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X-File] 가족끼리 왜 이래…재벌家 '남매의 전쟁'
■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기업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갈등은 남자 형제들의 다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많은 기업 오너들이 후계자를 정할 때 보편적으로 장자승계원칙을 적용하다 보니 여자 형제들의 회사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일이 흔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는데요.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기업 후계자를 둘러싼 경영권 싸움이 형제가 아닌 남매의 갈등구조로 표출되는 사례가 적지않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달 20일 범LG가 식품기업, &'아워홈&'은 구자학 회장이 장남 구본성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참고로 구자학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차남입니다. 그런데 이번 인사를 두고 이런 저런 뒷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장자승계의 원칙이 적용되었던 LG그룹 가풍을 생각해보면 장남이 경영권을 승계 받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일도 아닌데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김현우 / 기자&> 네, 사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후계자는 막내딸인 구지은 전 부사장이 유력했었습니다. 구지은 전 부사장은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12년 동안 아버지 곁에서 경영 수업을 받아왔습니다. 구자학 회장은 1남 3녀를 뒀는데, 그 가운데 경영에 참여한 사람은 구지은 전 부사장이 유일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장남 구본성 부회장은 그동안 아워홈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며 지내다가, 지난 4월, 등기이사에 임명되면서 처음 아워홈에 나타났고, 불과 두 달 만에 아워홈의 차기 경영권까지 꿰찼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구지은 전 부사장이 12년 동안이나 공들였던 일을 구본성 부회장이 두 달 만에 해버렸네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데 그동안 아워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손석우 / 기자&> 네. 구지은 전 부사장과 기존 경영진의 갈등이 도를 지나치면서, 구자학 회장의 눈 밖에 나버렸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구지은 전 부사장과 경영진의 갈등은 업계에서 잘 알려져 있는 일인데요. 구지은 전 부사장은 지난해 CJ에서 김태준 전 사장과 노희영 전 부사장, 안상현 전 상무를 영입해 경영진 물갈이를 시도했었습니다. 기존 경영진과 구지은 전 부사장, 새 경영진 사이에 혈투가 벌어진 것이죠. 그런데 구자학 회장은 막내딸보단 오랫동안 자신을 도와준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구지은 전 부사장은 보직이 해임됐고 구지은 전 부사장이 새로 영입한지 넉달 밖에 안 된 인사들을 잘라 버린 것이죠. 보직 해임 당시 구지은 전 부사장은 자신의 SNS에 &'일을 모략질 만큼 열심히 했다면&', &'일 안하고 하루 종일 정치만 하는 사람들&'이라며 뼈있는 말로 기존 경영진에게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김현우 / 기자&> 그렇지만 구자학 회장은 막내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서, 올해 초 구지은 전 부사장을 구매식재본부장으로 임명했는데요. 이 때 구지은 전 부사장에 대한 아버지의 인내가 한계에 달했던 것 같습니다. 구지은 전 부사장은 아워홈으로 복귀한 후, 자신과 적대적인 임직원들에게 보복조치로 좌천, 해고 등을 단행했다는 소식이 업계에 퍼졌습니다. 아워홈 측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였습니다. 왜냐하면 구자학 회장이 구지은 전 부사장을 다시 부른지 넉 달도 안 된 4월 중순에 아워홈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관계사인 캘리스코 대표로 발령을 냈기 때문이죠. 그리고 빈 후계자 자리는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에게 돌아갔습니다. 구지은 전 부사장에 대한 구자학 회장의 인내점이 한계에 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럼, 구지은 전 부사장이 왜 그렇게 기존 경영진들과 갈등을 일으킨 건가요? ▶&<손석우 / 기자&> 아워홈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지은 전 부사장의 업무 스타일 때문에 경영진들과 충돌이 잦았다고 합니다. 구 전 부사장은 자신이 구상한 사업에 굉장한 추진력을 보이면서 꼼꼼하게 살피는 카리스마적인 경영 스타일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 &<최서우 / 진행자&> 추진력이 좋다거나, 꼼꼼한 것은 경영자로서의 능력에서 긍정적인 면 아닌가요? ▶&<손석우 / 기자&> 그런데 그것이 기존 경영진들과 어떻게 부딪혔나하면 반대하는 경영진들을 이해시키기보다 윽박지르고 찍어 누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소통을 잘 못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네요. ▶&<김현우 / 기자&> 구지은 전 부사장의 성격 때문에 갈등이 생겼다는 의견도 있지만, 경영진들이 계획적으로 구지은 전 부사장을 축출했다 분석도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경영진들이 유력한 후계자를 쫓아내 버렸다?