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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직업 바꿔보라고…" 흉기에 다친 경찰관의 씁쓸한 대답

"자녀가 직업 바꿔보라고…" 흉기에 다친 경찰관의 씁쓸한 대답
▲ 피의자 흉기에 다친 경찰관 위문하는 윤희근 청장

"둘째 아이가 직업을 바꿔보는 건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피의자를 검거하다 흉기에 다쳐 입원 치료 중인 광주 남부경찰서 소속 지구대 경찰관 A 경사는 오늘(22일) 문병을 온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이같이 말했습니다.

농담처럼 웃으며 전한 말이었지만, 언제든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현장 경찰관과 가족들의 걱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말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A 경사의 얼굴에는 상처를 가린 의료용 밴드가 곳곳에 붙어있었습니다.

윤 청장은 "진짜 그럴 생각인 건 아니죠?"라며 "가족들이 너무 놀랐을 것 같다"고 다독였습니다.

그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이만하길 다행"이라며 "마음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부나 경찰청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해 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치료비와 간병비는 물론 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트라우마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피의자 흉기에 다친 경찰관 병문안 온 윤희근 청장

윤 청장은 A 경사와 함께 상처를 입은 같은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각각 입원한 병원에 들러 다시 한번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윤 청장은 이 자리에서 현장 경찰관들의 다양한 위험 상황을 진단하고 장비와 교육을 강화해 현장 경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특히 공권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물리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현장에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또 업무 처리 중 입은 부상에 대해 공상 승인율을 높이고, 보다 나은 보장이 가능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 경사 등 경찰관 3명은 지난 19일 오후 광주 남구 송암동 한 도로에서 행인을 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피의자 B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다쳤습니다.

폭행 직후 자기 거주지에 머물던 B 씨는 경찰관이 찾아오자 흉기를 휘두르며 거세게 저항했습니다.

경찰관 1명이 공포탄 2발·실탄 2발을 위협용으로 허공에 쐈는데도 B 씨는 저항을 멈추지 않았고, B 씨의 하체를 겨냥한 실탄 1발은 적중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또 다른 경찰관이 테이저건을 쏘고서야 B 씨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B 씨를 구속한 경찰은 보완 수사를 마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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