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특권보다 더 나쁜 특권이 있다

▲ 지난 3월 10일 보신각 앞에서 열린 국회의원 특권폐지 위한 헌법개정 궐기대회 이번 의사 사태는 본질적으로 특권의 문제라는 게 국민의 대체적인 인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특권에 대해 누군가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 타당성 여부를 떠나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갖습니다. 누구나 그렇기에 의사들의 집단적 반발이 납득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인류 역사는 사회 곳곳에 있는 특권들을 줄여가는 과정입니다. 특권은 본인의 성과에 비해 급여와 권리를 과도하게 가져가는 것을 말합니다. 결과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성과를 빼앗아 가는 불공정한 행위여서 당연히 없어져야 합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의 대부분은 자기가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저임금이나 희생을 바탕으로 고임금이 가능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사들 특권보다 더 심각한 것이 국회의원 특권입니다. 국회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권력 놀이'에 집중하면서 특권을 180여 가지나 누립니다. 그들은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고, 인권을 주장하고, 국민의 심부름꾼이라고 하면서 기괴할 정도로 많은 자기들 특권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킵니다.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당당하고, 뇌물을 받고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감옥에 가 있어도 주저 없이 급여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최대 걸림돌이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고 있으며, 현대판 '탐관오리'라고 비난해도 그들은 미동(微動)도 하지 않습니다. 국회의원 특권이 더욱 문제인 것은 다른 분야의 특권을 조장(助長)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사회 곳곳에 국회의원이 헌법과 법률을 지키지 않고도 그렇게 많은 특권을 누리는데, 우리가 이 정도의 탈법을 저지르고, 특권을 누리는 게 뭐가 문제냐 는 인식을 만들어 냅니다. 전관예우를 비롯한 법조인들의 특권, 장관직 등을 마치고 대형 로펌이나 재벌사에 가서 돈을 받는 고위공무원 특권, 국민의 희생 위에서 독점적 왕국을 건설하고는 3∼4대에 걸쳐 한국경제를 주무르는 재벌의 특권 등이 그런 특권입니다. 상당수의 이런 특권들은 범죄적 요소도 갖고 있습니다. 이러니 일반 국민은 원칙대로 법을 지킬 생각이 사라지고, 성실하게 일할 의욕을 잃습니다. &<한국 국회의원 특권 내용 요약&> 한국 국회의원들은 횡령, 사기, 뇌물수수 등 파렴치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습니다. 불체포 특권 때문입니다. 막말해서 상대방 명예에 치명적 타격을 가해도 면책 특권을 갖고 있기에 처벌받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이 이런 특권을 가진 나라는 한국 외에 없습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세비라는 명목으로 월 1천300만 원, 연간 1억 5천700만 원을 받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개인적인 중대 범죄로 감옥에 들어가 있어도 세비를 받습니다. 한국 국회의원의 실질 연봉은 5억 원입니다. 세비 1억 5천700만 원 외에 여러 가지 실질적 수입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무실 지원 경비로 1억 원을 받는데, 그 절반은 승용차 유류비 등 개인용이어서 실질 연봉에 들어갑니다. 후원금이 의원 개인의 호주머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후원금으로는 매년 1억 5천만 원을 받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 원을 받는데도 선거비용은 전액 국고에서 보전받기 때문입니다.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대통령 선거 등으로 3개년에 있으니 거의 매년 진행되는 셈입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비용 발생과 상관없이 사무실 경비를 받는 것도 문제입니다. 택시를 타지 않아도 매월 택시비를 받고,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는데도 매달 문자 발송비를 받습니다. 승용차가 고장 나지 않았는데도 한 달마다 차량 유지비를 받으며, 야근하지 않았는데도 달마다 야근 식대를 받습니다. 한국 국회 상임위원장은 월 1천만 원씩 연간 1억 2천만 원의 판공비를 받습니다. 이 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 차량이 매달 고장 나는 것이 아닌데도 매달 차량 유지비 100만 원을 받습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KTX 특실, 비행기 비즈니스석, 의원회관 내 이발소, 헬스장, 목욕탕, 약국 등을 공짜로 이용합니다. 의원 회관에 있는 내과, 치과, 한의원은 가족까지 공짜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의 귀빈실, 귀빈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합니다. 국회의원의 이런 이용에는 횟수 제한이 없습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1년에 두 차례씩 나랏돈으로 호화판 해외 시찰을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면 '칙사' 대접을 받습니다. 외국에 있는 한국 공관들은 자동차, 통역, 숙소 등을 구해주고 만찬과 오찬을 한 번씩 열어줍니다. 한국 국회의원 보좌진은 9명인데, 일본 국회의원 비서는 3명입니다. 스웨덴에는 국회의원 보좌진이 아예 없습니다. 한국 국회의원은 보좌진을 수행비서로, 운전기사로, 지역구 관리원으로 씁니다. 선거가 임박하면 보좌진 대부분을 지역구에 내려보내 자기 선거운동을 하도록 합니다. 이들 보좌진은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어서 이런 행위는 불법입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검은돈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조 행사를 통해서도 뇌물을 받습니다. 