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허위 뇌전증' 병역면탈 관련 137명 기소…16억 추징보전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와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뇌전증을 위장한 병역면탈자와 브로커 등 137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합동수사팀은 오늘(13일) 오전 브리핑을 열어 허위 뇌전증 병역면탈 관련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합동수사팀은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 등 병역면탈자 49명, 전직 대형로펌 변호사 등 범행에 적극 가담한 공범 9명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오늘(13일) 추가 기소했습니다. 합동수사팀이 재판에 넘긴 사건 관련자는 병역면탈을 알선하는 등 혐의로 구속된 행정사 구 모 씨와 김 모 씨 등 브로커 2명, 이들과 공모한 병역면탈자 108명, 변호사와 한의사 등 공범 20명을 포함해 모두 130명에 달합니다. 적발된 병역면탈자에는 프로배구선수 조재성과 프로축구 선수 김승준, 영화배우 송덕호(본명 김정현)를 포함해 의사와 의대생, 변호사와 한의사 자녀 등이 포함됐습니다. 브로커들은 병역의무자 유형에 맞춰 의료기관과 병무청을 속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병역면탈자 등과 병역판정 전후에 걸쳐 환자, 보호자 등 역할을 분담하는 등 범죄를 준비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접선해온 병역면탈자들과 함께 1~2년간 상담하며 1, 2차 병원부터 3차 대형병원에 이르기까지 진료 기록을 관리하고, 최종 약물검사에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도록 검사 직전에 실제 약물을 복용하도록 점검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병역면탈자들은 대부분 현역(1~3급) 판정을 받은 뒤 병역처분변경 절차를 통해 다시 전시근로역(5급, 군복무면제) 판정을 받기 위해 브로커들과 짜고 뇌전증을 가장해 병역면탈을 시도한 걸로 파악됐는데, 일부는 이미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고도 완전히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병역면탈을 시도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합동수사팀은 이와 함께 병역면탈 브로커 구 모 씨 13억 8,387만 원, 브로커 김 모 씨 2억 1,760만 원 등 이들이 수수한 범죄 수익 16억 147만 원을 전액을 추징보전 조치했습니다. 또, 합동수사팀은 사회복무요원 출근 기록 등을 조작해 병역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지난달 22일 구속한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와 이에 가담한 서울지방병무청 복무지도관 강 모 씨, 서초구청 공무원 염 모 씨 등 3명을 포함해 관련자 등 모두 7명을 오늘 재판에 넘겼습니다. 라플라는 잦은 연기로 사회복무요원 병역이행 연기가 불가능해지자, 브로커 등과 공모해 병역을 면탈하기로 계획하고 약 2년 동안 우울증 등이 악화한 것처럼 병원 의사를 속여 약을 처방받되 투약은 전혀 하지 않고, 병무용진단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복무지도관 강 씨와 공무원 염 씨는 등은 라플라가 신속하게 복무부적합 소집해제를 받을 수 있도록 복무 부적응 근태 자료를 만들기 위해 141일간 허위로 출근한 것처럼 출근부를 조작하면서 잦은 지각·조퇴·병가 등으로 복무에 부적합한 것처럼 근무상황까지 조작한 뒤 소집해제 등 절차를 진행해준 걸로 드러났습니다. 병무청은 이번 합동수사 결과를 토대로, ①정밀한 병역판정검사 체계 구축, ②병역면탈 추적관리 및 모니터링 체계 강화, ③특사경 직무범위 확대 및 병역면탈 조장정보 단속 강화, ④공정한 병역이행 문화 확산 등 4대 분야에서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선, 병역면탈에 이용된 뇌전증과 관련해 경련발작 발병시기와 빈도, 약물치료를 통한 경련발작 조절 가능 여부 및 적극적 치료 이력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대한뇌전증학회 등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신체등급 판정기준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혈액 약물농도검사를 추가해 병원에서 뇌전증 진단을 받은 뒤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또, 병역면탈 시도가 있거나 4~6급 판정이 이상 증가한 질환은 '중점관리대상질환'으로 추가 선정해 관리하고, 4~6급 처분을 받은 연예인·체육선수 등 병적 별도관리 대상은 의사·법조인 등 전문가가 참여해 병역이행 과정을 검증하고, 병역처분 이후에도 병원진료·취업·사회활동 등 개인 이력을 일정 기간 추적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병무청 특사경을 지휘하는 전담 검사가 배치된 병무 전담 형사부(형사5부)를 중심으로 병무청 점검 결과를 분석하고, 지속적으로 병역면탈 범죄를 엄단하겠단 방침입니다.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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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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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