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트럼프 상호관세…왜 25%일까?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결국 올게 왔습니다. 세계 경제는 이제 2025년 4월 2일 전과 4월 2일 후로 완전히 다른 세상이 돼버렸습니다. 미국 우선주의가 &'당한 만큼 갚아준다&'는 일방적인 잣대로 친구도 적도 가리지 않는, 관세 전쟁을 촉발시켰는데요.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 다시 한번 정리해 보죠. [기자] 미국 현지시간 2일 오후 4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의 예상을 깨는 메가톤급 관세 폭탄을 던졌습니다. 발표 직전까지 일부 국가에만 부과할 것이다, 또는 모든 나라에 부과하면서 세율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보편관세와 상호관세가 모두 담긴, 충격을 극대화한 결과를 내놨습니다. 일단 모든 나라에 10%의 기본 관세를 매겼고요. 미국이 봤을 때 &'최악의&' 불공정무역 관행을 갖고 있는 60여 개 나라들에는 개별 상호관세가 더해졌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조치는 기본관세의 경우 당장 5일부터, 상호관세는 9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요. 상호관세 발표 시점을 일주일 뒤로 지정한 건, 대상국들에게 협상의 메시지를 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25%냐 26%냐, 혼선이 있었어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백악관은 한국의 상호관세율을 25%로 확정했습니다. 기자회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들고 나온 국가별 관세율 표를 가리키며 한국의 관세율을 25%로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백악관이 공개한 상호관세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적혀 있어 혼선을 빚었습니다. 백악관 측은 처음에는 &'행정명령 부속서에 따라야 한다&'며 26%를 재확인했는데, 결국 별다른 설명 없이 다시 25%로 수정했습니다. 25%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들 중에 가장 높은 관세율입니다. 글로벌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우리나라의 관세율을 두고 &'예상보다 가혹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연설에서 여러 차례 한국을 언급하면서 상호관세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한국은 (미국산 쌀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50%~513%까지 차등해 부과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자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81%를 한국에서 생산한다&', &'일본과 함께 비관세 무역장벽이 최악&'이라고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들은 얼마의 관세율이 적용됐나요? [기자] 두 차례 관세 보복전을 벌인 중국에는 34%의 관세율을 매겼습니다. 앞선 20% 관세까지 더하면 54%에 달합니다. 일본도 24%의 관세 공격을 받았고요. 세 번째로 무역적 자폭이 컸던 베트남에도 46%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정상회담을 했던 인도도 26%의 관세 공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보복을 예고한 유럽연합은 20%, 영국은 10% 관세율을 매겼는데, 대체로 아시아 국가들에 높은 관세율이 적용됐습니다. [앵커] 우리 입장에서 25%는 납득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해서 나온 세율인가요?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는 수입 수요의 가격탄력성 등이 담긴 관세율 계산식을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따져보면 상당히 허술하다는 지적입니다. 결과적으로 국가별 미국의 무역적자액을 수입액으로 단순히 나누는 값이 되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를 대입해 보면요. 미국이 지난해 한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기록한 무역적자는 660억 달러, 수입액은 1천315억 달러였습니다. 나누면 50%가 되고요. 이를 다시 절반으로 나눈 값이 25% 관세율과 일치합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본 다른 나라들의 관세율도 이 같은 계산법에 맞아떨어졌습니다.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 관세율을 정하겠다는 당초 설명이 무색해지는 대목입니다. 이 때문에 애초에 관세를 협상카드로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미국 앞에 무릎을 꿇게 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은데, 동시에 미국인들에게는 한다면 한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으로도 보여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발표를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그간 미국이 관세는 물론, 검역과 환율조작 등 각종 비관세 장벽으로 무역 차별을 받아왔는데 이를 관세를 통해 바로잡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미국과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했지만, 더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뉴욕타임즈는 데이터 분석업체를 인용해 이번 관세조치로 미국이 연간 6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80조 원의 수입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미 제조업의 부흥을 꾀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지렛대 삼아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확대나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전 세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상무부는 &'단호히 반격조치를 하겠다&'며 맞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중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등록과 승인을 보류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발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양국의 신경전은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캐나다는 먼저 시행된 25% 자동차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자동차에 25% 맞불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은 신뢰와 상호존중에 근거해 지난 80년간 글로벌 경제 리더십을 발휘해 왔는데, 이제 그 시기는 끝났다&'고 비판했습니다. 당초 42조 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예고했던 유럽연합도 &'부당하며 불법적인 조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더 광범위한 보복조치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일단은 미국과의 협상도 계속 추진할 방침입니다. [앵커] 그래서, 관세 전쟁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주요국들은 저마다 보복 카드를 쥐고 있긴 하지만, 일단은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발표를 통해 일정한 기준선을 제시한 뒤, 개별 국가와 양자협정을 맺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관세율 협상을 하면서, FTA 같은 기존 협정을 대폭 손질하겠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얘기를 줄곧 해왔지만, 실제 합의가 이뤄지고 긴장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복하려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상한선이고,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팽팽한 협상 줄다리기를 예고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와 의약품 등 품목별 추가 관세도 예고한 상황이라, 이번 상호관세 발표는 어쩌면 관세전쟁 전면전의 서막에 불과할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얼마나 클지, 현재로선 상상도 안 되는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번 관세 발표를 &'미국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게임체인저&'라고 표현했는데요. 그러면서 &'많은 나라가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지매체 악시오스는 상대 국가들이 보복에 나설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확산에 이어 세 번째 글로벌 경기침체가 몰려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도 &'과거 석유 파동과 같은 충격을 가해 생산력 위축으로 물가와 실업률을 모두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번 관세조치가 미국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이지만, 결국 부메랑이 돼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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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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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