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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선감학원 아동 유해 무더기 발견…진화위 "국가 공식 사과해야"

경기도 안산에 선감학원이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설립돼서, 1980년대까지 운영됐는데 8살 아이부터, 청소년들까지 부랑아 관리를 이유로 강제 입소시킨 뒤에 고문, 폭행을 일삼은 수용소입니다.

최근 암매장지로 지목된 곳에서, 피해 아동의 유해로 추정되는 치아와 유품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1970년대 선감 학원에 갇혀 5년간 탈출하지 못했던 아이는 어느새 60대 노인이 돼 다시 선감도를 찾았습니다.

유해 발굴 현장을 둘러보던 중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암매장당한 친구의 소지품을 단번에 알아채는 겁니다.

[이 모 씨/선감학원 피해자 : 저는 밤마다 괴롭힘을 당해야 했고, 그것을 보던 친구 하나가 '내가 너네 집에 가 가지고 너희 부모한테 얘기하고 부모를 데리고 올게' 라고 얘기하고 하고 갔는데 3일인가 지나서 그 아이가 죽어서 왔어요. (발견된 유품을 보니, 생전 친구가) 배고파서 굴을 까서 먹을 때 사용하던 그 칼이라고 생각을, 몸이 아프지만 반드시 와야 되겠다. (사실을) 밝혀야 이 친구가 이제 편히 잘 수 있겠다 싶어서….]

당초 이곳에는 고문 등으로 사망한 어린이 시신 최소 150여 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이중 분묘 40여 기를 시범 발굴한 결과, 당시 원생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 210개와 단체복 단추 등 유품 27점을 수습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진행했던 1차 시굴 결과와 합치면, 이곳에서 수습된 유품만 34점입니다.

진실화해위는 분묘 대부분의 길이가 110∼150㎝, 깊이도 50㎝ 미만이어서, 몸집이 작은 아동이 바르게 펴진 상태가 아니라 웅크리거나 굽혀진 상태로 묻힌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선감학원에 40년간 수용된 아동 청소년들은 4천689명, 섬에서 탈출을 시도한 824명 가운데 상당수는 탈출 도중 익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안산 선감학원 피해자들은 공권력으로부터의 피해 사실을 처음 인정받았고, 당시 시설 설립 주체였던 경기도는 공식 사과했습니다.

[김동연/경기도지사 (지난해) : 국가폭력으로 크나큰 고통을 겪으신 생존 피해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경기도지사로서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당시 진실화해위는 국가가 사과하고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과 배상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최기상/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국정감사) : 경기도지사께서 공식적인 사과를 하셨는데요. 혹시 행정안전부에서도 이 진화위의 권고를 받아들여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시고 피해 회복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 있으십니까? 어떠십니까?]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해 국정감사) : 네, 저희가 검토해 본 다음에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뚜렷한 후속 조치는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진희/진실화해위원회 조사팀장 : 지난 1차 진실 규명 조사를 통해서 피해자는 국가 책임임이 명확하게 밝혀졌지만, 현재까지도 이것이 내 책임이라고 밝히는 책임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 현장을 생생하게 잘 전달해 주시지 않으시면 국가에서는 더 이상 이곳을 책임지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화해위는 시굴 결과를 반영해 오는 12월 2차 진실규명 결과를 발표하고 경기도에 전면적 발굴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국가의 사과와 후속 조치 사항들이 조속히 이행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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