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인 고객 돈으로 도박한 은행원…내부통제 '빨간불'
[앵커] 은행권에서 또 억대 횡령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진 직원 개인이 벌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그렇게 빼돌린 고객 돈을 도박 자금으로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갓 입사한 신입 직원 A 씨가 빼돌린 금액은 2억 5천만 원입니다. 울산 한 농협은행 직원 A 씨는 70대 고객을 상대로 예금해 주는 것처럼 영업한 뒤 본인 통장으로 돈을 빼돌렸습니다. 횡령액은 인터넷 도박자금 등에 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올해만 농협은행에서 드러난 여섯 번째 금융사고입니다.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멍이 심각하단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병태 /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 : 다른 은행보다 많이 발생한다고 하면 그 은행이 내부통제 시스템이 잘 작동 안 되고 있다는 증거겠죠. 점검도 해보고 원인 찾아서 특단의 대책을 해야 되겠죠. 내부적으로 못 하면 외부에 전문 컨설팅을 받든지….] 현재 농협은행은 자체 감사를 마무리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금융감독원에 결과를 보고할 예정입니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무관용 원칙&'으로 감사 결과에 따라 내부 관련자가 있으면 전부 중징계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잇단 금융사고에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주문한 직후 신입 행원에게 내부통제가 뚫리면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번 사고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금융지주 회장 등 범농협 수장들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반복된 금융사고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한 지 일주일 만에 드러났습니다. SBS Biz 오서영입니다.
농협회장 연임, 생각해 본 적 없어…이사회 안건도 아니었다
▲ 질의에 답변하는 강호동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오늘(24일) 연임 문제에 대한 질의에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 고 말했습니다. 강 회장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셀프 연임'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질의에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고민해 본 적 없다고 했고 여전히 그 의견에 변함이 없다 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앞으로도 연임을 추진할 생각이 없나 라고 물었고, 강 회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다 고 답변했습니다. 농협중앙회와 농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2022년부터 4년 단임의 농협중앙회장직을 연임할 수 있도록 농협법을 개정하려고 했으나 앞선 21대 국회에서 폐기됐습니다. 농협중앙회는 그러나 지난 8월 '농업협력위원회'라는 조직을 구성해 연임제 도입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7일 정기이사회에서도 관련 논의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지난 18일 농협회장이 연임 문제에 대한 위증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이사회 안건이 아니라 지난 농협법 개정과 관련한 동향 보고였다 며 앞서 의원들께서 발의한 내용을 두고 대처를 논의한 자리 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이사회에서) 특정 이사가 연임에 대해 언급하길래 국정감사 때와 같이 '생각해본 적 없다, 고민해 본 적 없다'고 말씀드렸다 며 위증이라는 것에 동의 못 한다 고 덧붙였습니다. 전 의원은 또 농업협력위원회가 하필 농해수위 소속 의원 지역구의 조합장 19명으로 구성됐다 며 회의 참가비가 인당 100만 원인데, 공조직을 활용하면 되지 왜 예산을 들여 별도 조직을 만드느냐 고 지적했습니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농업협력위원회는 농협, 농촌, 농업과 관련한 현안을 다루는 곳 이라며 내부 규정에 따른 공적인 조직이고 회의 수당도 규정 거쳐 지급한 것으로 안다 고 답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대학생이 마약류 ADHD 치료제 불법 유통…'공부 잘하는 약' 둔갑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을 확인했다며 학생 등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국정원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국내 불법 유통을 확인하려고 지난 7∼9월 경찰과 기획 검증을 벌인 결과 텔레그램과 엑스(X) 등 소셜미디어에서 ADHD 치료제 '거래방' 37개를 발견했고 5개 방에서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마약류로 분류되는 ADHD 치료제는 온라인에서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해 유통되고 있었다고 국정원은 전했습니다. ADHD 치료제 불법 거래방은 주로 19∼25세 대학생들이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영자들은 본인 복용용으로 약을 처방받은 후 이를 불법으로 거래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습니다. 