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전 감독 애들 농구 안 시키려고 했는데…7차전 갔더라면
▲ 4월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kt 허훈(왼쪽)과 KCC 허웅이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은 최근 두 아들 덕분에 '가문의 영광'을 누렸습니다. 장남 허웅(KCC)과 차남 허훈(kt)이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어 치열한 승부를 겨뤘고, 허재 전 감독은 관중석에서 이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습니다. 형제끼리 벌인 우승 다툼에서는 허웅이 속한 KCC가 우승을 차지했고, 허웅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습니다. 허훈은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26.6점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슈퍼팀' KCC를 상대로 고군분투했습니다. KBL에서 인기 순위 1, 2위를 다투는 둘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대결하면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프로농구 '1만 명 이상 관중' 경기가 성사됐습니다. '다 죽었다'던 농구 인기가 되살아났다는 평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또 허재 전 감독이 기아에서 뛰던 1997-1998시즌 이후 26년 만에 아들이 플레이오프 MVP가 되며 사상 최초의 '부자'(父子) MVP가 탄생했습니다. 허 전 감독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3차전만 빼고 다 현장에서 봤다 며 1, 2차전이 1승 1패가 되면서 5차전 수원 경기부터 다시 가려고 했는데 3차전을 너무 재미있게 하길래 4차전도 부산에 직접 가서 보고 왔다 고 말했습니다. 그는 KCC와 kt가 플레이오프 대진이 양쪽으로 갈려서 둘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었다 며 둘 다 팀에서 에이스 역할인데 아무래도 KCC에 최준용, 송교창, 라건아 등이 있으니까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고 분석했습니다. 허 전 감독은 웅이가 멋있는 플레이를 하면 또 이어서 훈이가 잘해주기를 바랐는데, 전체적으로 1차전만 빼고는 다 그런 장면이 나왔다 고 돌아보며 농구 인기에도 도움이 되고, 본인들도 좋고 하니까 개인적으로는 7차전까지 갔으면 했다 고 털어놨습니다. 대를 이어 MVP가 된 허웅은 용산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걸었습니다. 허 전 감독은 은퇴 후 미국에서 지내다가 귀국했는데 농구 선수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고 돌아보며 그때는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고 웃었습니다. 그는 웅이가 공부를 잘했고, 미술을 전공한 엄마를 닮아서 그림도 잘 그렸다 며 또 운동이 아무래도 힘들기 때문에 농구를 안 시키려고 '아빠가 봤을 때 너는 농구에 소질이 없다'고도 했었다 고 회상했습니다. 플레이 스타일은 둘째 허훈이 조금 더 아버지를 닮았다는 평을 듣습니다. 허 전 감독은 걔는 팀을 리딩하는 역할이니까 경기하면서 어떤 적극성을 보이는 부분이 나와 비슷한 것 같다 며 웅이는 슈팅력이나 이런 쪽이 뛰어나다 고 평가했습니다. 허재 전 감독은 선수 시절 프로에서는 1997시즌 기아, 2002-2003시즌 TG에서 한 번씩 우승했습니다. 플레이오프 MVP에는 기아가 준우승한 1997-1998시즌에 선정됐습니다. 준우승팀 선수가 MVP가 된 사례는 지금도 그때의 허재 전 감독이 유일합니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MVP 기자단 투표에서는 허웅이 31표를 획득해 MVP가 됐고, 2위가 라건아(KCC)의 27표, 3위는 준우승팀 kt 소속인 허훈이 21표를 받았습니다. 허 전 감독은 MVP는 웅이나 라건아, 송교창 중에 한 명이 받을 것 같았다 며 만일 7차전까지 가면 훈이가 준우승하더라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고 두 아들에 대한 부정(父情)을 내비쳤습니다. 사실 허 전 감독은 TG 시절 우승했던 2002-2003시즌에도 시상식에서 플레이오프 MVP로 호명됐습니다. 당시 장내 아나운서가 'MVP 허재'라고 발표까지 했는데 곧바로 데이비드 잭슨으로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또 당시 '허재 선수'가 속한 TG의 감독이 전창진 감독이었고, 아들이 MVP를 받은 이번 시즌 KCC 사령탑 역시 전창진 감독이었습니다. 전창진 감독은 2003년 허재와 함께 한 우승으로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연소 우승 감독 기록(39세)을 세웠고, 올해는 허 전 감독의 아들 허웅과 함께 최고령 우승 감독 기록(60세)을 달성했습니다. 허 전 감독은 진짜 그렇네 라며 그거까지는 생각을 못 했다 고 20년이 더 흐른 세월에 새삼 놀라워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강 등의 이유로 술을 거의 안 먹는다 는 허 전 감독은 '그래도 여전히 바쁘시죠'라는 인사에 요즘 제일 한가한데 (아들들 덕분에) 축하 인사 받느라 바쁘다 며 '농구 대통령' 집안의 경사에 즐거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KCC, 5위팀 사상 첫 우승…허웅, 대를 이어 MVP
