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 마감...이란 불확실성 속 반도체주 약세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혼조로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대응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반도체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 시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격 제기하고 나섰지만, 증시의 환호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장 초반 이후 3대 지수는 모두 뒷걸음질 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월러 이사의 뒤를 이어 모습을 드러낸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히면서, 같은 날 시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이 표출되면서 연준 내 분열 양상을 드러냈습니다. 2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16포인트(0.08%) 오른 42,206.82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3.03포인트(0.22%) 내린 5,967.84, 나스닥종합지수는 98.86포인트(0.51%) 하락한 19,447.41에 장을 마쳤습니다. 다우지수는 3거래일 만에 처음 오른 반면 S&&P 5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밀렸는데, 전날 뉴욕증시는 노예해방 기념일인 &'준틴스(Juneteenth)&'를 맞아 휴장했습니다. 증시 개장을 앞두고 CNBC와 인터뷰에서 월러 이사는 금리 인하에 대해 &'우리는 이르면 7월에도 이것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위원회가 동의하든 하지 않든 이건 내 견해&'라고 밝혔습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들이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삼가는 &'침묵 기간&'이 하루 전 끝나자마자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월러 이사는 &'우리는 6개월 동안 금리를 동결했는데, 인플레이션에 큰 관세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우리는 데이터를 따른다&'고 말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이 FOMC 기자회견에서 관세 영향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은 것과 대조됩니다. 월러 이 발언에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로 장을 출발해, 나스닥지수는 개장 직후 0.8% 가까이 올랐지만 3대 지수의 동반 오름세는 한 시간이 채 이어지지 않았고, 반도체업종의 부진 속에 나스닥이 먼저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S&&P 500이 그 뒤를 이었지만, 다우지수는 오후 장 들어 몇 차례 하락 반전을 거듭한 뒤 장 막판 고개를 들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는데, 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부문 책임자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 담당 차관이 이번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에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습니다. 케슬러는 세 회사의 중국 내 공장에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공급할 때 매번 허가를 신청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조치를 취소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는데, 인공지능(AI) 테마를 선도하는 엔비디아는 1.12%, 브로드컴은 0.27% 각각 내렸습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TSMC 주식예탁증서(ADR)는 1.87% 급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75% 하락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여부를 향후 2주 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중동 상황을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나타났습니다. 개별 주식 옵션과 주가지수 선물 및 옵션 등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이른바 &'세마녀의 날&'(Triple Witching Day)을 맞아 변동성이 커졌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CFRA리서치 샘 스토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세상이 이렇게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황에서 누가 주말에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싶어 하겠나&'라면서 &'지정학적 활동이 진정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S&&P 500은 최근 52주 최고가보다 약 3%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전 최고가는 마치 녹슨 문처럼 작용하는데, 마침내 열리기 전에 여러 번 시도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장 막판 무렵 워싱턴 DC에서 뉴저지주로 이동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미국이 동참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전날 설정한 &'2주&'의 시한은 &'최대치&'라면서 이란에 핵 개발 포기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이 이란과 대화를 해왔다고 밝힌 뒤 이란이 유럽과는 대화를 원하지 않기에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 국가들과 이란 간의 협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평가절하했습니다.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3개국 외무장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한 타협점을 모색했습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리는 이란 장관에게 (이스라엘) 공습 중단을 기다리지 말고, 미국을 포함한 모든 측과 협상을 고려할 것을 요청했다. 우리 또한 공습 중단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러 이사의 발언이 이후 전해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데이터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해주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지난 4년 동안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나는 현재 기조에 만족한다&'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 적당히 제약적인 조처를 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언급했는데, 그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진 않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커뮤니케이션서비스가 1.83% 급락하며 가장 부진했고, 소재(-0.66%)가 그 뒤를 이었으며, 에너지(+1.05%)는 유일하게 1% 넘게 올랐습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지역의 제조업 업황은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습니다. 필라델피아 연은에 따르면, 6월 이 지역의 제조업 활동 지수는 전달과 같은 -4.0으로 집계됐는데, -1.0으로 상승했을 것으로 점친 시장 예상을 하회했습니다. 이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제로&'(0)를 지난 4월부터 밑돌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말까지 누적 금리 인하폭을 약 51bp(1bp=0.01%포인트)로, 직전 거래일 대비 3bp가량 높여 반영했습니다. 월러 이사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지만, 오는 7월 금리 동결 확률은 80% 중반대로 높게 유지됐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1.55포인트(6.99%) 내린 20.62를 가리켰습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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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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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