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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허를 찌르는 날카로움…김범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

[FunFun 문화현장]

<앵커>

문화현장, 오늘(8일)은 전시 소식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또 다르게 볼 수는 없는지, 현대미술가 김범은 회화와 설치, 영상을 망라하며 상식과 통념의 실체를 파고듭니다.

이주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김범 개인전 : 바위가 되는 법 / 12월 3일까지 / 리움미술관]

전시 '김범 개인전 : 바위가 되는 법'

망치의 손잡이 가운데가 불룩합니다.

임신한 여인의 의인화로 사물에 생명을 부여한 것입니다.

반면에 칠판을 바라보며 비디오 강의를 듣고 있는 사물들은, 자신들이 도구에 불과하다는 교육을 열심히 받고 있습니다.

현대미술가 김범은 이렇게 상식과 통념을 거부합니다.

전시 '김범 개인전 : 바위가 되는 법'

사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사자의 외형만 본뜬 종이의 뒷면은 거칠고 어설프게 구성한 내장 기관입니다.

[유지원/리움미술관 큐레이터 :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실제 사자와 괴리가 있는지,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이 얄팍하고 피상적인지 경종을 울리는 그런 작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노란 비명" 그리기>, 2012 : 화면에 활기가 생길 때까지 붓 터치를 해줍니다. 아아아아!]

소리인 '비명'에 색채 '노랑'을 부여하고 그것을 회화로 표현한다는 설정입니다.

농담처럼 가벼우면서도 허를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습니다.

[김성원/리움미술관 부관장 : 김범 작가는 아주 많이 생각하고, 아주 적게 표현한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가 우리의 인지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단번에 일깨워주는 작업이죠.]

기하학적인 문양의 인테리어는 쥐와 박쥐 패턴의 반복을 통해 시각적 인지를 비틉니다.

거대한 미로 퍼즐 역시 압도적인 미적 체험 이면에 문제 해결 본능을 자극합니다.

[김성원/리움미술관 부관장 : 특유의 재치로 우리를 웃게 만들지만, 우리에게 자기 성찰의 장을 열어주고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회화와 설치, 영상 모두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는 작품들로, 개념을 추구하는 현대미술이지만 한 땀 한 땀 수고를 아끼지 않는 치열함이 돋보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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