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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8개월, 현장은…"소득 줄고 위험 늘었다"

<앵커>

화물기사들의 과속, 과적 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운임제'가 폐지된 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화물차 기사들은 소득이 많이 줄었다고 말하는데, 정부는 대안으로 표준운임제를 제시했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7년 차 화물기사인 최광일 씨.

올 1월 안전운임제가 폐지된 뒤 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200만 원가량 줄었습니다.

기름값과 보험료, 할부금 등을 빼면 어떤 달은 100만 원 안팎만 손에 쥐기도 했습니다.

[최광일/화물기사 : (차량) 할부금, 타이어 값, 기름값. 거기다가 운임은 떨어졌잖아요. 마이너스 날 때도 있어요. 그러면 또 대출 받아야 되고.]

화물기사 316명을 조사해보니, 안전운임제 폐지 이후 월 소득이 평균 137만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영조/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 사무국장 : (소득 보전을 위해) 일을 늘리는 거죠. 어떻게든. 그러다 보면 당연히 잘 잠 못 자게 되는 것이고….]

최저가 운임 경쟁도 부활했습니다.

화물 운송 계약은 화주가 운송사에 배송을 요청하면 운송사가 화물 기사들에게 일감을 배정합니다.

지난 4월 일부 운송사들은 고객사의 요구라며 운임을 '1년 전 수준'으로, 지금보다 12%가량 낮추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부산 운송사 대표 : 화주가 최저가로 응찰한 운송사에 물량을 주게끔 모든 행정을 펴는데 우리가 방법이 없잖아요. 운임이 30%씩 막 이렇게 (낮춰서) 써내요. 입찰을.]

정부는 안전운임제 대안으로 지난 2월 '표준운임제' 추진을 발표했습니다.

운송사에게 최소 운임 지급 의무를 지우고, 운임 결정 구조를 바꾸겠다는 겁니다.

이에 맞서 야당은 안전운임제 영구 도입안을 발의했지만 여야 갈등 속에 국회에서 방치되고 있습니다.

제도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구조적인 운임 하락과 생계유지를 위한 과속 과적 운전 등이 다시 등장하고 있어, 빠른 대안 논의가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VJ : 김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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