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의원 피습…독일서 정치인 공격 잇따라
▲ 독일 사회민주당의 유럽의회 선거 포스터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독일에서 정치인이 습격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4일(현지시간) 작센주 경찰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10시 반쯤 드레스덴 시내에서 선거 포스터를 붙이던 사회민주당(SPD) 소속 유럽의회 의원 마티아스 에케(41)가 괴한 4명에게 공격받아 중상을 입었습니다. 에케 의원은 수술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SPD는 전했습니다. 이보다 몇 분 전에는 녹색당 소속 선거운동원 2명이 역시 드레스덴에서 선거 홍보물 작업을 하다가 4인조 괴한에게 폭행당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모두 정치권 인물인 데다 범행 장소·시간이 비슷한 점으로 미뤄 정치적 목적에 의한 동일범 소행으로 보고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하루 앞서 2일 오후 10시 반쯤엔 독일 서부 에센에서 연방하원 의원 카이 게링(46)과 녹색당 동료 정치인 롤프 플리스(65)가 당 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괴한에게 폭행당했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브란덴부르크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녹색당 행사를 시위대 50여 명이 방해하고 카트린 괴링에카르트(58) 연방하원 부의장의 차량을 가로막으며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SPD 소속인 낸시 패저 연방 내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정치적 동기의 범행으로 확인된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공격 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차원의 반민주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 고 말했습니다. 작센주 SPD는 민주주의자에 대한 폭력과 위협은 파시스트들의 수단이다. AfD(독일대안당)와 극우주의가 뿌린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있다 며 극우 세력을 비난했습니다. SPD와 녹색당은 모두 '신호등' 연립정부 파트너 정당입니다. 그러나 이번 정치인 공격 사건의 범행 동기와 용의자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작센주에서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 이어 9월에는 주의회 선거가 치러집니다. 이곳은 극우 성향 AfD가 이주민 추방 계획과 중국·러시아 스파이 연루 의혹 등 계속되는 논란에도 여전히 30% 넘는 지지율을 유지할 만큼 우파 성향이 강한 지역입니다. 작센주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각종 선거와 관련한 범죄 신고가 112건 접수됐습니다. 이 가운데 30건은 공무원이나 선출직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범행이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美, 中흑연 쓴 전기차도 2년간 IRA 보조금 지급…韓 요청 수용
미국 정부가 중국산 흑연으로 만든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2년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현지시간 3일 관보에 게재한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최종 규정에서 배터리의 음극재 소재인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한&' 배터리 소재로 분류했습니다. 흑연의 경우 천연 흑연과 합성 흑연을 혼합해 사용하고, 합성 흑연의 경우 공급망의 상류 부문까지 원산지를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특정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 배터리에 사용된 흑연에 대해서는 외국우려기업(FEOC)에서 조달해도 2026년 말까지 2년간 문제 삼지 않기로 했스비다. 대신 기업들은 2년 유예 기간이 끝난 뒤에는 FEOC 규정을 어떻게 준수할지에 대한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미국 정부에 제출해야 합니다. 차량당 최대 7천500달러의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됩니다. 미국 정부는 작년 12월 발표한 세부 규정안에서 FEOC를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규정했고, 현재 전 세계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가 중국산 핵심 광물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이 규정을 준수해 보조금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특히 흑연의 경우 배터리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광물이지만,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중국을 대체할 공급처를 개발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동안 한국 정부,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는 중국산 흑연을 사용할 수 없으면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 논리로 흑연에 대해 FEOC 규정 적용을 유예하거나 예외를 둘 것을 설득해왔습니다. 앞서 에너지부는 FEOC를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의 &'소유·통제·관할에 있거나 지시받는&' 기업으로 규정했는데 공개한 최종 규정에서 FEOC의 정의와 이에 대한 해석은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만 에너지부는 &'통제&'의 정의에 중국 등 우려국가 정부로부터 상당한 보조금이나 금융 지원을 받는 경우도 포함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현재는 이를 명확히 규제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서 향후 이런 부분을 반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8년 만에 중국 무대 선 조수미…한한령 해제 물꼬 기대감
