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린 '수요집회'…24년째 계속된 외침
#스브스역사 #스브스쥬륵 1992 지난 1992년 1월 8일이 처음이었습니다. 1212 지금까지 모두 1212번 열렸습니다. 올해까지 모두 24년째 쉼 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네스북에 가장 오래됐다는 기록까지 남겼습니다. 바로 매주 수요일 12시면 열리는 이 집회는 &'수요집회&'입니다. 오늘도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유럽 한복판에 '종로 12' 버스…뜻밖의 여정
종로 12번 마을버스. 서울 혜화역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녹색 마을버스입니다. 이 마을버스가 달리는 곳은... 유럽 한복판입니다! 55살 임 택 씨는 버스로 세계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버스 이름은 &'은수&'. 버스 회사인 &'은수교통&'에서 따왔습니다. 무역업을 했던 임 택 씨는 오래 전부터 세계 여행을 꿈꿔왔습니다. 50대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뒷골목을 도는 마을버스를 보니, 직장과 집을 쳇바퀴처럼 오가는 우리 삶과 같았어요.&' 2012년 봄, 길에서 우연히 마을버스를 보다가 더 늦기 전에 행동에 옮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중고 마을버스로 넓은 세상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버스 뒷좌석은 침대로 바꿨습니다. 조리 시설도 갖췄습니다. 버스 구입비 960만 원, 수리비 700만 원이면 충분했습니다. 뜻을 함께 하는 동료도 생겼습니다. 회사가 문을 닫아 마침 새로운 인생을 꿈꾸던 45살 정인수 씨도 도전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12월, 임 택 씨는 마을버스를 배에 싣고 첫 여행지, 페루로 떠났습니다. 마추픽추, 티티카카호... 엄청난 경관도 좋았지만 임 택 씨에게는 지난 10년간 46만 킬로미터를 달린 은수가 해발 4천 6백 미터 높이의 산맥을 넘었다는 게 더 큰 감동이었습니다. 중남미 14개국과 미국까지... 여행 경비는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다 보니 9개월 동안 쓴 돈은 7백만 원 정도였습니다. 은수와의 여행이 신기했는지, 현지인들의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관광객, 교민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은수는 어느새 문화 교류의 장이 됐습니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으로 가는 길에 모래 폭풍을 만나 위기를 겪었지만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임 택 씨는 지난달부터 유럽을 돌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도 만났습니다. 그저 유랑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진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 여행이 끝나면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 이어 중국으로 향할 계획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정해놓고 도전하지 않으면,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확인하지 못하고 죽는 거죠.&' 폐차 직전의 마을버스가 은퇴한 자신과 닮아 여행을 시작한 임 택 씨. 55살 그의 꿈은 지구촌과 소통하는 여행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한 남자가 전 재산과 맞바꾼 것
#스브스역사 #스브스피플 한국전쟁 피난길. 모두 살기 위해 옷가지와 먹을 것만 갖고 뛰는데 난데없이 책 한 권을 품에 안고 피난길에 오른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곁에서 1분 1초도 떠나지 않은 이 책은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 세종대왕을 보필한 집현전 학자들이 한글의 원리를 설명한 역사적인 책으로, 훗날 이 책은 국보 70호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지킨 남자는 간송 전형필. 서울에서 으뜸가는 갑부 집 아들이자 문화재 수집가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은 우리의 민족문화유산을 대대적으로 약탈하고 파괴했습니다. 간송 선생은 이를 막기 위해 우리 문화재를 대거 사들였습니다. 1940년, 안동에서 어렵게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낸 그는 당시 기와집 11채를 살 수 있는 돈 1만 1000원을 주고 즉시 사들였습니다. 이 밖에도 고려청자, 조선 청화백자, 신윤복의 풍속화, 삼국시대의 불상 등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국보급 문화재를 수집하느라 전 재산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는 남이 보기에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문화재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낡고 훼손이 심한 문화재를 구입해 수리비가 구입비보다 더 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변에선 미쳤다고 손가락질하는데도 그는 왜 문화유산 수집에 모든 것을 건 걸까요? &'서화(글과 그림)와 전적(책)과 골동은 조선의 자존심이다.&' 1938년 조선의 자긍심을 알리기 위해 &'보화각&'이라는 최초의 민간 박물관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 탓에 대중에 널리 공개되지는 못했습니다. 그가 전 재산을 털어 모은 골동품은 현재 오롯이 우리들의 소중한 문화재로 남아 있습니다. &'간송의 소장품만으로 한국미술사를 서술할 수 있으며, 이를 제외한 한국회화사는 상상할 수 없다.&'- 이원복(국립 광주박물관장) 그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지켰던 &'훈민정음 해례본&'은 이후 학자들에게 공개돼 체계적인 한글 연구가 진행됩니다. 10월 9일 한글날.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인물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한 올 한 올 인생을 심는 여성…'달인'의 뭉클한 사연