국정원이 확인한 사례를 보면 운영자 A는 본인과 타인 신분증을 이용해 대형 병원 3곳에서 처방을 받았고, 경기도에 거주하는 B는 과거에 처방받은 적 있는 청주의 의원까지 찾아가 처방전을 받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이번 기획 검증은 지난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에 국제 마약조직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것을 계기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국제 마약조직의 ADHD 치료제 불법 유통 실태는 이번 기획 검증에서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국정원은 마약류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ADHD 치료제 처방이 지난 2019년부터 작년 사이에 2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방받는 방법과 '복용 후기'가 유포되는 만큼 유관 기관의 단속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정원은 오늘 서울시,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마약 없는 미래, 함께 만들어 가요' 주제의 영상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캠페인 영상은 강호동·서장훈·전현무 등 유명 방송인의 재능기부 참여로 제작됐습니다. (사진=국가정보원 제공, 연합뉴스)
농협 · 하나로유통 작년 600억 원 적자… 조합원 손실 우려
▲ 하나로마트 농협의 양대 유통 조직인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이 수익성 악화로 작년에 600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유통의 매출은 2019년 1조 6천488억 900만 원에서 작년 1조 3천580억 8천800만 원으로 18% 감소했습니다. 지난 2021년만 해도 당시순이익을 내던 2022년 적자전환한 뒤 2년째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보다 올해 순손실 규모는 더 커졌습니다. 2022년 순손실은 183억 2천600만 원,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287억 6천800만 원입니다. 지난 2021년 당기순익은 27억 8천800만 원입니다. 농협하나로유통 매출은 2019년 3조 1천195억 3천200만 원에서 작년 1조 2천915억 3천300만 원으로 59%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8억 2천400만 원에서 309억 5천900만 원으로 17배로 커졌습니다. 두 유통 조직의 작년 순손실은 600억 원에 육박합니다. 재정난이 심화하면서 2019년부터 작년까지 하나로마트 매장 7곳이 폐점했습니다. 정 의원은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는 매출이 줄고 적자 폭이 커지면서 농협중앙회 전체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며 이는 조합원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농협중앙회는 농협 유통 조직의 수익성 악화와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무 건전성 강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고 강조했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오늘 국정감사에서 농협유통·하나로유통 개편에 대해 분리해 독립화하는 게 맞다 며 지사장 개념으로 책임 경영을 하도록 하고, 안 되면 없애든 지 해야 하지 않겠나 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어 본연의 업무를 못 하면 두 회사를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서 여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며 유통 부문에서는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 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농협, '회장 연임제' 도입 논의…'농정협력위원회' 가동
▲ 18일 오전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등의 국정감사에서 강호동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농협이 중앙회장 연임제 도입을 두고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22년부터 농협중앙회와 농업계 일각에서는 4년 단임의 농협중앙회장직을 연임할 수 있도록 농협법을 개정하려고 했으나 앞선 21대 국회에서 폐기됐습니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오늘(1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농협중앙회가 지난 8월부터 '농정협력위원회'라는 내부 조직을 만들고, 중앙회장 연임을 위한 농협법 개정 추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고 공개했습니다. 이어 회의 내용을 보면 중앙회장 연임 1회 허용이 있고 현직 회장이 선거에 출마할 경우 직무대행이 업무 공백을 막도록 하는 방안, 무이자 자금이 회장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우려를 차단하라는 것 등이 있다 고 말했습니다. 위원회는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중장기 사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회장 연임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위원회에는 국회 농해수위 소속 의원 지역구의 농협조합장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입법 로비용' 조직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우리 농해수위 위원이 19명인데 농업협력위원회도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고 지적했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정협력위원회에 대해 내부 절차에 준해서 설치한 기구 라고 설명했습니다.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회장 연임 이런 것도 물론 포함돼 있다 고 인정하면서도 그보다 우리 농협이 처한 많은 부분을 주제로 다룬다 고 말했습니다. 강 회장은 농협법 개정을 통한 '셀프 연임'에 대해서는 아직 그 부분을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며 선을 그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