이는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입니다. 한국의 거대 정당은 매년 수백억 원의 선거보조금과 경상 보조금을 국가로부터 받는 데, 구체적 사용 내용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선관위나 국회 사무처 등에 상세히 보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대 양당은 선거보조금으로 선거 때 수백억 원을 받고, 선거를 마친 다음에 또 지출 명세를 제출해 대부분의 선거비용을 보전받습니다. 이는 이중(二重) 지급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선관위가 몇 차례 관련 법률 개정을 요청했지만, 매번 무시당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연구교수로 연구 활동 중인 최연혁 스웨덴 린네 대학교 교수와의 인터뷰입니다. Q. 스웨덴 정치인들은 어떤가? A. 이 나라 국회의원들은 그 직업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봉사와 희생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법을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특권을 만들어 내고, 그걸 누리기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에게 특권이 있다면 그것은 법을 만드는 것입니다. Q. 스웨덴에도 한국처럼 국회의원들에게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이 있는가? A. 그런 특권 조항은 없습니다. 의원들이 법률위반에 연루됐거나 기소가 되면 당연히 수사가 진행됩니다. 이때 국회 윤리위원회가 제적을 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불명예인 데다 국민에 대한 기만이며, 약속을 어긴 것이니 의원직을 그만둡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처럼 잘못을 저지르고도 계속 국회에서 버티는 일은 없습니다. Q. 한국 국회의원 세비는 1억 5천700만 원이고, 개인적 지원금 등을 포함하면 실질 연봉은 5억 원이라고 하는데, 스웨덴 국회의원들의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A. 한국 돈으로 월 900만 원 정도, 연간으로 1억 원가량입니다. 스웨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 달러로 한국의 두 배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사회에서는 중상위권 수준입니다. Q. 스웨덴 국회의원은 몇 명의 보좌진을 두고 있나? A. 정책보좌관도, 비서도 아예 없습니다. 한국 국회의원은 보좌진 9명을 두고 있는데, 이는 많은 정도가 아닙니다. 너무 과도합니다. Q. 일반적으로 스웨덴 의원실에는 국회의원 혼자 있나? A. 사무실에 전화하면 국회의원이 직접 받습니다. 방문하면 본인이 옷을 받아 옷걸이에 걸어주고, 커피도 직접 끓여 줍니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을 한번 만나려면 보좌관에게 연락해서 의원님이 시간이 있는지 좀 알아봐 주세요 라고 부탁합니다. 그럼 3∼4일 후에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고, 아예 안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Q. 한국에서는 운전기사 역할을 하는 보좌진, 수행비서 역할을 하는 보좌진이 의원의 저녁 식사 장소까지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A. 나는 스웨덴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캠퍼스에서 강의하느라 비행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 보면 장관이 공항 내 의자에 혼자 앉아 노트북이나 서류를 보고 있다가 줄 서라고 하면 시민들과 함께 줄 서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장관이라고 해서 맨 앞줄에 서거나 제일 먼저 비행기 안에 들어가는 일은 없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장관뿐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이런 혜택을 누리지 않습니다. Q. 한국에서는 국회의원들이 비행기 비즈니스석, KTX 특실을 공짜로 이용하는데, 스웨덴에서는 어떤가? A. 스웨덴 의원지원법에 교통수단에 대한 조항이 있습니다.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 신속성을 충족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까운 거리에서는 걸어오거나 자전거를 타는 의원들이 많습니다. 그다음에 10㎞ 이내인 경우에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경우에도 비즈니스석은 안 되고, 이코노미석만 가능합니다. 저렴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라는 조항 때문입니다. 본인이 굳이 비즈니스석을 타고자 한다면 돈을 내야 합니다. 스웨덴 국회의원이 공항의 귀빈실이라고 하는 VIP룸을 이용하고 싶으면 역시 자기 돈을 내면 가능합니다. 스웨덴에서는 보통 시민도 돈을 내고 VIP룸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한국 국회의원 특권을 어떻게 해야 하나? A.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특권이 너무 많습니다. 그걸 누리게끔 법제화도 돼 있습니다. 국회의원 특권은 모두 없애야 합니다. 국회의원 세비가 한 달에 1천300만 원, 연간 1억 5천700만 원이라고 하는데, 월급 600만∼700만 원, 연봉 7천만∼8천만 원으로 줄여야 합니다. 이 정도의 연봉은 한국에서 중상 정도의 수준입니다. 차량 유지비를 비롯한 각종 보조금은 아예 주지 말아야 합니다. 보좌관도 모두 없애야 합니다. 법안을 만들 때 의원이 국회도서관에 직접 찾아가고, 필요하면 입법 조사처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Q. 국회의원들이 세비를 대폭 줄이고, 특권을 모두 없애는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을까? A. 그들은 스스로 그런 결정을 하지 않습니다. 이미 탈법화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스스로를 개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국회 정개특위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안 됩니다. 이들은 개혁안을 계속 붙잡고 있다가 최악 또는 차악을 선택할 것입니다. 