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던 은행권 예적금 금리 인하 본격화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됐습니다. 오늘(23일) NH농협은행은 예금 상품의 금리를 변경해 오늘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거치식 예금 금리는 0.25~0.40%p, 적립식 예금 금리는 0.25~0.55%p 인하하며, 청약예금과 재형저축 상품 금리는 0.25%p 내립니다. 조정 사유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실제금리를 수신금리에 반영한 것&'이라고 농협은행은 설명했습니다. 우리은행도 오늘부터 적립식 예금인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의 금리를 연 2.20%에서 2.00%로 0.20%p 낮춥니다. 기준금리 인하 영향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내부적으로 수신 금리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업고 이자장사…은행 배 터질라
[앵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 눈치를 보던 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계대출 관리 명분으로 대출금리는 올리고 있어 은행들 배만 부르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정동진 기자, 주요 시중은행도 예적금 금리 내린다고요? [기자] 농협은행은 오늘부터 적립식 예금의 금리를 최대 0.55% p, 거치식예금의 금리는 최대 0.4% p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은행도 당행의 정기적금 금리를 0.2% p 내렸습니다. 두 은행 외에도 KB국민은행이 현재 수신금리 인하 결정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의 실제 금리를 수신금리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은 지난 7월부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해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45% p를 이미 내린 상태라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진 상황입니다. [앵커] 대출금리는 왜 오르는 겁니까? [기자]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맞추기 위해서라고 말하는데요. 우리은행은 오는 25일부터 신용대출 갈아타기의 우대금리를 상품에 따라 1% p 낮추거나 1.9% p의 우대금리 항목을 아예 삭제합니다. 사실상 대출금리가 오르는 셈입니다. 앞서 KB국민은행과 경남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각각 0.16% p, 0.2% p 올렸으며, SC제일은행과 IBK기업은행, 그리고 부산은행도 우대금리를 축소했습니다. 예금금리가 내리고 대출금리가 오르며 은행들의 마진인 예대금리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강성진 고려대학교 교수)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와 기준금리 인하라는 다른 명분으로 이자장사를 하는 기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SBS Biz 정동진입니다.
[취재여담] '오픈 효과'는 언제쯤…'손태승 사태' 속 우투證 '정중동'
지난 8월초 10년 만에 여의도 증권가로 돌아온 우리투자증권이 한 달만에 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의혹에 단단히 발목이 잡힌 모습입니다. 출범 초기인 만큼 증권업 후발 주자로서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야 할 시점이지만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친인척 편법 대출과 내부통제 논란으로 우리금융지주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이 가뜩이나 곱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의 눈치를 살피며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는데요. 음식점으로 치면 &'신장개업&' 뒤 가계 주변에 전단지도 돌리고 할인 행사도 하면서 손님을 끌어와도 모자랄 판국에 아무런 손을 쓸 수 상황에 놓인 것과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아마도 지금 같은 때 우리투자증권을 적극적으로 알려봤자 부당 대출 의혹에 휩싸인 은행 계열사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만 따라붙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일 겁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종합금융도 한국포스증권과 합병 전 손 전 회장 측에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내몰렸는데요. 금융감독원은 이에 우리금융을 상대로 포스증권과 우리종금 합병 과정에서 특혜의혹 조사를 예고했고, 손태승 사태 이후 우리투자증권은 금융당국 감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며 은행을 필두로 캐피탈, 카드와 함께 친인척 부당대출 후폭풍을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또 출범 전까지만 해도 그룹 내 비금융 자회사의 중심에 위치했던 것과 달리 무게 중심이 보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입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며 불린 보험자산 규모만 자그마치 50조 원입니다. 이를 통해 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이은 6위권 생보사로 도약한 것과 비교하면 1조 원대 초반인 우리투자증권과 체급차가 극명하게 느껴진다는 평이 많습니다. 기대했던 사업 라이선스 취득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신생 증권사로서 새 얼굴 알리기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과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본격적인 IB 비즈니스에 나서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평가받는 투자매매업 라이선스 본인가를 당초 3분기 중 취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기간 터져 나온 일련의 악재로 최종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투자증권 내부적으로는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 계열사인 만큼 최종 승인을 받는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업 초창기 본격적으로 영업을 나서야 하는 시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부족한 라이선스 속 강점으로 꼽아온 종금업 면허도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은 우리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입니다. 과거 메리츠종합금융증권(현 메리츠증권)이 예금자 보호 장점을 앞세워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적극 팔아 리테일 시장 공략에 성공했지만, 지금은 CMA 금리 자체가 2% 후반~3% 초반으로 은행 예금과 별 차이가 없어 변별력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 예금자 보호가 되는 CMA를 판매하는 곳은 우리투자증권이 유일하지만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리테일 시장 내 두각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겁니다.
