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땡처리 세일'에도 싼 상품 코너만 북적
1만원 이하의 잡화 코너는 북적, 5만원 넘는 의류 코너는 한산. 1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 롯데백화점이 긴 내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바캉스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가 열렸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하루 잡화, 패션, 식품, 주방용품 등 120여 개 브랜드의 제품을 정가보다 최대 80% 저렴하게 판매했다. 긴 불황으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좀처럼 녹을 줄 모르자 백화점이 고육지책으로 &'눈물의 땡처리&'를 기획한 것이다. 작년 연말 첫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당시 준비한 물건이 일찌감치 동나고 매출은 목표치보다 3배 많은 12억9천만원을 기록하자, 백화점측은 이번에도 &'대박&'이 날 것을 기대하며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시작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룬 고객의 안전을 고려해 롯데백화점이 행사를 예정한 시간보다 20분 먼저 진행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도 행사장 입구는 판매 시작 전부터 선착순으로 주는 화장품 샘플과 무료 커피 쿠폰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가득해 작년처럼 좋은 실적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판매를 시작한 결과, 분위기는 작년과 조금 달랐다. 많은 고객이 행사장을 찾았지만, 고객이 몰린 곳은 1만원대의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코너였다. 9천원에 파는 양산과 우산 코너, 2만원에 판매하는 핸드백 코너는 시장통이 연상될 정도로 붐벼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5만원이 넘는 의류나 10만원대의 수입 신발 코너는 비교적 한산했다. 닫힌 소비자의 지갑은 &'세일 속 세일&'이라는 백화점의 강수에도 쉽게 열리지 않는 것이다. 행사 전단지를 들고 구입할 품목을 꼼꼼하게 확인하며 쇼핑하던 한영숙(69) 씨는 &'가격이 저렴해 양산은 하나 구입했지만, 몇만원씩 하는 옷이나 화장품은 아무래도 선뜻 구매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눈으로 보고 바로 집어 살 수 있는 잡화 코너에는 고객들이 많이 몰렸지만, 입어보거나 사이즈를 확인해야 하는 의류 코너에는 고객이 작년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