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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연스러운 문화"…'출산율 2.05' 달성한 회사의 비결은?

<앵커>

한 기업이 자녀 한 명당 출산지원금 1억 원을 지급한 게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정부도 이 돈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겠다고 화답했죠. 다른 기업들의 출산 장려책도 살펴봤습니다.

어떤 정책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졌는지,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스코에 다니는 김환 씨는 현재 2번째 육아휴직 중입니다.

남성 상사가 대다수인 직장에서 눈치가 보이지는 않았을까.

포스코가 6년 전부터 계속한 것은 남성 육아휴직 '의무' 분위기를 만드는 것.

3년 차 정도 되니 변화가 나타났고, 2021년에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여성을 뛰어넘었습니다.

[김환/포스코 육아휴직자 : (회사가) 말로만 육아휴직자 남성 육아휴직 이런 게 자유롭다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분위기를 보니까 '나도 써도 될 것 같다' 이런 좀 긍정적인 얘기들 많이 듣고 육아휴직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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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2017년 남성 직원에 육아휴직 한 달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한 게 촉매가 됐습니다.

실제로 그전에는 우리나라 출산율과 추세적으로 비슷하게 움직였다면, 육아휴직 도입을 기점으로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롯데의 자체 추산 출산율은 2.05명, 우리 현실과 동떨어져 10년째 2명 이상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김형민/데지주 인재전략팀 책임 (육아휴직 경험) : 배우자의 임신 소식을 알리면 자연스럽게 그냥 '육아휴직 언제 쓸 거냐'가 먼저 나올 정도로 너무 자연스러운 하나의 문화가 됐고, 업무에 부담이 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그냥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 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지원책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실제 시행한 기업들은 '남성 육아휴직'이 수치적 변화를 만든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형석/유한킴벌리 육아휴직자 : (육아휴직을) 쓰냐 안 쓰냐를 고민한 적은 진짜 그 부분은 굉장히 작았고요. 아기에게 필요한 시간이 얼마일지를 몰라서 그게, 그 기간을 정하는 게 가장 고민이었던 것 같아요.]

남성 육아휴직자 80% 이상이 생산성과 업무 집중도가 좋아졌다고 답해, 이를 '비용'으로 치부하는 시선도 차츰 줄고 있습니다.

[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 : 가족들을 위한 시간들을 근로자들이 충분히 쓸 수 있는 그러한 여건을 조성해 주면, 회사를 쉽게 그만두지도 않고 좋은 사람들이 지원한다. 이런 것이 외국에서는 이미 굳어진 굉장히 좋은 경영 전략이죠.]

그 결과 다른 주요 기업들의 남성 육아휴직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결국 관건은 대기업 중심의 실증 사례가 어떻게 전체로 퍼지게 하느냐는 것.

중견 중소기업 육아휴직 임금 보전 확대 등 관련한 정부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김학모·박현철,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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