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는 中 증시…M7 누르고 '기지개'
[앵커] 쉬어가는 곳이 있으면, 깨어나는 곳도 있기 마련이죠. 공교롭게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주춤하는 사이, 중국 &'레드테크&' 기업들은 최근 잘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AI 모델 &'딥시크&'가 미국에겐 충격이었겠지만, 중국 기술주에는 &'모닝콜&'과 같았는데요. 국내에서도 오랜만에 중국 증시 투자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임선우 캐스터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숫자부터 보죠. 얼마나 올랐습니까? [기자] 그야말로 파죽지세입니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항셍테크 지수가 고공행진 중인데요. 올해 들어서만 25% 가까이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나스닥은 4% 남짓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약 5배에 달합니다. 항셍테크 지수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술 주 중에서 시총 상위 30개로 구성돼 있는데요. 종목별로 보면 알리바바가 같은 기간 50% 넘게 올랐고, 샤오미도 30%, 비야디 28%, 텐센트 18% 등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또 홍콩 증시에 상장되진 않았지만 중국 기술굴기 첨병으로 불리는 화웨이도 약 14%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중국 기술주들이 왜 이렇게까지 오르는 건가요?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제2의 딥시크를 찾아 중국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딥시크의 등장 이후 중국의 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동시에, 휴머노이드 로봇부터 양자컴퓨터,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높은 기술력도 덩달아 관심을 받으며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데요. 블룸버그는 헤지펀드들이 수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중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 국내외 주식의 총가치가 지난 한 달 새 1조 3천억 달러, 우리 돈 1천800조 원 이상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지난 2년간 AI 열풍을 타고 급등했지만,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면서, 기술력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는 중국 기술주들에 대한 매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은 165배, 중국 비야디는 28배인데, 시장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딥시크 이후 중국 AI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M7 천하였던 세상에 대체재가 생겼다는 해석입니다. [앵커] 이번 주 시진핑 주석이 테크기업 수장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죠? [기자]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6년 3개월 만에, 민간기업 좌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중국 정부의 눈밖에 났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부터, 최근 AI 돌풍을 일으킨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 이밖에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와 BYD의 왕촨푸 회장 등 중국의 대표 빅테크 수장들이 총출동했습니다. 홍콩 가베칼 드라고노믹스는 &'특히 마윈을 불러들였다는 건, 그간의 테크기업 단속의 상징적 종료를 의미한다 평가했고요. 블룸버그도 &'중국 공산당이 경제 성장을 위해 민간 부문에 대한 지지를 강화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기업에 대해 규제보다는 지원을 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바꿨다&' 짚었습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중국 기술기업들은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돌풍의 주역 딥시크는 알리바바와 화웨이, 텐센트 등 대표 빅테크들과의 협업을 비롯해, 로봇과 전기차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요. 알리바바는 애플의 현지 AI 시스템 도입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고, 화웨이는 세계 최초 3단 폴더블폰을 앞세워 다시 한번 세계 시장 문을 두드리는 등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가 궁금한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업계에서도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에버딘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만이 M7에 견줄 수 있다, 심리 개선으로 일부 자금이 중국으로 돌아왔다&'면서, &'미국은 0에서 1을 만드는 혁신에 강한 반면 중국은 1에서 100을 만드는 혁신에 더 강하다&' 평가하기도 했고요. 모건스탠리와 JP모건, UBS 등 월가 대표 투자은행들도 중국 기술주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딥시크 전망 개선에 힘입어 중국 증시 급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향후 12개월 동안 MSCI 중국지수가 16%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고요. 중국 주식 목표 주가를 높여 잡으면서, AI 도입이 잠재적으로 2천억 달러, 우리 돈 290조 원의 자금 유입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발 빠른 국내 투자자들도 중국 주식 &'사자&'에 나서고 있죠? [기자]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이른바 중학 개미들이 움직이고 나섰습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1천383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월별로 보면 국내 투자자들이 마지막으로 순매수했던 때는 2023년 11월로, 15개월 만에 돌아온 겁니다. 이 중에서도 중국 테크주, 특히 새롭게 부상하는 자율주행과 AI, 소프트웨어 등 기술주를 집중 매입하고 있는데, (ME3+CG) 이달 들어 중학 개미들이 홍콩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비야디로, 972만 달러어치를 사들였고, 메이퇀과 유비테크, 로보센스, 호라이즌로보틱스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최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도 중국 종목이었다면서요? [기자] 지난해 거침없이 상승한 미국 증시가 주춤한 틈을 타 중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 ETF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최근 한 달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시장 대표형 ETF 10개는 모두 중국과 유럽 지수에 투자하는 ETF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수익률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중국 관련 ETF였습니다. 알리바바와 샤오미 등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차이나항생 25가 15.8%로 1위를 차지했는데, 다만 일각에선 다음 달부터 중국 주식 시장이 트럼프 리스크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본격적인 파장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 또 다음 달 열리는 &'양회&'에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등, 각종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중국 증시는 미국과의 관계와 &'난관에 봉착한 경제&'라는 큰 불확실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매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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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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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