서울의 한 미용실. 긴 생머리의 여성이 머리를 감고 파마를 합니다. &'이게 가발이에요? 위에서 보면 사람 머리랑 똑같이 만들었어요.&' 하지만 이 여성의 머리는 실제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든 인모 가발이었습니다. 가발을 벗자 미용사도 놀랍니다. 강풍이 부는 태풍 체험장. 바람이 불자 인조모 가발은 맥없이 날아가지만 인모 가발은 굳건합니다. 이 놀라운 인모 가발, 대체 누가 만든 걸까요? 경력 44년의 김순호 씨. 순식간에 머리카락을 심는 기술 덕분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설로 불립니다. 김순호 씨는 세상 물정 모르던 15살, 가발 공장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습니다. 가발을 만드는 게 꿈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했답니다. 머리카락이 귀했던 시절, 김순호 씨는 헛손질로 연습을 했습니다. 그러다 자기 머리카락을 잘라가며 연습을 했습니다. 한창 꾸미고 싶던 나이였지만, 짧은 머리를 자르고, 또 자르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늘 파마를 했다고 합니다. 가발은 머리카락을 한 올 씩 정교하게 심어야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손가락 마디는 휘어졌고, 코피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한 올이라도 더 심으려고 잠자는 시간을 줄였습니다.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서 식사는 물에 만 밥과 김치 국물이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만든 가발 덕분에 돈을 벌었고, 결혼을 하고 자식도 낳았습니다. 가정을 꾸리는 원동력이 됐다고 합니다. 이제 좀 편해지나 싶었지만 일을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평생 남의 머리만 들여다 보던 김순호 씨에게 꼭 만들어야 할 가발이 남아 있었습니다. 5년 전 암과 싸우다 세상을 먼저 떠난 남편. 항암 치료로 머리가 다 빠진 남편의 가발을 만들었던 그 때, 김순호 씨는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제 심정은 모르고 자기 가발 잘 떴다고… 잘 쓰고 웃고 그러니까 그게 더 가슴 아프더라고요. 남편이 너무 불쌍하니까...&' &'오래 하면 달인이 돼요&' 김순호 씨는 아직 엄마로서의 역할이 있다며 일을 놓지 않습니다. 가발을 오래 만들다 보니 손이 빨라졌을 뿐 달인이 별거냐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만든 가발이 특별하다고 말합니다. 오랜 노하우와 화려한 스킬 뒤에 누구보다 치열했던 인생이 담겨 있기 때문에 더 단단하고 오래가는 게 아닐까요. (SBS 스브스뉴스)
몸매 라인 강조?…'코르셋'과 교복의 상관관계
곧 데뷔를 앞두고 있는 JYP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한 멤버가 출연한 광고 포스터입니다. &'날씬함으로 한판 붙자&'라는 카피와 함께 몸매의 라인이 드러나는 포즈를 취합니다. 최근 여성의 성적 매력에 대해 감탄하는 내용을 담은 &'어머님이 누구니&'를 불러 히트시킨 박진영 씨도 포스터에 함께 등장합니다. 상품명은 코르셋 재킷. 코르셋처럼 허리를 조여 라인을 드러내는 이 옷을 날씬한 걸그룹 멤버들이 입고 나옵니다. 몸매를 강조한 이 상품은 다름 아닌 교복입니다. 최근 이 광고가 공개되자 일선 교사들이 문제를 삼고 나섰습니다. &'쉐딩 스커트나 코르셋은 성적 매력을 두드러지게 하는 옷으로 10대 청소년들이 입는 교복에 어울리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경기교육청 보건교사들은 스쿨룩스와 JYP 측에 광고 활동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걸그룹의 비정상적인 몸매를 동경해 저체온증, 거식증, 면역력 저하 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최근 교복이 갈수록 몸매가 드러나는 성인 옷을 닮아가면서 이미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최근 아이들이 날씬해지고 예뻐 보이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핏&'감이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선정적인 의도는 없었습니다.&'- 스쿨룩스 관계자 스쿨룩스 측은 옷이 몸을 날씬하게 만들어 준다는 의미에서 &'코르셋&'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스쿨룩스는 학생들의 미래를 꿈꾸고 디자인한다고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 그래도 학업 스트레스로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코르셋 같이 붙는 옷을 입혀 몸매 스트레스까지 주는 것이 과연 이 학생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스쿨룩스와 JYP는 논란이 불거지자 광고를 수거하고 수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정된 광고에선 꼭 학생들의 미래를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