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죠? ▶&<김현우 / 기자&> 네, 기업이 성장하는데 기여한 경영진들은 오너들도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세력이죠. 구자학 회장이 막내딸 대신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것도, 경영진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 추정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경영진이 원한 후계자가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라는 것입니다. 일단 구본성 부회장는 아워홈 지분 38%를 가진 최대 주주이고, 범 LG가의 경영승계 원칙인 장자승계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구지은 전 부사장이 경영능력을 인정 받았는데도 후계자에서 탈락했다는 말도 자주 나온다는데 구 전 부사장의 경영성적표는 어땠나요? ▶&<손석우 / 기자&> 네, 아워홈은 구 전 부사장이 입사한 해인 2004년 매출 5300억 원, 영업이익 270억 원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1조 4000억 원, 영업이익이 650억 원이었으니까 구 전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한 동안 회사가 3배 가량 성장한 셈이죠. ▷ &<최서우 / 진행자&> 회사를 3배나 성장시켰다면 경영자로서 능력도 뛰어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김현우 / 기자&> 네. 숫자상으론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 전 부사장의 경영능력은 아직 물음표입니다. 구지은 전 부사장은 아워홈에서 외식사업을 담당했지만 정작 아워홈은 급식사업에서 급성장했습니다. 국내 급식시장은 생활패턴 변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00년 5조 원 정도에서 2013년에는 19조 원 정도까지 급성장했습니다. 반면 구지은 전 부사장의 외식사업은 경기침체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등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워홈은 18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 중 대중적으로 알려진 브랜드는 사보텐과 타코벨 뿐입니다. 특히 아워홈은 2012년 삼성웰스토리, 2014년 현대그린푸드에 매출이 역전 당하는 등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이었는데요. 기존 경영진들은 아워홈이 주력 사업이자 자신들이 키워왔던 급식에서 뒤처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지은 전 부사장이 성과가 나오지 않는 외식업에 공을 들이는 것에 반발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구지은 전 부사장 대신 후계자로 떠오른 구본성 부회장은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없어 우려도 적지 않은데요. 먼저. 구본성 대표는 어떤 인물인가요? ▶&<손석우 / 기자&> 네, 구본성 대표는 외국계은행, 대기업 금융팀, 경제연구소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워홈 같은 식품업계 근무 경험이 전혀 없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반면 독선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구지은 전 부사장과 달리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경영진과의 갈등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네, 지금 관심을 모으는 것 중 하나는 구지은 전 부사장의 다음 행보인데요. 구지은 전 부사장이 경영권 탈환에 나설 가능성은 없나요? ▶&<김현우 / 기자&>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닌데요. 현재 장남 구본성 부회장이 대주주이지만 구지은 전 부사장을 포함해 세 명의 자매들의 지분을 합치면 과반수가 넘어가게 됩니다. 만일 구지은 전 부사장이 두 언니의 지지를 받으면 과반수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돼 주주총회에서 오빠를 해임시키고 대표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두 언니가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구지은 전 부사장을 지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만일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도 구본성 부회장을 지지하면 과반수의 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더욱 불리합니다. 때문에 구지은 전 부사장이 장기인 외식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캘리스코를 키워 독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가 하면 피죤은 이윤재 회장이 청부폭력으로 복역 중에 딸이 경영을 맡았는데 아들 이정준씨가 아버지와 누나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면서 막장 드라마 같은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죠? ▶&<손석우 / 기자&> 이정준씨는 이윤재 피죤 회장의 아들이자 현 이주연 대표이사의 남동생입니다. 이씨는 일찌감치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라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미국 이름은 마크 정준 리입니다.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죠. 