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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미국 대학 반전 시위대 비판…"중동 역사에 무지"

힐러리, 미국 대학 반전 시위대 비판…"중동 역사에 무지"
▲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미국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가자전쟁 반대 시위에 대해 "중동 역사에 무지하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 MSNBC 방송 프로그램 '모닝 조'에 출연, 미 대학가 반전 시위와 관련한 질문에 "나는 지난 몇 달간 많은 젊은이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그들은 중동 역사에 대해 전혀 모른다. 솔직히 우리나라를 포함, 세계 여러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이어 "중동과 관련, 그들은 내 남편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하나로 모으려는 제안을 팔레스타인에 했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에후르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장을 미국으로 초청, 평화협상 중재를 시도했던 일을 언급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제안이 성사돼 아라파트 전 수장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팔레스타인 국가는 약 24년간 존재했을 것"이라며 "그가 '예'라고 할 수 없었던 것은 역사상 큰 비극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시위 학생들이 소셜미디어 선동에 영향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대학에서 가르치는 사람이나 소셜미디어에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포함시키는 것과 제외시키는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우리가 틱톡 등에서 보고 있는 것 중 다수는 고의적인 거짓이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편파적이고 친 하마스이자 반 이스라엘 적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은 종종 이념적, 종교적, 재정적 또는 당파적 정치 의제를 압박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며 "우리는 젊은이들이 얻는 정보를 거르고 해석하는 방법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더 나은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선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 교수로서 강단에도 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학생들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일각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오슬로 평화 협정 이행 실패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라큐스대 중동 전문가인 오사마 칼릴 역사학 교수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정말 솔직하지 못한 일"이라며 "외교는 일회성 매트리스 판매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칼릴 교수는 2000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이 결국 결렬되자 당시 아라파트 수반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양측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경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딱 잘라서 팔레스타인을 비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이·팔 갈등 해결을 위한 다른 기회들이 있었지만 잡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달 행사 참가차 모교 웰즐리대를 방문했다가 '팔레스타인 지지'를 외치며 자신을 비난하는 후배들을 마주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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