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길이 170m'…탄도미사일 요격 가능한 초대형 이지스함 뜬다
[정조대왕함] 어제(21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북한 위성 발사체의 비행을 포착하고 끝까지 추적했던 것은 바로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이었습니다. 일명 &'신의 방패&'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지스함은 우리 군의 핵심 전략자산입니다. 그런 이지스함이 다음 세대로의 진화를 준비 중입니다. 2세대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고, 테스트 중인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에 다녀왔습니다. 길이 170m에 폭 21m…내년 말 해군에 인도 [정조대왕함과 충남함]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에 들어서니 길이 170m, 축구장 길이의 1.5~1.6배에 달하는 거대한 이지스함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수식을 열었던 &'정조대왕함&'입니다.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이지스 구축함 배치-I 3대 이후 도입되는 이지스 구축함 배치-II 1번함입니다. 폭은 21m, 전체 높이는 약 50m에 달하며 승조원 약 200여명이 이곳에 탑승해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내부에는 약 500여개의 격실이 있습니다. 워낙 거대하다보니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배를 한번 돌아보려면 만보가량 걸어야 한다&'는 말을 장난식으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전 이지스 구축함보다 더 길어지고 무거워졌지만, &'스텔스&' 기능은 더욱 보완됐습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선박의 바깥 면을 더 부드럽게 만들어 탐지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능력도 획기적으로 보완됐습니다. 이전까지는 적의 탄도탄을 탐지, 추적하는 것만이 가능했지만, 정조대왕함은 한국 최초로 해상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 추적, 요격까지 가능합니다. 날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최대 500km까지 탐지가 가능하며, 150km까지 요격할 수 있습니다. 정조대왕함에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SM-6&' 탑재가 결정된 상태입니다. 정도대왕함은 약 500여개 항목에 대한 시험평가 작업을 마치고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간단하게는 격실 등 문이 잘 닫히고 열리는지부터 사격 시험, 시운전까지 다양한 평가를 거쳐 해군이 주문한대로 배가 잘 만들었는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미니 이지스함&', 충남함…신규 장비 다량 탑재 정조대왕함 옆으로는 함대를 호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호위함, &'충남함&'이 정박돼 있었습니다. 정조대왕 함 대비 작은 크기로 일명 &'미니 이지스함&'이라 불리며, 해군에서 운용 중인 구형 호위함을 대체할 6척의 3천600톤급 신형 호위함 울산급 배치-III의 첫번째 함정입니다. 올해 4월 진수됐으며, 정조대왕함과 마찬가지로 진행 중인 시험평가를 마친 뒤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충남함은 길이 129m, 폭 14.8m로 5인치 함포, 경어뢰 등을 주요 무장으로 장착하고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해 연구 개발한 장비가 대거 적용됐습니다.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와 수상함 음파탐지장치 신호 수신체계 등 신규 장비들이 탑재됐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4면 고정형 레이더로 기존 회전형 탐지 레이더 대비 공백 시간 없이 다수의 대공 표적에 대해 동시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2030년 매출 2조원 달성…수출에 박차&' 특수선사업부를 둘러보니, 군함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HD현대중공업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특수선사업부는 HD현대중공업 전체 매출에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상선 대비 영업이익률도 저조합니다. 그럼에도 HD현대중공업은 군함 부문을 키워 특수선사업부만으로도 자립이 가능하도록 성장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글로벌 함정 시장이 2030년 44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그 성장을 위해 &'수출&'에 집중합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이날 &'1년에 약 2조2천억원 가량 국내 군함 수주 물량이 나온다&'며, &'각 사가 나눠서 수주한다고 해도 1조원 미만이라 국내 물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내수 시장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입니다. 주원호 부사장은 &'수출을 중심으로 오는 2030년에는 특수선사업부에서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10위권 밖에 있는 군함 부문을 5위권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에는 국내 수주전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기밀 유출 사고로 인해 입찰 시 벌점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주원호 부사장은 &'과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보안 시스템을 철저히 구축하고 있다&'며, &'기술력으로 넘기 힘든 큰 폭의 벌점을 받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당분간 국내 함정 수주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외 시장을 위해 조선소 인수, 지분 투자, 현지 법인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준비 중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성장 중인 시장 규모에 맞게 군함 수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이지스함을 만들어낸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글로벌 5위권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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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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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