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떨이' 하는 中, '차이나 쇼크' 걱정하는 美
중국, 남아도는 철강 헐값에 &'덤핑&' 중국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남아도는 철강을 헐값에 해외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각국은 밀려드는 중국산 철강에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보자 관세를 인상하거나 반덤핑법 위반으로 조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중국의 철강 수출 규모는 9천500만t으로 1년 전보다 33% 증가했습니다. 절대 물량이 지난 2022년 미국 전체의 철강 소비량보다 많습니다. 중국은 위축된 소비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경제성장이 부진해지자 제조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철강 소비가 많은 건설경기가 매우 안 좋은 상황에서 철강생산이 늘자 물량이 남아돌기 시작했고, 결국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적극 수출에 나선 것입니다. 중국 철강이 각국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세계는 새로운 &'차이나 쇼크&'가 글로벌 무역을 휩쓸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대 초 중국산 값싼 상품이 각국에 밀려들면서 소비자들은 이를 즐겼지만 새로운 경쟁에 노출된 해당국 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쏟아지는 철강에 각국은 &'관세&' 올리기 최근 이런 우려가 심해지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3배 이상으로 올려 25%로 할 것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습니다. 현재 관세율은 7.5%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시에도 중국산 철강에 대해 이처럼 높은 관세가 부과됐고 그 영향으로 중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감소했습니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에 120만t의 철강을 미국에 수출했지만 지난해 물량은 81만5천t에 그칩니다. 대신에 중국산 철강은 브라질, 베트남, 인도, 영국, 필리핀, 터키 등으로 수출됐습니다. 중국의 최근 1년간 인도에 대한 철강 수출은 약 300만t으로 1년 전보다 84% 증가했습니다. 베트남에 대한 수출도 78% 증가해 1천만t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브라질에 대한 수출은 55%, 튀르키예는 58%, 멕시코에 대한 수출은 14% 각각 늘었습니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를 받은 국가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업체에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세계 시장에 물량을 과도하게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경쟁력 없는 서방 기업들의 연막작전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18일 미국에 대해서도 무역 장벽을 높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반발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인상은 보호주의의 전형이라면서 &'미국이 자신의 문제를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9년 전에도 철강 수출을 급격히 늘렸습니다. 2015년 철강 수출량은 1억1천200만t으로, 2005년 수출량의 5.5 배에 달했습니다.
법원, '계곡 살인' 이은해, 피해자 남편과 혼인 무효
'계곡 살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은해 씨와 사망한 남편 윤 모 씨의 혼인이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윤 씨 유족 측이 이 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법원은 이 씨에게 참다운 부부 관계를 바라는 의사가 없었고, 경제적으로도 이 씨가 윤 씨를 일방적으로 착취하는 관계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씨는 내연남 조현수 씨와 함께 지난 2019년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
농협 직원, 고객돈 4억7천원 빼돌리고도 '감형' 받아
고객이 믿고 맡긴 수억원대 예금과 보험금을 몰래 빼돌린 농협 직원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습니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 및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전북지역 한 농협 직원인 A씨는 2014∼2022년 모두 18차례에 걸쳐 자신이 담당한 고객 B씨의 예금과 보험금 등 4억7천8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오랜 영농활동으로 자산이 많은 B씨가 여러 금융상품에 가입한 점을 노리고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출금 전표에 임의로 금액을 적은 뒤, 성명란에 B씨의 이름을 적는 수법으로 예금을 빼돌렸습니다. 그는 적게는 한 번에 300만원, 많게는 9천만원씩 고객의 자산을 축냈습니다. A씨는 B씨의 보험계약을 해지하거나 벼 수매대금으로 들어온 자금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횡령한 예금을 차량 구입이나 주식 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객의 신뢰를 받아 금융업무를 위탁받았음에도 예금·보험 계약을 임의로 해지하고 입출금 전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에 따라 고객은 큰 재산상 손해를 봤고, 금융기관의 사회적 신뢰가 심각하게 저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횡령한 고객의 자산을 모두 변제했고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원심이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이란 턱밑까지 쿼드콥터? 미사일?…'발사체 정체' 놓고 신경전
