고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고 해도 과제가 많이 남아있죠? [기자] 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을 살펴보면 본업인 철강 분야와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신사업 분야 모두 실적이 부진했습니다. 철강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22년 대비 약 21% 줄었고, 미래소재 부문은 지난해 약 1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2년 대비 적자 전환했습니다. 철강과 전기차 배터리 두 분야 모두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인데요. 이 가운데, 장인화 전 사장의 경우 철강 분야 대비 상대적으로 배터리소재 분야 경험이 부족하죠. 특히나 장인화 전 사장은 일흔에 가까운 올드보이다 보니, 혁신을 통한 신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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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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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