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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을의 기억…4.3 희생자 추정 유해 2구 수습

<앵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삼밧구석이라는 곳은 4.3 당시 사라져 잃어버린 마을로 불립니다. 75년가량 세월이 지나 이곳에서 7살에서 10살 전으로 보이는 4.3 희생자 추정 유해 2구가 수습됐습니다.

안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3 잃어버린 마을 '삼밧구석'이 있던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입니다.

삼밧구석은 4.3 당시 임 씨 집성촌으로 46가구가 살았는데, 주민들은 토벌대를 피해 큰넓궤로 피신했습니다.

지난달 이곳 농경지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수습됐습니다.

서귀포시 안덕면 지역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밭 주인이 20여 년 전 밭 정비를 하다 처음 발견했고 지난 3월 제보하면서 발굴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신원호/밭 주인 (84세) : 그때 당시에 총을 맞았던지 어떻게 해서 여길 다 급하니까 일부 뭐 제대로 묘를 못 쓰거든요. 그렇게 한 거 아닌가 추측하죠.]

발굴 조사에서 머리뼈 위주의 유해 2구와 숟가락 2점이 확인됐습니다.

치아 상태 등을 봤을 때 7살에서 10살 전후 어린이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유해의 잔존 상태가 좋지 않아 면밀한 감식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박근태/(재)일영문화유산연구원장 : 봉분에서는 유해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봉분안에서는. 그런데 봉분 밖으로 벗어난 지점에서 두개골 중심으로만 확인이 됐는데….]

발굴 현장에서는 유해를 옮기기 앞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운구 제례가 거행됐습니다.

제례 상에는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과자도 올려졌습니다.

[김창범/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 미혹한 저희는 비명에 가신 분들을 제대로 감장(장례)하지도 못했나이다. 어디 그뿐이겠나이까. 누가 어디에 얼마나 묻혔는지조차 정확히 알지도 못하옵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유해에서 시료를 채취한 뒤 유전자 감식을 거쳐 희생자 신원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부현일 JIBS)

JIBS 안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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