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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무료급식소…사라진 노숙인들, 어디로?

<앵커>

감염 위험 때문에 무료 급식소 대부분이 문을 닫았습니다.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은 라면 한 개로 하루를 때우며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루 8백 명이 찾는다는 부산 동구 부산진역 앞 무료급식소, 입구에는 출입을 금지하는 긴 줄이 설치돼 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운영을 잠정 중단한 것입니다.

이 무료급식소는 부산에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1일 다음 날부터 운영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부산의 확진자가 없었던 한 달 전 무료 급식을 위해 노숙인들이 수백 미터 넘게 줄을 서던 모습과 대조적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은 감염병보다 배고픔이 더 무섭다고 말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정길/우리나눔봉사단 이사 : 전쟁이 나도 (무료)급식은 하겠다고 했는데 이 문제는 전쟁을 떠나서 전파가 되니까..]

부산의 무료급식소 50여 곳 대부분 운영이 중단된 상황, 노숙인지원센터과 연계된 지정 식당도 코로나 여파로 식사 제공을 중단했습니다.

[정태효/부산시 복지정책과장 : 식당을 지정해서 (노숙인들에게) 음식을 제공했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발생해서 제공하는 식당에 애로점이 있어서 (중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라진 노숙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부산역에서 만난 한 70대 노숙인은 하루에 라면 1개로 끼니를 때운다고 털어놓습니다.

[김 모 씨(72세)/노숙인 : 아침도 못 먹고 배고파 죽겠어요. (하루에 몇 끼 드십니까?) 하루에 라면 1개..]

부산역 인근의 노숙인 지원센터, 이곳에는 노숙인들을 위한 세탁실과 샤워실이 있지만 감염 위험 때문에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끼니 걱정뿐만 아니라 노숙인들의 생활 전체가 위협받는 상황인 것입니다.

결국 자원봉사자들은 노숙인들을 기다리는 대신 컵밥과 마스크 등 구호 물품을 들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자원봉사자 : (급식소 문 닫고 하면 식사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지원 단체에서) 라면 주고요. 빵 주고, 우유 주고. 이것도 고맙지.]

부산역 주변 노숙인은 약 100여 명, 자원봉사자들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합니다.

[유진규/부산소망종합지원센터장 : 일용 노동을 하는데 일거리가 끊겨서 노숙을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거든요. 하루빨리 전 국민들이 협조해서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결됐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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