국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국민협의체를 만들어 정치개혁 사안을 결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장기표 가락특권폐지당 상임고문의 인터뷰입니다. Q. 특권폐지를 최고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정당은 또 있나? A. 우리 당이 유일합니다. 국민의힘이 일부 특권 폐지를 내세웠으나 미흡한 수준입니다. Q. 이번 선거에서 특권폐지당의 목표는? A. 정당 득표율 10%가 목표입니다. 이렇게 해서 국회의원 5명 정도가 확보되면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적극 나설 예정입니다. Q. 어떻게 폐지한다는 것인가? A. 우리 당 국회의원은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출근할 것입니다. 국회의원 보좌진 9명 가운데 3명은 남겨두고 나머지는 돌려보낼 것입니다. 월급 1천300만 원 중에서 400만 원만 받고 나머지는 반납할 것입니다. 이렇게 특권을 포기하면 우리 당에 대한 국민 지지가 모일 것이고, 다른 정당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Q. 국회의원이 월급을 적게 받으면 부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A.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이 많은 특권을 누리며 배부르게 살면 서민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패합니다. 현재 국회의원을 하고자 하는 인물들의 상당수는 특권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좋은 법률을 만들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러니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사람, 법률 제정과 개정으로 세상을 개선하겠다는 인재는 공천받기가 어렵습니다. 특권이 폐지되면 잿밥에만 관심 있는 이런 사람들은 국회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러면 국회가 깨끗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Q. 의사들 특권보다 국회의원들 특권이 훨씬 심각한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국회의원 특권은 의사 특권에 비해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의사 특권은 특정 직업의 문제입니다. 국회의원 특권은 다른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 국회의원 특권이 사라지면 행정부, 사법부 등 다른 분야 특권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점에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정치혁명입니다. Q. 국회의원이 민주화를 가로막는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그들은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고 있습니다. 특권 폐지 운동은 그 자체가 민주화운동입니다. 특권 자체가 반(反) 민주적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야로 특권 폐지가 확산되면 경제발전에도 도움을 줍니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소비가 증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빈곤층을 비롯한 시민들 소득이 늘어야 합니다. 특권층의 독점 해제는 이런 시민들의 소득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박찬종 변호사와의 인터뷰입니다. Q. 정치인의 사명은 무엇인가? A. 헌법 46조에는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특정인을 따라가고, 계보를 추종하고,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해서 어느 쪽으로 몰려가는 것은 국회의원 사명과 어긋납니다. Q. 당 대표 또는 당내 실력자가 국회의원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구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A. 미국에서는 국민 공천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를 뽑을 때 당원뿐 아니라 일반인이 소액의 돈을 내고 등록해서 후보 선정 투표에 참여합니다. 이를 오픈 프라이머리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방식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계파들이 사람들을 동원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 정당에서는 당 지도부나 실력자가 내리꽂는 전략공천이 많습니다. Q.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민 의식 수준이 올라가야 하는데? A. 특정 정당을 지지하더라도 도저히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후보가 되면 찍지 말아야 합니다. Q. 한국경제는 많이 성장했는데, 정치는 낙후된 이유는 무엇인가? A. 경상도와 전라도를 기반으로 하는 쟁투,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의회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세력들, 이로 인한 정당 독재 등이 핵심 문제입니다. 이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의 어머니인 김용균 재단 김미숙 이사장과의 인터뷰입니다. Q. '나라가 자기들 것이냐'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어떤 취지인가? A. 국회의원을 비롯한 힘 있는 사람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면서 국민들 이익보다는 자기들 이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4년간 노동운동을 하면서 그런 걸 많이 느꼈습니다.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기들이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그러는 것입니다. Q. 정치권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있나? A. 그 사람들은 자기 당을 우선시합니다. 자기가 재선 돼야 하고, 자기 당이 살아야 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개정 산업안전법은 도급 금지 대상에 발전소, 궤도산업 등을 제외했습니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 됐습니다. 