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가할 때만 소변줄 빼라? '막장' 요양병원 현장점검한다
[심평원이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실에 보고한 &'요양병원 입원급여 직정성 평가 개선방안&' 내용.(자료=최연숙 의원실)] 건강보험당국이 평가 조작이 의심되는 요양병원 등을 대상으로 사실상 처음으로 현장점검을 추진합니다. 인위적인 환자평가표 조작이 가능한 통증, 욕창 등 지표 관련해선 일부를 아예 평가에서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오늘(25일) 취재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실에 &'요양병원 입원급여 직정성 평가 개선방안&'을 제출했습니다.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지적받은 것에 대해 심평원이 대책을 내놓은 겁니다. 지난 주 국감에서 최연숙 의원은 요양병원이 외부 컨설팅업체로부터 환자평가표를 조작하는 내용의 이른바 &'족집게 과외&'를 받는 현실을 고발했습니다. &'통증있는 환자를 늘려 수가를 받고, 통증 개선율도 높여 적성성 평가를 잘 받자&', &'욕창 환자를 일부러 만들어 욕창 개선율을 높이자&'는 취지의 영상이었습니다. 심평원은 매년 7월~12월 요양병원의 적정성평가를 하는데, 평가 항목엔 통증개선율, 욕창개선율이 포함돼 있습니다. 해당 수치가 올라가면 높은 등급(1~5등급)을 받고, 이에 따라 심평원의 지원금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심평원이 최근 최연숙 의원실에 제출한 개선안에 따르면 임의조작 가능성이 있는 1단계(가장 낮은 단계) 욕창을 아예 평가대상에서 빼기로 했습니다. 낮은 단계 욕창 환자를 인위적으로 늘려, 욕창 개선율을 높이려는 꼼수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주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통증&'도 현 평가지표에서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심평원 적정성 평가는 모두 17개 지표(13개 평가지표, 4개 모니터링 지표)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종합점수와 등급에 반영되는 건 13개 평가지표입니다. 심평원은 &'통증개선 환자분율 지표는 평가자의 주관적인 판단 개입 여지가 많아, 모니터링 지표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른바 소변줄인 &'유치도뇨관&' 관련 꼼수도 차단합니다. 현재 요양병원 일부에선 환자평가표를 작성하는 기간(관찰기간 7일)에만 유치도뇨관을 빼고, 그 이후 삽입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한 요양병원 실무자모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지마비 환자도 유치도뇨관을 빼고 기저귀를 사용한다&'는 글도 올라옵니다. 현재 환자평가표는 7일 동안 환자를 관찰한 것을 기반으로 매달 1~10일에 작성하는 게 원칙입니다. 심평원은 관련, &'해당월 전체 기간 동안 유치도뇨관 삽입, 제거일자를 모두 평가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동시에 심평원은 사실상 처음으로 등급 조작의 개연성이 있는 요양병원에 대해 현장점검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심평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공익신고 등이 들어온 특정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간 적이 있지만, 이젠 지표결과, 등급, 종합점수 등을 판단해 이상변이 기관이라고 판단되면, 선제적으로 현장점검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8일 국감에서 강중구 심평원장은 최 의원 질의에 &'현장점검에 나간 적이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습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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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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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