&<앵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공연이 어젯밤(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조수미 씨가 중국 무대에 선 게 8년 만입니다. 베이징 권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에 다시 오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노래를 마치자 극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가 쏟아집니다. [아름다운 중국 노래를 부를게요. 하지만 발음은….] 조 씨는 앵콜로 중국 노래를 부르며 화답했습니다. 어제저녁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조 씨와 이탈리아 유명 실내악단 이무지치가 협연했습니다.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비발디, 헨델 등 바로크 시대의 아리아였지만, 관객들은 열광했습니다. [왕통/관객 : 조수미 씨는 단지 노래만 한 게 아니라 관객들을 오페라 노래 속으로 끌어들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조 씨가 중국 무대에 선 건 지난 2016년 5월 이후 8년 만입니다. 조 씨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세계 3대 소프라노 자격으로 특별무대에 섰고, 매년 공연을 이어가는 등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사드 배치에 따른 이른바 '한한령' 여파로, 지난 2017년에는 중국 순회공연이 취소됐고 그 이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습니다. [조수미/소프라노 : 중국은 음악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굉장히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모든 아티스트들이 중국에 와서 공연하는 걸 원하고, 음악을 통해서 문화적인 교류를 더 하고 싶어요.] 아직까지 케이팝 등 대중음악 공연은 감감무소식이지만,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은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위주로 한국 음악가들의 단발성 공연을 허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블루스 기타리스트 김목경 씨가 중국, 일본 음악가들과 함께 공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한국 음악가들의 공연이 한한령이 해제되는 물꼬가 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집문서까지 들고 저 어때요? …중국서 난리난 공개 중매
&<앵커&> 중국 관광지에서 즉석에서 짝을 찾아주는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참가하려면 2박 3일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큰 인기인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입니다. &<기자&> 인산인해 관광지 한복판에서 행사가 열립니다. 청춘 남녀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이상형을 말하면 손을 든 관중 가운데 짝을 찾아주는 일종의 공개 즉석 소개팅입니다. [공개 중매 행사 참가자 : 저는 저기 저쪽이 마음에 들어요.] 애초 지역 관광지 홍보 행사였지만 수천 명이 몰리고, 2박 3일 기다려야 입장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자, 전국 순회 행사로 확대됐습니다. [공개 중매 행사 사회자 : (여기 이 청년을 보니 마음이 끌려요?) 네 끌려요. (학력이 높지 않다는데요?) 상관없어요.] 나이가 좀 많다는 말에 바로 집문서 3개를 꺼내 보여주는 참가자도 있습니다. 어머니까지 함께 와 즉석에서 교제를 허락하고, 외국인도 자청해 무대에 오릅니다. 관영매체들은 관광 홍보에 결혼 장려까지 '일석이조' 효과라며 추켜세우지만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즉석 주선 형식이다 보니, 외모나 재력 같은 조건만 부각된다는 겁니다. [공개 중매 행사 참가자 : 잘생긴 사람을 원해요. 그리고 돈 많은 사람 원해요.] 대졸자 평균 월급보다 4배 이상 버는 30대 남성을 원한다는 참가자 앞에서는, 사회자도 말을 잇지 못합니다. [공개 중매 행사 참가자 : 월 급여가 2만 5천 위안 (약 470만 원) 이상을 원합니다.] 조건 우선에 젠더 갈등 조짐, 그리고 악습으로 변질된 '신붓값' 풍습을 조장한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습니다. [공개 중매 행사 참가자 : 이 지역 '차이리'(신붓값)는 38만 8천 위안(약 7천300만 원)입니다.] 일회성 행사에만 주목할 게 아니라 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인 양육비와 주거비 부담부터 낮추는 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출처 : 더우인·웨이보)
중국산 흑연 쓴 전기차에도 보조금…미 유예에 국내 안도
&<앵커&> 미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흑연을 쓰더라도 2026년까지는 보조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걸 못 받으면 중국산 흑연을 많이 쓰는 국내 배터리 회사, 또 완성차 업계의 미국 매출 자체가 크게 줄어들 뻔했는데, 일단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고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에서 차량당 7천500달러, 약 1천만 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핵심 광물은 내년부터 중국 등 해외 우려기관에서 조달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전기차 2차 전지 소재 중 음극재의 핵심 원료인 흑연은 중국이 전 세계 채굴과 제련 시장의 70%를 장악해 대체 공급처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는 흑연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해 왔습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3개 회사가 미국 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약 10조 원에 달하고, 국내 완성차 업체 전기차에도 대부분 이 회사들이 제작한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보조금을 못 받으면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의 미국 매출이 크게 줄어들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IRA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최종 규정에서, 중국산 흑연 사용제한 규정 적용을 2026년 말까지 2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과 독일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흑연 조달을 단기간에 중국 외 다른 지역으로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호소하자 제도 시행을 미룬 겁니다. 미국은 IRA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밀어내려 했지만, 친환경 차량 시장 활성화를 위해 유예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호근/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 아직은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안 된 상황에서는 결국 보조금에 의존해야만 전기차 보급이 계획대로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미국이 양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2년이라는 유예기간 동안 국내 업체들은 흑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박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