정호승 시인과의 인터뷰입니다. Q. 존경하는 문학인은 누구인가? A. 윤동주를 좋아합니다. 그는 생전에 한 번도 시집을 내지 못했지만, 시인으로서 영혼이 맑고 순수했습니다. 비극적이고 역사적인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윤동주의 생애에는 향기가 있습니다. 문학의 스승은 현실이라고 했던 김수영도 존경합니다. 한용운도 좋아하는 분입니다. Q. 한국의 정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갔습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좋아졌습니다. 정치는 낙후됐습니다. 국민의 이익을 구한다는 핑계로 자기의 집단적 이익만을 추구합니다.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정치가 진영논리에 함몰돼서 진실과 사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진영을 따지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사실인지, 그것을 찾아내는 데 힘을 합쳐야 합니다. 진실과 사실과 정의는 하나입니다. 그것을 외면하는 것은 거짓이고 이기주의입니다. 전태일 열사 여동생인 전순옥 전 민주당 의원의 인터뷰입니다. Q. 본인이 원하는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A. 나는 독일식, 핀란드식 사회민주주의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런 나라에도 양극화는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있고 노숙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자기 분야에 노력했다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대우받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Q. 국회의원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평소 지역에 신경을 전혀 안 쓰던 국회의원들이 예산을 얼마 따냈다고 플래카드를 걸어놓습니다. 정말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정치가 무엇인지,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Q. 비례대표 공천에는 문제없나? A. 어떤 당에 들어가려면 그 당의 정강·정책에 동의해야 합니다. 당도 그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것 없이 신선해 보인다는 이유로 마구 영입합니다. 전문성 있는 비례대표 의원은 계속 둬야 하는데 4년마다 기계적으로 물갈이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당의 정체성에 맞는 정책을 똑바로 세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치에는 인기영합주의만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직장인에게 필요한 총선 공약 1위는 노란봉투법 재추진

▲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씨 노동 전문가들이 올해 총선에서 직장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공약으로 '노란봉투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 재추진을 꼽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22∼29일 이 단체 소속 노무사, 변호사를 대상으로 '2024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공약 10개' 투표를 진행한 결과를 오늘(4일) 발표했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최근 1년 동안 들어온 제보를 분석해 공약 23개를 선정했으며, 노무사와 변호사 189명 중 109명이 투표에 참여해 1인당 최대 5개의 공약을 선택했습니다. 1위에 오른 공약은 가장 많은 72명(66.1%)의 선택을 받은 '노란봉투법 재추진'이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노사 관계에서 사용자와 쟁의행위의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 등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을 행사해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원청 사용자가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했다면 노조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24일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도 유지된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노동 전문가들이 꼽은 2위 공약은 '5인미만·특수고용 등 모든 노동자에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63명·57.8%) 이었습니다. 이밖에도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 사용 금지, 근로자성 판단 시 사용자 입증책임, 연장근로 상한 주 12시간에서 주 8시간으로 단축 등도 필요한 주요 공약으로 꼽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중처법 50인 미만 2년 유예 불발…여야 협상 결렬

&<앵커&>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중대 재해 처벌법 적용을 2년 미루는 방안이 또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 들이기로 하면서 여야 의견 차가 좁혀졌다는 이야기가 한 때 전해지기도 했지만, 결과는 또 협상 결렬이었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어제(1일) 오전.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에 여야가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핵심 요구사항인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을 수용하겠다며 2년 뒤 기관 설립을 전제로 법시행을 2년 미루자고 제안한 겁니다. [윤재옥/국민의흼 원내대표 : 단속이나 조사 업무를 좀 덜어내고, 예방이나 지원 역할을 하는 그런 기구를 하나 만드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기구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핵심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만큼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본회의 직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미 시행된 법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는 의원들 의견이 속출했고, 산재 노동자 유가족들도 가세했습니다. [김미숙/김용균재단 이사장 : 2년 동안 또 유예해 죽음 등을 막지 못하게 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이 무력해질까 봐 걱정이 태산입니다.] 