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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만 줄어도 "급정거로 다쳤다"…허위 신고에 '골머리'

<앵커>

버스가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다쳤다면서 치료비를 요구하는 승객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일부러 다치는 경우도 있고, 또 다치지 않았는데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방을 앞으로 메고 버스 좌석에 앉아 있는 남성.

옆 차로에서 승용차가 튀어나와 버스가 속력을 줄이자, 남성은 창밖을 흘끔 쳐다봅니다.

그런데 버스 급정거로 갈비뼈가 부딪쳐 염증이 생겼다며 치료비 470만 원을 버스 회사에 요구했습니다.

장바구니를 끌고 버스에 타는 여성.

버스가 출발하는 동시에 자리에 앉습니다.

별 충격이 없어 보였지만 여성은 십자인대가 파열됐다고 주장하며 버스 보험에서 치료비 610만 원을 타냈습니다.

[이광호/시내버스 기사 : 부딪히지 않았는데 문소리에 놀랐다 하면서 허리가 아프니… 그런 일이 허다하다고 봅니다.]

뒤늦게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시내버스공제회가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버스회사에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승객이 다쳤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하면 버스기사들은 벌점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은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협조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를 노려 일부 승객들은 탑승 중 다쳤다고 허위 주장하거나 일부러 버스 문틈에 손을 넣기도 합니다.

버스 옆에 서 있다 몸을 갖다 대는 오토바이 기사들도 있습니다.

[김경만/사고 시내버스 기사 : '뺑소니는 신고를 안 할 테니까 오토바이 보험 처리만 해주라….' 손님을 좋은 방향으로 봐야 되는데 그런 방향으로 안 보는 거예요.]

지난해 버스의 급정거와 급출발 등으로 부상을 입었다며 치료비를 요구한 승객은 서울에서만 4천여 명으로 3년 사이 20% 넘게 늘었습니다.

지급된 보험금은 88억 원이 넘었습니다.

시내버스공제회는 상습 허위 신고자 등 대해서는 보험 사기 혐의로 형사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윤성,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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