&<앵커&>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KCC가 KT를 완파하고 정규리그 5위 팀으로는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허웅 선수는 아버지 허재에 이어 챔프전 MVP의 대를 이었습니다. 김형열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초반은 KT 허훈의 투혼이 빛났습니다. 감기 몸살을 앓으며 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면서도, 집중력 있게 3점포를 쏘아 올리고, 리바운드에도 적극가담해 전반에만 20점을 몰아쳤습니다. 하지만, 슈퍼스타 한 명이 KCC 슈퍼 팀을 막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KCC는 라건아와 최준용이 잇따라 덩크슛을 터뜨렸고,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허웅이 3점포 다섯 개를 폭발해 동생 허훈의 팀을 침몰시켰습니다. 3쿼터에 16점 차로 벌어져 일찌감치 승부가 기운 가운데, KCC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부터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고, 종료 버저와 함께 13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정규리그 5위 팀의 우승은 사상 처음입니다. [전창진/KCC 감독 : 고생한 선수들한테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허웅/KCC 가드 : (데뷔 후 우승까지) 10년 걸린 것 같습니다. 꿈이 현실이 되니까 너무 행복했습니다.] 챔피언전 평균 18.8득점을 기록한 허웅은, 동료 라건아와 동생 허훈을 제치고 MVP에 올랐습니다. 1997-98시즌 MVP에 오른 아버지 허재에 이어 26년 만에 대를 이은 플레이오프 MVP가 됐습니다. [허웅/KCC 가드 : 어머니 아버지는 마음고생 안 하고 행복하죠. 두 아들이 이렇게 챔피언결정전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고.] KCC는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첫해 정상에 오르며, 1997년 KIA 이후 부산 연고팀으로는 27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렸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이홍명)
KCC, 또 1만 넘게 모인 부산서 연승…13년 만의 우승까지 '1승'
▲ 3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부산 KCC와 수원 KT 경기. KCC 라건아와 허웅이 득점 뒤 자축하고 있다. 프로농구 부산 KCC가 안방에서 수원 kt를 연파하고 13년 만에 우승까지 이제 단 한 번의 승리만 남겨뒀습니다. KCC는 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4차전에서 kt를 96대 90으로 꺾고 시리즈 3승(1패)째를 챙겼습니다. 정규리그 5위(30승 24패)로 플레이오프(PO)에 나선 KCC는 서울 SK(정규리그 4위·3승), 원주 DB(1위·3승 1패)를 차례로 물리치고 챔프전에 올랐습니다. kt는 정규리그를 3위(33승 21패)로 마치고 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6위·3승 1패)와 창원 LG(2위·3승 2패)를 연파했으나 KCC 앞에서 탈락 위기에 몰렸습니다. KCC가 우승하면 정규리그 5위 팀 중에서 최초입니다. 우승 시 통산 6회째로, 전태풍과 하승진(이상 은퇴)을 앞세웠던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대업을 이룹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래 KCC처럼 먼저 3승 1패 상황을 만든 10개 팀이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포워드 최준용이 팀 내 최다인 24점을 올렸고 라건아(19점 14리바운드), 허웅(14점 10어시스트)도 더블더블을 작성했습니다. kt에서는 허훈(33점)이 3차전에 이어 이날도 30점 이상 올리며 분전했으나 빛이 바랬습니다. 이날 사직체육관에는 1만 1천217명의 관중이 몰렸습니다. 지난 1일 3차전(1만 496명)에 이어 이 경기장에 연속으로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입장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2경기 연속 '1만 관중' 기록은 2010-2011시즌 원주 동부(현 DB)와 전주 KCC(현 부산 KCC)의 챔프전 5, 6차전 이후 13년 만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최다 관중 앞 최고 명승부…형 허웅이 웃었다!
