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타이완의 '반도체 대선', TSMC는 누구를 뽑았을까?

[핫스프] (글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중국본색 썸네일

타이완 대선은 "반도체 보위전"이었나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기술전쟁 와중에서 치러진 타이완 총통 선거에 미중이 깊이 관여하는 이유는 뻔하다. 타이완의 전략적 가치는 4차 산업혁명의 쌀인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에 있다. 미국은 반도체 기술은 있지만 공장이 없고, 중국은 공장은 있지만 기술이 없어 5nm 이하의 첨단 반도체를 못 만든다. 반도체가 없으면 4차 산업혁명도 AI도 그림의 떡이다. 지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생성형 AI Chat GPT에 들어가는 Nvidia GPU 칩도 타이완의 TSMC가 만들어주지 않으면 꽝이고, 거기에 동시에 필요한 광대역 초고속 메모리(HBM)를 한국의 하이닉스가 만들어 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타이완 선거가 중요한 것은 친중, 친미가 그 자체가 아니라 5nm 이하의 첨단반도체 기술과 공장 그리고 생산의 미래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미중의 무력충돌로 인해 중국이 먼저 폭격하든, 중국의 손에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미국이 선제 공격하든, TSMC의 반도체공장에 폭탄이 명중하는 순간 전 세계는 난리가 난다.

자료: 동아일보, 23.6.29, 반도체 '2나노 전쟁'… 삼성-TSMC 생존게임

타이완을 폭격하거나 폭격하지 못하거나, 이유는 "반도체"


만약 타이완의 첨단 반도체 FAB가 파괴되면 미국은 첨단산업의 원시시대로 돌아가 중국과 같은 수준으로 추락한다. 중국은 미국과 제조업 격차는 다 따라잡았지만 "반도체"에서만 차이가 나는 것을 TSMC에 대한 공격 한 방으로 하향 평준화, 리셋이 가능하다.

중국이 타이완에 대해 말을 험악하게 하고, 실사격훈련을 하고 전투기를 타이완 영공으로 날리고 심지어 미사일을 타이완을 가로질러 날리지만 정작 단 한 번도 타이완 본토에는 실수로도 떨어뜨린 적이 없다.

미국을 크게 물 먹이려면 "앗 실수다"라고 핑계 대고, TSMC 4개 공장에 미사일 4발만 정확히 떨어 뜨리면 미국의 4차 혁명도, 생성형 AI Chat GPT에 들어가는 GPU로 꿀을 빨고 있는 Nvidia도 한방에 보낼 수 있다. 우주선을 달에 올리고 화성에 올라가는 중국의 실력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누워서 식은 죽 먹기다.

그럼에도 중국이 타이완을 폭격하지 않는 이유는 반도체 때문이다. 가만 내버려 두면 TSMC는 5nm가 아니라 3nm, 2nm, 1nm까지 개발할 텐데 이게 모두 개발되고 난 뒤에 만약 홍콩과 같은 방식으로 "일국양제", 아니면 홍콩보다 더 파격적인 조건의 "일국양제"를 해서 타이완을 접수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날로 먹고 4차 산업혁명에서 단숨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방세계에서는 중국의 타이완 공격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2025년 2026년 2027년 등 구체적인 시간까지 못 박아 나오지만 이는 대부분 미국에서 나온 얘기일 뿐이다. 중국은 미국과 당장 전쟁할 능력도 안되지만, 중국 본토가 "타이완이 독립을 시도하면" 무력으로 통일한다고 전제를 달고 떠들기는 하지만, 5년 뒤인지 10년 뒤인지 날짜를 못 박은 적이 없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그전에 통일전선공작이든, 소프트파워 전략이든, 타이완 국내정치 개입이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타이완을 차지하겠다는 심산이다.

중국본색

뒤집어 보자면, 미국이 타이완에 친중 정부를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이유다. 핵무기를 500기 이상 보유하고 있는 나라와 물리적 전쟁을 치르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 정말 붙었다고 하면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들어가는 ICBM을 보유한 중국과 서로 승자 없는 전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미국의 핵심경쟁력인 IT산업의 핵심부품이다. 미중 전쟁이 AI전쟁으로 확산되면서 AI는 이젠 군수산업이고 여기에 들어간 GPU는 군수물자이고 타이완은 핵심군수물자를 공급하는 무기제조창이다. 전쟁에서 핵심무기를 생산하는 공장을 적에게 내어 준다는 것은 전쟁포기다.

미국 입장에선 그 어떤 경우에도 친중 정부가 타이완에 들어서거나 타이완이 중국에 의해 흡수 통일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리고 만약 그럴 경우가 생기면 미국이 중국보다 먼전 TSMC공장을 폭파하겠다는 것이다. 백악관 안보 담당인 제이크 설리반이 직접 했던 말이다. 그래서 대만인들이 "일국양제"라는 이름으로 홍콩을 인수하고 탄압하는 중국도 못 믿지만 여차하면 TSMC공장을 폭파하겠다는 미국도 못 믿는 것이다.

TSMC는 누구를 총통으로 뽑았을까?

지금 미중의 전략경쟁 속에서 타이완을 지켜주는 것은 미국산 무기가 아니라 타이완의 반도체이다. 미중이 함부로 대만을 어쩌지 못하는 것도 첨단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때문이다. 작은 섬나라 대만은 대만을 지켜주는 "호국신산(護國神山)"이 다름 아닌 TSMC의 4군데 반도체 공장이라고 본다.

타이완의 상징 TSMC의 파운드리 FAB는 신주와 타이중, 타이난, 가오슝의 4군데에 분산되어 있다. TSMC는 중국의 무력침공과 지역적 안배를 통한 영향력 증대를 위해 기술유출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본, 독일에 FAB을 짓고 있다.

TSMC의 반도체 FAB소재지 / 자료 : 서울경제

타이완을 지켜주는 "호국신산(護國神山)"이 있는 TSMC의 4개 공장 소재지 유권자들은 이번 총통 선거에서 누구를 뽑았을까? 무기명 투표에 속내를 실었다고 보면 친중 성향의 국민당, 친미 성향의 민진당, 중도 성향의 민중당이 거둔 전국 평균득표율과 비교해 보면 답이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