그러나 이씨는 피죤 지분 32.1%, 피죤의 계열사인 선일로지스틱의 지분 39.4%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입니다. 피죤 일가의 소송전은 6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이정준씨가 2011년 아버지인 이윤재 회장과 피죤을 상대로 배당금 지급 명령을 신청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당시 이 회장과 피죤이 이의를 제기해 부자지간에 소송이 시작됐고, 이정준씨가 일부 승소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 당시의 배당금 소송이 피죤 오너 일가 소송전의 출발점이 됐다는 얘기인데 이후 소송전은 어떤 식으로 전개됩니까? ▶&<김현우 / 기자&> 최초 부자간 배당금 소송이 시작된 2011년부터 이윤재 회장의 청부폭력과 횡령/배임 등 경영과 관련한 개인 비리가 집중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는데요. 이때부터 피죤 오너 일가의 소송전도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합니다. 2013년에 이윤재 회장이 회삿돈 113억여 원을 횡령해 비자금 등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아들 이정준씨가 주주 자격으로 아버지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2014년부터는 소송 대상이 누나인 이주연 피죤 대표로 확대됩니다. 아버지의 횡령/배임 책임을 묻고, 이주연 대표의 경영 비리 혐의 등에 관해 소송과 검찰 고발이 이어집니다. 현재도 소송은 진행 중입니다. 아버지인 이윤재 회장과 누나인 이주연 대표는 이정준씨가 주주로서 자격이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씨가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11살 때 이윤재 회장이 명의신탁을 한 것이기 때문에, 명부상 주주에 불과할 뿐 경영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할 권리는 없다는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아들인 이정준씨가 아버지와 누나를 공격하는 양상인데, 6년간 계속된 소송전의 결과는 어떻습니까? ▶&<손석우 /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죤 오너일가의 막장 소송전은 현재까지 아들 이정준씨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형국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소송전의 핵심은 이씨가 보유한 피죤 주식과 선일로지스틱 주식의 소유권을 인정받느냐인데요. 아버지와 누나가 이정준씨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죠. 결과적으로 이정준씨가 법원으로부터 실질 주주로서 자격을 인정받는 취지의 판결을 수차례 받으면서 소송전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렇다면 이정준씨가 갑자기 등장해서 줄기차게 아버지와 누나를 소송전으로 끌어들이는 이유, 속사정은 뭐라고 봐야 할까요? ▶&<손석우 / 기자&> 사실 이정준씨가 소송에 관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힌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속내를 알 순 없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정준씨가 등장한 시점이 2011년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는데요. 2011년은 누나인 이주연씨가 아버지인 이윤재 회장으로부터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았던 해입니다. 이후로 소송전이 시작됐죠.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정준씨가 피죤 경영에 뜻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경영권을 누나에게 물려주려고 하자 최대주주로서 권리를 내세우며 각종 소송을 제기해 이를 막으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피죤 오너 일가의 막장 소송전이 6년 째인데 피죤의 경영상태는 어떤가요? 소송전도 소송전이지만 이윤재 회장의 청부폭력이나 막가파식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피죤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잖아요? ▶&<김현우 / 기자&> 네. 이윤재 회장의 막가파 경영은 이미 세간에 알려질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장은 전문경영인 이은욱씨를 사장으로 영입했다가 4개월 만에 해임하고, 이 사장이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자 폭력배를 동원해서 폭행을 가한 것이 알려지면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고 복역한 바 있죠. 당시 이 사건을 계기로 이 회장이 평소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인격모독과 폭언 전횡 등을 자행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 경영인으로서 도덕성이 바닥에 떨어졌고, 이 때문에 한때 불매 운동이 일어나는 등 회사 경영에 직격탄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이윤재 회장의 횡령과 배임, 아들과의 진흙탕 소송전이 계속되며 2010년 1500억 원을 돌파했던 피본 매출은 2014년에 700억 원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재계에서는 사실상 아버지 이윤재 회장을 보고 재기 불능 상태가 아닌가 그렇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아워홈과 피죤 외에도 남매 사이에서 경영권이나 상속 재산을 놓고 다툰 기업들이 있죠? ▶&<김현우 / 기자&> 네, 2010년 5월 대명리조트 등으로 유명한 대명그룹에서 여동생이 어머니와 오빠를 고소한 일이 있었습니다. 