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구하고 추락…에어쇼 중 산화한 김도현 중령 추모

어린이날 행사장에서 에어쇼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기체 고장에도 관람객의 생명을 구하고 숨진 고 김도현 중령의 18주기 추모식이 오늘(8일) 열렸습니다.

김도현공군중령 추모사업회가 오늘 오후 울산대공원 현충탑에서 개최한 추모식에는 김 중령의 가족, 모교인 제일중과 학성고 학생들, 학성고 동문, 김두겸 울산시장, 천창수 울산교육감 등 3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추모식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추모 비행, 공군 군수사령부 군악대 추모 공연과 함께 고인 약력 소개, 추념사, 추모사 등이 이어졌습니다.

공군사관학교 44기로 1996년 임관한 김 중령은 2005년 곡예비행을 선보이는 블랙이글스 멤버가 됐습니다.

총 55회의 에어쇼에 참가하고, 950시간의 비행을 기록한 유망한 파일럿이었던 김 중령은 2006년 5월 5일 수원 공군비행장에서 열린 어린이날 기념 에어쇼 도중 기체 고장으로 비행기가 추락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비행기가 어린이를 포함해 1,300여 명이 모인 관람석으로 향하자, 김 중령은 비상 탈출을 포기하고 마지막까지 조종간을 쥐었습니다.

김 중령의 결단으로 기체는 행사장을 멀리 벗어난 곳까지 날아가 추락했고, 김 중령은 향년 34살의 나이로 산화했습니다.

당시 김 중령 슬하에는 4살과 3살 된 아들이 있었습니다.

고인이 사고 당시 조종했던 기종과 같은 A-37 전투기는 2009년부터 울산대공원 현충탑 옆에 전시 중이고, 2021년에는 전투기 옆에 김 중령의 흉상이 설치됐습니다.

김 중령은 1973년 울산시 울주군 강동면에서 태어나 옥성초, 제일중, 학성고를 졸업했습니다.

최광식 추모사업회 회장은 "시간이 고인에 대한 기억을 흐리게 할 수는 있어도 그 숭고한 뜻과 희생정신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김 중령의 살신성인 정신을 계승하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