결국 민주당은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홍익표/민주당 원내대표 :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여당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외면한 비정함을 국민이 심판할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이 끝내 민생을 외면했다며 정략적으로 지지층 표심을 선택한 것 아니냐 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위원양)

시행 닷새 만에 '유예' 접점 찾다…'결렬'

&<앵커&>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늦추는 방안을 놓고 여야가 다시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습니다. 조윤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어제(1일) 오전.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에 여야가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핵심 요구사항인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을 수용하겠다며 2년 뒤 기관 설립을 전제로 법시행을 2년 미루자고 제안한 겁니다. [윤재옥/국민의흼 원내대표 : 단속이나 조사 업무를 좀 덜어내고, 예방이나 지원 역할을 하는 그런 기구를 하나 만드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기구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핵심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만큼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본회의 직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미 시행된 법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는 의원들 의견이 속출했고, 산재 노동자 유가족들도 가세했습니다. [김미숙/김용균재단 이사장 : 2년 동안 또 유예해 죽음 등을 막지 못하게 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이 무력해질까 봐 걱정이 태산입니다.] 결국 민주당은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홍익표/민주당 원내대표 :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여당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외면한 비정함을 국민이 심판할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이 끝내 민생을 외면했다며 정략적으로 지지층 표심을 선택한 것 아니냐 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위원양)

50인 미만 중처법 '유예' 접점 찾다…결국 협상 '결렬'

&<앵커&> 직원 숫자가 50명 미만인 사업장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늦추는 방안을 놓고, 여야가 다시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오늘(1일) 한 때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도 했지만, 이미 법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계속 유지해야 한단 의견이 민주당에서 나오면서 결국 결렬됐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오늘 오전.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에 여야가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핵심 요구사항인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을 수용하겠다며 2년 뒤 기관 설립을 전제로 법시행을 2년 미루자고 제안한 겁니다. [윤재옥/국민의흼 원내대표 : 단속이나 조사 업무를 좀 덜어내고, 예방이나 지원 역할을 하는 그런 기구를 하나 만드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기구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핵심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만큼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본회의 직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미 시행된 법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는 의원들 의견이 속출했고, 산재 노동자 유가족들도 가세했습니다. [김미숙/김용균재단 이사장 : 2년 동안 또 유예해 죽음 등을 막지 못하게 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이 무력해질까 봐 걱정이 태산입니다.] 결국 민주당은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홍익표/민주당 원내대표 :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여당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외면한 비정함을 국민이 심판할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재옥/국민의흼 원내대표 : 국민 여러분, 힘이 없어 정말 죄송합니다. 민주당의 1순위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기득권 양대노총일 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이 끝내 민생을 외면했다며 정략적으로 지지층 표심을 선택한 것 아니냐 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중소기업계는 법안 처리 무산이 참담하다며 2월 국회 재논의를 촉구했고, 여야협상 중단을 압박한 노동계는 법률 개악 시도가 무산된 걸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