창업주인 고 서홍송 회장의 막내딸 서지영 씨가 어머니인 박춘희 대명그룹 회장과 오빠인 서준혁 대명홀딩스 대표에게 자신이 상속받지 못한 재산을 달라는 소송이었습니다. 서지영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미성년인 자신의 법정 대리인이었던 박 회장이 자신의 상속권을 포기했던 것은 무효라며, 대명홀딩스 주식 11만1000여주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대명그룹 남매의 난은 서지영씨가 5일 만에 소송을 취하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는데요. 그런데 소송 취하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모종의 합의라니요? 여동생이 어머니, 오빠와 합의한 뒤에 상속 소송을 포기했다는 건가요? ▶&<손석우 / 기자&> 네, 박 회장이 자신의 딸인 서지영씨에게 대명그룹 일감을 몰아주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송 취하 이후 서씨가 개인 회사를 설립할 때마다 대명그룹 관련 사업에서 많은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죠. 서씨는 소송 취하 후 5개월 뒤 대명리조트 본사 주소로 인테리어 업체 &'비전&'을 설립했습니다. 또 5개월 후엔 또 다른 인테리어 업체 &'컴퍼스&'를 설립해 대명레저산업이 발주한 37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에 설립한 홍보 인테리어 업체 &'서안&'은 대명홀딩스에서 23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가족 기업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비판이 커지자 대명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합법적 거래&'라고 해명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글쎄요? 남매간에 경영권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면 그 뒤엔 뭔가 속사정이 있다고 의심할 만한데요? 또 다른 사례는 없나요? ▶&<김현우 / 기자&> 동원수산도 2011년 남매간에 경영권 분쟁이 터졌습니다. 왕기철 동원수산 대표가 고 왕윤국 동원수산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권을 물려받자 왕 대표의 계모인 박경임씨와 이복 여동생 왕기미씨는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여동생과 계모가 가진 동원수산 지분이 왕대표보다 10배나 많았는데요. 이들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생기면서 지분확보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왕기미씨가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하면 왕 대표는 신주인수권을 발행해 지분을 늘렸습니다. 경영권 경쟁으로 동원수산 지분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었습니다. 남매간 경쟁은 고 왕윤국 명예회장의 지분 중 절반 가까이를 왕 대표가 상속받고 여동생을 따돌리면서 결말이 났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오늘 살펴본 남매간 경영권이나 상속 갈등, 모두 2010년 이후인 최근에 벌어진 일들인데요. 이렇게 최근 남매간 분쟁이 이는 이유는 원가요? ▶&<김현우 / 기자&> 남녀 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지나치게 보수적인 재벌가의 분위기도 한몫을 하면서 남매의 난이 늘고 있는데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죠. [김성완 / 시사평론가 : 아들과 딸을 차별하는 후진적인 승계원칙이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능력과 상관없이 장남이 무조건 경영권을 승계하는 장자승계의 원칙이 지금까지도 지켜지고 있거든요. 딸의 입장으로 보면 지분을 더 적게 받고 경영수업을 열심히 받았지만 어느 날 장남이 들어서기 시작하면 뒤로 밀려나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 거죠.] 경영권 다툼은 결국 회사 이미지 추락과 실적 하락 등 부작용을 낳기 마련인데요. 이런 오너 리스크를 줄이려면 경영권 승계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완 / 시사평론가 : 총수일가가 일반지배주주로만 남아있으면 제일 바람직한 현상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가족 회의를 통해서 승계원칙을 만들고 집안에서 전체적으로 합의해서 능력 있는 후세대, 자녀한테 경영권을 물려줄 수 있는 원칙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형제의 난이든, 남매의 난이든 재벌들의 경영권 다툼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단순히 있는 자들의 밥그릇 싸움을 바라보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만은 아닐 겁니다. 피를 나눈 가족을 헐뜯고 또, 부모의 정신 건강을 문제 삼는 재벌들의 민낯은 불편한 게 당연합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인지상정이겠죠. 재벌과 오너가들의 집안 싸움 때문에 듣지 않아도 될 불편한 소식을 더이상 안 듣게 되길 바랍니다. 돈이 없는 분들은 안 그래도 돈이 없어서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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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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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