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보미 선생님 아니었으면 셋은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가정을 방문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셋째 낳기 전에 남편이 아니라 아이돌보미 선생님께 여쭸어요.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더 키워주시겠다고 하셔서 그 말 듣고 그해에 (막내를) 가졌어요. 선생님 아니었으면 셋은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넷째도 도전해 보겠습니다. 어제(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난 정부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자 정원희(38) 씨는 맞벌이 부부로는 드물게 세 자녀 가구가 된 사연을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정 씨는 라온(8·여), 우솔(6·남), 시온(9개월·여)을 키우고 있습니다. 라온 양이 태어난 직후에는 사설 베이비시터를 이용했으나 세 번이나 바꿨다고 합니다. 우솔 군이 태어난 이후에는 주민센터를 통해 처음으로 정부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지금의 아이돌보미인 김혜옥(52) 씨는 우솔 군이 태어난 지 100일도 안 됐을 때부터 이 집의 아이돌보미를 시작해 벌써 7년째가 됐습니다. 첫째 나온 양은 김 씨와 멀어지기 싫어 먼 동네로 이사 가는 것도 거부했습니다. 정 씨는 (아이돌보미) 선생님 아니었으면 셋은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모두 안 계셔서 아이 키워주실 분이 한 분도 안 계시고, 형제도 지방에 산다 며 셋째를 낳기 전에 남편이 아니라 선생님께 여쭤봤다. 선생님이 더 키워주시겠다고 하셔서 그 말을 듣고 그해에 셋째를 가졌다 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은 나라에서 키워주고 있다. 이 제도를 모르는 엄마들도 많아서 널리 알리고 싶다 고 했습니다. 아이돌보미 김 씨도 라온이랑 우솔이가 자라면서 너무 예뻐서 하루라도 빨리 낳으라고 했다 며 미소를 지었고, 김 장관도 이렇게 예쁜데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냐 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김 장관이 라온 양에게는 옷, 우솔 군에게는 포켓몬 캐릭터 완구, 시온 양에게는 목욕용품을 선물로 줬고, 아이들은 선물에 정신이 팔려 금세 어수선해졌습니다. 만 9개월밖에 안 된 시온 양이 김 장관 무릎에 앉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블루베리를 직접 집어서 입에 넣을 때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자신의 자녀들은 다 장성했다는 김 씨는 나이 들면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시온이를 보면 웃게 된다 라고 했습니다. 정 씨는 김 장관에게 돌봄서비스 비용 부담과 아이돌보미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습니다. 그는 셋째가 태어나면서 남편이 연봉을 올리기 위해 이직을 하니까 (소득분위가 조정돼서) 지원 규모가 줄더라 고 말하며 선생님 급여를 생각하면 너무 적은데 나라에서 지원을 더 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했습니다.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에 해당하는 정 씨는 아이돌봄서비스 '다'형을 이용하고 있으며, (여러 아이) 동시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시간당 기본 비용의 1.5 배에 해당하는 1만 5천 원가량을 냅니다. 아이돌보미가 한 명을 돌볼 때의 시급은 9천630원으로, 올해 최저시급 9천620원보다 10원 많습니다. 정 씨는 또 이제 마흔인 저도 어깨가 아픈데, 선생님도 아이를 안다가 주사를 맞았다 라며 업무로 아픈 것이라 산재 처리를 해달라고 해야 하지 않냐고 했는데 그런 것도 아예 없더라 라며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내년에는 세 자녀면 거의 전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10%만 본인 부담으로 하는 방향까지 생각하고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돌보미 김 씨는 아이돌보미 공급이 적기도 하지만, 등·하원 시간에만 이용자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며 오전 두 시간, 하원 세 시간 식으로 하기엔 선생님들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수입 때문에 관두는 분들도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2자녀 이상 다자녀가구 대상 아이돌봄서비스의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아이돌보미 국가 자격제도와 민간 아이돌봄 기관 등록제를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6월부터는 아이돌보미와 이용자 매칭을 인공지능(AI)으로 자동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연합뉴스)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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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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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