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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사③] 싼 땅 찾아 산골짜기로…태양광 '무차별 투자' 등장

<앵커>

태양광 발전소가 산골 마을까지 들어서서 사업자와 주민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다고 어제(16일) 전해 드렸는데요. 주민들은 골짜기가 깊어서 해도 잘 안 들고 겨울에는 이렇게 눈도 잘 쌓이는 곳에 왜 이런 걸 만드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가 뭔지, 현장 탐사 코너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산골짜기에 들어서는 한 태양광 발전소의 지난 1월 모습입니다.

햇빛을 받아야 할 패널이 흰 눈에 덮여 있고, 낮시간인데도 골짜기가 깊다 보니 상당 부분 그늘져 있습니다.

주민들조차 왜 이런 곳에 지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도사마을 주민 : 태양광이라는 것 자체가 햇빛 잘 들어오고, 광활한 땅에다 쓰면 모르겠지만, 골짜기에 산림 우거진 데다가 그걸 파헤쳐가면서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냐 이거지요.]

해당 발전소에 투자했던 A 씨를 수소문해 만나봤습니다.

[A 씨/태양광 사업자 : 기자 양반, 노후대책 되니까 10억 투자해봐, 그럼 한 달에 천만 원 이상 나온다는데 그럼 안 하겠냐고 (매달) 1% (수익인데).]

알고 보니, A 씨는 발전소를 세운 뒤 운영할 사업자에게 매각해 차익을 남기는 중간업자였습니다.

[A 씨/태양광 사업자 : 대한민국 태양광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가지고 있는 회사들 거의 없어요.]

싼 땅을 찾다 보니 입지 선택을 잘못했던 겁니다.

[A 씨/태양광 사업자 : 옆에 나무들 있어서 발전량 얼마 안 나오는데. 나도 알았으면 그 땅에 안 들어가지. 겨우겨우 (팔고) 빠져나온 거지]

게다가, 호남지역 등은 이미 태양광 사업이 포화 상태.

태양광 사업지를 찾아 싼 땅을 찾다 보니 청정 산림지역인 강원도로 너도나도 몰려든다고 합니다.

[설창현/전국태양광발전협회 자문위원 : 5~6년 전까지만 해도 3~4만 원짜리 농지가 많았어요 호남에. (지금) 호남에선 평당 10만 원 정도 안짝이고…. (그 당시) 강원도는 평당 2천 원, 3천 원 땅들이 임야가 많았거든요.]

전력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는 강원도 산골짜기에 우후죽순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수익이 나지도 않는 태양광 발전소를 중간업자로부터 덜컥 인수했다가, 은행 대출을 감당하지 못해 시설을 압류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강원도에 태양광 시설이 너무 빠르게 늘면서 늘어나는 태양광 전기를 송전 선로가 감당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평창군청 관계자 : 한전에서는 더 이상 전기를 받아줄 여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들은 계속 허가 내달라고 하고, 포화 상태인 거죠.]

한전 송전 선로 확충은 적어도 2년 내에는 불가능한 상황, 지자체들은 신규 태양광 허가 신청 접수 자체를 하나 둘씩 중단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최재영,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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