이란 본토를 겨냥한 이스라엘 재보복에서 전투기가 동원됐으며, 드론과 함께 미사일도 발사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서방 및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현지시간 19일 보도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이 사용한 미사일의 종류와 발사 장소, 격추 여부 및 낙하 위치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이란 측은 당시 영공으로 외부로부터 진입한 어떠한 미사일이나 드론, 전투기도 감지한 바가 없으며 이날 이스파한 등에서 격추된 드론은 이란 영토 내에서 발사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앞서 이란 당국자들은 19일 새벽 이스파한 군기지를 겨냥해 소형 드론이 공격을 시도해 격추했으며, 이스파한에서 북쪽으로 약 800㎞ 떨어진 타브리즈 지역에서도 여러 대의 드론이 격추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이날 미사일 공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란의 미사일 대응 시스템도 가동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는 이번 공격과 선을 긋고 있으며, 미사일 동원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란 내에서 드론을 발사한 것이 맞다면 이는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조절하는 동시에 이란 당국의 &'턱밑&'에서도 공격을 벌일 수 있다는 경고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이 감지하는 데 실패한 전투기를 동원해 유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면, 미사일이 이란 영토 밖에 낙하했더라도 이란에는 비슷한 경고 효과가 될 것이라고 NYT는 짚었습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의 한 이란 당국자는 NYT에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이스라엘의 드론이 이란 영토 내에서 발사된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스라엘의 능력에 대한 메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미사일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9일 보도된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직전 공격에 대해 &'어젯밤 일어난 것은 공격도 아니었다&'며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가까운 것이었고, 드론도 아니었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한편 이날 공격에 소형 폭발 드론이 사용된 것은 최근 몇년간 이스라엘이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전례&'와도 일치한다고 이란 당국자들은 짚었습니다. 이날 이란의 군 시설 등을 표적으로 삼은 드론은 대부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작전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지는 &'쿼드콥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전 날개가 4개 달린 쿼드콥터 드론은 비행 거리가 짧으며 충격에 폭발할 수 있습니다. 앞서 2022년에는 5월에는 쿼드콥터 드론 여러 대가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의 파르친 군사기지를 공격해 엔지니어 한명이 사망했습니다. 그 해 2월에도 이란 서부 케르만샤의 군용 드론 생산 시설에 쿼드콥터 드론 6대가 침입해 폭발했으며, 2021년 6월에도 테헤란 외곽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던 시설에서 같은 종류의 드론 한 대가 폭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통상 관행적으로 이란 등에서 벌어진 이러한 공격의 배후를 공식적으로는 자처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동 여전히 불씨… 친이란 '저항의 축' 명령만 기다리는 중
이스라엘과 이란이 주고받는 맞불 보복이 일단 전면전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중동 곳곳에 퍼진 친(親)이란 무장세력 연합인 이른바 &'저항의 축&' 움직임도 주목됩니다. 이란은 1980년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중동의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을 결집해 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시간 19일 &'이제는 이란 당국이 어느 수준까지 대결을 끌고갈 것인지와 (중동 내) 대리세력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저항의 축이 이스라엘을 주시하며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이미 가자전쟁 개전 직후인 작년 10월 초부터 레바논과 접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군과 산발적 교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항의 축&' 일원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자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하고 가세한 것입니다. 이후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자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중입니다. 이라크내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중동내 반미·반이스라엘 정서가 고조되자 이에 등에 업고 현지 주둔 미군기지에 다연장 로켓을 퍼부었습니다. 이 단체는 올해 초에는 요르단 북부 미군기지에 자폭 드론(무인기)을 밀어넣어 미군 3명을 살해하고 40명을 부상시켜 미국의 보복 폭격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중 가장 위협적인 상대로 헤즈볼라를 지목한 이스라엘은 작년 10월부터 레바논과 시리아에 산재한 헤즈볼라 주요 시설을 차례로 파괴하면서 전력을 깎아내려 시도 중입니다. 지난달 말에는 시리아 알레포 인근의 헤즈볼라 무기고와 미사일 조립 공장 등을 폭격해 최소 34명을 사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싱크탱크 근동연구소의 매슈 레빗 연구원은 &'많은 시설이 폭격을 받았지만 헤즈볼라는 여전히 극도로 유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일부 피해를 입긴 했지만 의미있는 수준으로 전력이 줄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이라크내 친이란 반군과 후티 반군 등도 미국과 다국적 함대 등의 폭격에도 불구, 여전히 만만찮은 군사적 역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레빗 연구원은 &'필요할 경우 이란 지도부는 이런 대리세력들을 동원할 것이고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서 무엇을 때리고 얼마나 피해를 주느냐에 따라 신중하게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저항의 축에 속한 무장세력이 이란의 통제를 벗어나는 행동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레빗 연구원은 &'이건 위험한 게임&'이라면서 &'여러 다른 방식으로 일이 꼬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