&<앵커&> 부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3차전에 1만 명이 넘는 구름 관중이 몰렸는데요. 형 허웅이 펄펄 난 홈팀 KCC가 동생 허훈이 활약한 KT를 꺾고 2승 1패 리드를 잡았습니다. 김형열 기자입니다. &<기자&> 17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챔피언전에 1만496명, 올 시즌 최다 관중이 몰린 가운데 KCC 허웅과 KT 허훈, 두 형제를 앞세운 두 팀이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습니다. 기선은 KCC가 잡았습니다. 허웅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하며 전반 내내 리드를 잡았습니다. KT 허훈의 활약도 눈부셨습니다. 전반 11득점에 이어, 3쿼터에는 혼자 17점을 몰아쳐 승부를 안갯속으로 몰고 갔습니다. 종료 3분여 전까지 80대 80, 팽팽하던 균형은 형 허웅이 깼습니다. 골 밑을 돌파해 82대 80 다시 리드를 이끌었고, 곧이어 속공 상황에서 긴 패스로 최준용의 덩크슛을 어시스트했습니다. 허훈은 종료 21초 전 한 점 차로 쫓아가는 레이업을 넣으며 끝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종료 3초 전 허웅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해 다시 3점 차로 달아났고, 동점을 노리며 종료 버저와 함께 던진 허훈의 슛은 림을 벗어났습니다. 만원 관중 앞에서 92대 89로 이긴 KCC는 2승 1패, 리드를 잡았습니다. [허웅/KCC 가드 : 팬 분들이 이렇게 많이 와주셨는데 꼭 승리로 보답하고 싶었고요. 정말 오늘 죽기 살기로 했습니다.] KCC는 허웅이 팀 최다 26점을 기록했고, 22점을 더한 라건아는 역대 플레이오프 통산 득점 1위가 됐습니다. KT 허훈은 양 팀 최다 37점을 넣고도 고개를 숙였습니다. [허훈/KT 가드 :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는 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KCC의 굳히기냐, KT의 반격이냐, 운명의 4차전은 내일(3일) 다시 이곳 부산에서 열립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장현기)
'허웅 26점' 프로농구 KCC, KT 꺾고 챔프전 2승 1패
▲ 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부산 KCC와 수원 KT 경기. KT 허훈이 KCC 허웅 수비를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프로농구 KCC가 안방으로 옮겨 이어진 챔피언결정전에서 2승 1패의 우위를 점했습니다. KCC는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홈 경기에서 KT를 92대 89로 따돌렸습니다. 지난달 27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을 잡았으나 29일 2차전은 내줬던 KCC는 홈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갔습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 1패 이후 3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69.2%입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SK, 4강 PO에서 정규리그 1위 팀 DB를 연파하고 정규리그 5위 팀으로는 최초로 챔프전에 진출한 KCC는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반면 아직 챔프전 우승이 없는 KT는 1승 2패로 밀리면서 오는 3일 사직체육관에서 이어지는 4차전을 앞두고 부담감이 더 커졌습니다. 2006-2007시즌 KT의 전신인 KTF가 안양 인삼공사와 격돌한 이후 17년 만에 챔프전이 열린 사직체육관엔 1만 496명이 들어차 프로농구 경기에서 12년 만에 관중 1만 명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전 프로농구 경기가 마지막으로 관중 1만 명을 넘긴 건 2012년 3월 24일 열린 2011-2012시즌 4강 PO KT와 인삼공사의 경기로, 1만 2,815명이 입장했습니다. 당시에도 장소가 사직체육관이었습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 펼쳐진 경기에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경기 막바지까지 이어지다가 미세하게 KCC쪽으로 흐름이 기울어졌습니다. KCC는 80대 80 동점에서 종 료 3분 33초 전 허웅의 골 밑 득점에 이어 1분 59초 전 최준용의 덩크로 4점 차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습니다. KT는 88대 84이던 31초 전 허훈의 자유투 1득점과 21.7초 전 골 밑 돌파로 턱밑까지 따라갔지만, 끝내 간발의 차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허웅이 26점 7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22점 12리바운드를 올린 라건아는 김주성 DB 감독을 제치고 프로농구 역대 PO 득점 1위(1천521점)에 등극했습니다. 송교창이 18점 6리바운드를 보탰습니다. KT에선 허훈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양 팀 최다 37점으로 분투했고, 배스가 20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