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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줘도 못 사는 미사일 '타우러스'…"한국은 타우러스 다크호스" [취재파일]

돈 줘도 못 사는 미사일 '타우러스'…"한국은 타우러스 다크호스" [취재파일]
▲ 한국 공군 F-15K에서 발사돼 목표물을 명중하는 타우러스 미사일

세계 3대 신문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5일 「독일의 타우러스는 왜 유럽에서 가장 원하는 장거리 미사일인가(Why Germany's Taurus is Europe's most-wanted long-range missile)」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비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이 전력화한 타우러스 350K와 같은 기종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관해 집중 취재한 보도입니다.

장문의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를 한 줄로 요약하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각종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했지만 우크라이나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독일의 타우러스 미사일이다"입니다. 강력한 탄두와 스텔스 기술에, 다양한 항법으로 500km 밖 목표물을 은밀하되 강력하게 정밀타격하는 타우러스의 압도적 실전 능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입증됐다고 세계 유력지가 평가한 것입니다.

한국과 타우러스는 보통 인연이 아닙니다. 한국 공군은 주력 전투기 F-15K의 전략자산급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로 타우러스 260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타우러스의 차기 모델인 타우러스 350K-2의 한국·독일 공동개발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2~3년 뒤 'Made in Korea' 타우러스 350K-2가 선보일 전망입니다. 유럽에서 쟁탈전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 상한가의 타우러스를 한국에서 독점 생산하는 것입니다. FA-50의 수출 견인차이자, KF-21 초도양산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됩니다.

"타우러스는 유럽에서 가장 각광받는 미사일"

지난 15일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타우러스 관련 기사

파이낸셜 타임스는 영국의 스톰 섀도우, 프랑스의 스칼프 등 유럽 명품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과 타우러스를 전격 비교했습니다. 타우러스는 터보팬 엔진을, 스톰 섀도우와 스칼프는 터보제트 엔진을 각각 채용했는데 터보팬 엔진이 공기 흡입량이 많아 타우러스의 사거리가 250km 이상 길다고 짚었습니다. 타우러스의 사거리는 500km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우러스의 탄두는 메피스토 지능형 탄두 시스템(Mephisto intelligent warhead system)입니다. 서방에서도 최강 수준으로 통하는 관통 탄두입니다. 강화 콘크리트 8m를 뚫고 들어간 뒤 최적 지점에서 폭발합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오슬로대 미사일 전문가를 인용해 "타우러스는 스톰 섀도우, 스칼프에 비해 살상 확률(kill probability)이 더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타우러스의 저공비행에도 주목했습니다. 고도 50m로 낮게 비행해 방공망을 피한다는 것입니다. 타우러스는 영상기반항법(IBN), 지형참조항법(TRN), 관성항법(INS) 등 3중 항법으로 비행해 적의 레이더와 재밍(전파방해)을 피하면서 정확하게 목표물까지 도달하는 능력으로 정평이 났습니다.

이 정도의 미사일이니까 우크라이나는 탐내고, 러시아는 경계할 수밖에 없습니다. 러시아는 도청해 확보한 "크림대교는 매우 좁은 목표물이어서 타격하기 어렵지만 타우러스로는 가능하다"라는 독일 장교들의 대화 녹취록을 이달 초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는 타우러스의 게임체인저급 실전 능력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타우러스 제2의 고향은 한국"

서울 아덱스에 전시된 타우러스350K(회색)와 350K-2(검은색) 모형

파이낸셜 타임스는 "키이우(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시스템(타우러스)은 프랑스와 영국의 동종 미사일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이지만 생산 라인이 멎었다(The system Kyiv has requested is technologically superior to its Franco-British peers but its production lines are inactive)"며 기사를 시작했습니다. 독일의 타우러스 생산 라인은 한국 공군용 260발을 제작한 이래 멈춘 상태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라인을 돌릴 수야 있겠지만 구성품 확보 등의 이유로 생산 재개에 2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 있다고 살 수 있는 미사일이 아닙니다.

타우러스의 모든 성능을 똑같이 구현하지만 조금 작고 가벼운 타우러스 350K-2의 사정은 다릅니다. 독일 타우러스 시스템즈와 한국이 의욕적으로 공동개발하고 있고, 곧 '한국 독점 생산'의 구체적 계획들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타우러스 350K-2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FA-50의 타우러스 무장이 가능합니다. FA-50의 타우러스 350K-2 무장은 경공격기 FA-50의 4세대 이상 전투기급 공격력 확보를 의미합니다. FA-50 수출에도 천군만마입니다. 크리스토퍼 드레브스타드 타우러스 시스템즈 코리아 대표는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FA-50용 타우러스는 3년 내 한국 양산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타우러스 350K-2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이슈로 골치를 앓는 KF-21에도 희소식입니다. 현재 계획상 KF-21 블록-Ⅰ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달지 않습니다.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개발에 여러 해가 필요해 KF-21 블록-Ⅱ부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다는 구상입니다. 그래서 장거리 공대지 없는 블록-Ⅰ의 초도양산 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한국국방연구원 KIDA의 사업타당성조사 결과입니다. KF-21 블록-Ⅰ부터 타우러스를 체계 통합하면 초도양산 물량의 복구 뿐 아니라, 조기 수출도 가능합니다. 드레브스타드 대표는 "향후 개발되는 한국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과 타우러스 350K-2를 KF-21에 복수의 미사일로 운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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