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최수연의 첫 빅딜…2조 쓰고 주가 폭락 왜?
[앵커] 얼마 전 네이버가 미국의 중고 거래 플랫폼 업체, 포쉬마크를 우리 돈으로 2조 3,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 합병인데요. 글로벌 커머스 체인을 만들기 위해 최 대표가 승부수를 띄운 모양새입니다. 다만, 시장에선 이번 인수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를 먼저 드러냈습니다. 인수 소식이 발표된 첫날 전 거래일 대비 주가는 8% 이상 급락했고, 52주 신저가를 연일 경신하며 주가가 2년 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최수연 대표가 부랴부랴 &'너무 심려할 필요 없다&'며, 불안 수습에 나섰지만 아직 시장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원인도 있지만 여전히 주가는 하락세를 그리며 이제 16만 원대까지 주저앉았는데요. 창사 이래 가장 큰 빅딜에도 시장은 왜 기대보단 걱정을 보이는지 산업부 신성우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봅니다. 신성우 기자, 우선 네이버가 이번에 인수한 포쉬마크, 어떤 회사인지 짚고 넘어가야겠죠? [기자] 포쉬마크는 8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중고 거래 플랫폼입니다. &'미국판 당근마켓&'이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는데, 패션 아이템, 생활용품 등 2억 개 이상의 제품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나스닥에 상장했고, 현재 시가 총액은 2조 원 수준입니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 18억 달러, 매출액 3,26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거래액과 매출액 모두 3년 연평균 25%로 높게 성장했습니다. 네이버는 일본의 빈티지 시티, 유럽의 베스티 에르 등 중고 거래의 영역을 전 세계적으로 넓히고 있는데요. 이번 인수도 그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인수 이후 네이버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현재는 얼마 정도입니까? [기자] 현재 16만 원 선을 횡보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19만 원에서 20만 원 선을 방어하고 있었는데,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지난 4일부터 8% 이상 주가가 급락하더니 인수 발표 전보다 현재 약 16% 정도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시가 총액은 약 5조 원 증발했습니다. [앵커] 신 기자, 네이버의 이번 포쉬마크 인수를 두고 왜 이렇게 부정적인 평이 많은 건가요? [기자] 우선, 인수 가격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많습니다. 인수가가 다소 비싸다는 것인데요, 네이버는 이번에 인수한 포쉬마크 경쟁사인 디팝이라는 회사가 포쉬마크의 5분의 1 매출 수준임에도 비슷한 가격에 인수된 바 있다며 인수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둔화하는 성장률과 영업적자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4,400만 달러이고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400만 달러, 2,300만 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적자가 확대된 겁니다. 매출 성장률도 하락하고 있는데요, 2020년과 2021년 각각 27.6%와 24.6%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10%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거래액 역시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데요, 포쉬마크의 매출은 거래액의 약 20% 수준의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거래액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올해 2분기 한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성장성 둔화와 영업적자 확대 추이를 보이는 기업을 인수하는 딜이었다는 것입니다. [오동환 / 삼성증권 연구원 : 내년부터 포쉬마크의 적자가 더 더해지게 되면 연간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부분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시가 총액이 적절한지에 대해서의 여부는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내면서 이 기업 가치를 더 올릴 수 있는지 조금 더 장기적으로 봐야…] 이에 네이버는 중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발생하지 않는 광고를 통한 수익을 추가로 창출하고 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해, 최소로 연평균 20%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하겠다는 것입니다. [앵커] 시장의 우려에는 네이버가 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우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네이버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우선, 네이버는 100% 현금 인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유 현금과 차입금, 일부 투자자산 유동화 자금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얼마를 차입할지 정하진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인수에 네이버 계열사의 현금을 쓸 순 없기 때문에 네이버 별도 기준으로 현금 자산을 봐야 하는데, 올해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네이버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9,900억 원 수준입니다. 1조 원 이상 투자자산을 유동화하거나 차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차입금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신용평가사 s&&p 역시 이번 인수로 차입금 레버리지가 다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신용등급 유지 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앵커] 얼마의 자금이 들어가냐도 중요하지만 결국 들어간 만큼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냐도 중요할 텐데요? [기자] 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그만큼의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면 네이버 주가가 크게 휘청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번 인수가 단기적으로 수익 창출로 이어지긴 힘들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구진경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네이버의 글로벌 외연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가 플랫폼 사업만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구조에서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가 단기간 네이버의 수익을 상승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포쉬마크의 수수료 수익이 네이버에게 캐쉬카우, 즉 수입원으로서의 역할을 단기간에 하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네이버가 앞으로 포쉬마크를 통해서 광고 수익, 부가 서비스 수익 등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냐와 북미 커머스 사업에서 중장기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관건입니다.
SBS Biz
|
신성우
|
202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