라가르드 ECB 총재, 금리 인하에 방향은 명확하지만 속도는 결정해야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까지 2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은 명확하지만 인하 속도는 여전히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현지시간 22일 블룸버그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폭을 두고) 한주 내내 50bp(1bp=0.01%포인트)나 25bp가 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여정의 방향은 명확하지만 속도는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향후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입니다. 앞서 ECB는 6월 주요 정책금리를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습니다. 7월에는 동결했지만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고 경기 위축 우려는 커지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9·10월) 25bp씩 금리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를 기록, 2021년 4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목표치 2.0%를 밑돌았습니다. 시장 투자자들은 향후 4차례 금리 결정 회의에서 25bp씩 금리가 내리고 내년 중반까지 3.25%인 예금금리가 2%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기금융시장에서는 다음 회의인 12월 빅컷 가능성을 28% 정도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2%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으로,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르면 내년 초 2%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올바른 궤도 위에 있다면서 최근 지표에 대해 &'비교적 안심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6월부터 금리를 내린 것은 분별 있는 접근이었으며 조심성을 갖고 계속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내년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2% 물가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에너지 가격과 서비스 물가 등)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역할에 대해 비판한 것과 관련,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의 역할을 옹호하는 발언도 내놨습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 의장의 역할에 대해 &'정부에서 최고의 직업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사무실에 나타나 &'(금리 결정 관련) 동전을 던지자&'고 말하는데, 모두가 신처럼 얘기한다&'고 비꼬았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관련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와서 우리를 방문해봐야 한다&'면서 &'경제학자·법학자·컴퓨터공학자 등 수천 명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매일 매우 열심히 일한다고 보장할 수 있다&'고 맞섰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공정무역은 성장·고용·혁신·생산성 향상을 위해 중요하다&'면서 미국도 고립이 아닌 무역이 활발하던 시기에 번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환율 요동…토스뱅스 외화통장 경쟁 불 지핀다
[앵커] 미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외환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환차익에 관심을 갖는 일명 &'환테크족&'이 늘자,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도 이를 겨냥한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김성훈 기자, 토스뱅크가 내놓을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기자] 토스뱅크는 다음 달 20일부터 외화통장의 &'외화 모으기&' 기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외화 모으기는 증권사들의 주식 모으기처럼, 일정한 기간과 환율, 화폐를 설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환전해 주는 서비스인데요. 현재는 매수만 가능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자동 매도 기능도 지원합니다. 또 매일 오전 10시에 설정한 조건이 맞을 때 기능이 구현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24시간 작동돼 조건을 충족하면 실시간 환전이 가능해집니다. 아울러 서비스 적용 시점도 다음 날에서 당일로 앞당겨집니다. 토스뱅크 측은 이용자 편의를 위해 기능을 개선했다는 설명인데요. 외화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환테크족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앵커] 그만큼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이 많아졌다는 이야기겠지요? [기자]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미 대선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한 추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원 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8 거래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이미 1380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이 같은 시장 수요에 시중은행들도 우대 금리와 환율 우대를 앞세워 정기예금 등 외환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데요. 은행권에선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어 경쟁은 더 가열될 전망입니다. SBSBiz 김성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