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독립성 논란 지배구조 '메스'…사외이사 한자리에 쏠린 눈
감독당국이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적적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농협금융이 자체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합니다. 농협금융지주와 최대 주주인 농협중앙회 간의 힘 겨루기가 수면 위로 표출된 가운데, 남은 사외이사 한 자리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달 &'지배구조 모범 관행 로드맵&'을 금감원에 제출했습니다. 로드맵에는 농협은행 등 자회사 CEO 선임 과정 시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 추천·평가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연내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농협금융은 은행·증권·생명 등 자회사 CEO를 선임할 때, 지주 산하의 임추위가 선임 절차를 사실상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은행 등 각 자회사에도 임추위가 별도로 있지만, 사실상 지주 임추위의 결정을 통보받아 주주총회에 올리는 역할만 해온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농협금융은 모든 지분을 소유하는 중앙회가 금융 계열사 인사에 개입할 경우, 전문성 논란이 붙어왔습니다. 실제 최근 NH투자증권 CEO 인사와 관련해 농협중앙회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독립성 논란이 불거졌는데, 이를 지배구조 거버넌스 구조 개혁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농협금융 측은 &'세부 내용을 확인해 주긴 어렵지만, 모회사이다보니 중앙회와도 로드맵과 관련해 공유와 협의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현재 공석인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비상임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는 모두 4명이었는데, 이 중 3명의 인사만 채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사외이사를 둘러싸고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힘 겨루기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흥식 광주 비아농협 조합장. (출처=광주 비아농협)] 비상임이사에는 박흥식 광주 비아농협 조합장이 선임됐습니다. 박 조합장은 1993년부터 2012년까지 비아농협 이사로 일했고, 그 뒤 조합장에 내리 선출된 4선 조합장 출신입니다. 비상임이사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축협 전현직 조합장과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인물 가운데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추천합니다. 다만 그동안 비상임이사는 농협중앙회 몫으로 여겨져 현직 조합장 출신 인사가 오를 때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가 비상임이사를 통해 농협금융지주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박 조합장 역시 강호동 회장이 추천한 인사로 전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남은 사외이사에 어떤 인사가 앉게 될 지도 관심입니다. 농협금융은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후보자 1명이 고사를 했다&'며 &'임추위에선 이달 중 임시 주총을 열어 추가로 1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금감원이 검사를 통해 농협금융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칫 잘못 운영하면 금산분리의 원칙 내지는 내부 통제와 관련한 합리적인 지배구조법상 규율 체계가 흔들릴 여지가 조금 더 있어 잘 챙겨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조 속에 향후 자회사 CEO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농협금융의 사외이사 구성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됩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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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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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