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주유소 거점 퀵+택배 서비스…공유 경제의 새 발견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최근에 이른바 공유경제 시장이 급속도로 몇 년 사이 커졌는데, 요새는 여기에 주유소도 명함을 내밀고 있다고요.

<기자>

기존에 있는 전국의 주유소를 활용한 여러 가지 공유 모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퀵과 택배를 결합한 새 서비스를 한 번 보면요, 앱으로 요청을 합니다. 그랬더니 기사가 내가 와달라는 곳으로 1시간 안에 와서 내가 보내려는 물건을 받아갑니다.

여기까지는 퀵입니다. 기존에도 비슷한 방문 택배가 있었지만, 보통 기사님이 오시는 걸 하루이틀 정도 기다려야 되니까 이거는 퀵에 더 가깝죠.

그리고 이렇게 가져간 물건이 섬을 제외하면 한국 어느 곳에나 그 다음 날까지 배송됩니다. 이건 요즘 택배의 속도죠. 그리고 비용도 이렇게 우체국에 내가 직접 찾아가서 무게 달아서 택배를 부칠 때랑 같습니다.

요즘 이 서비스를 하루 1만 명 안팎 정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김민경/직장인 : 직업상 야근이 많거든요. (기존 방문 택배는) 언제쯤 오는지 모르니까, 그럼 문 앞에 내놨을 때 누군가 가져가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는데 정해진 시간에 방문해 주시니까 그게 편하더라고요.]

<앵커>

퀵처럼 빨리 가져가 주고 택배의 속도로 배송이 되는 건데, 이게 주유소랑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요?

<기자>

전국 국내 1, 2위 정유사 두 곳의 전국 주유소 420곳을 중간물류센터로 공유하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이 가능한 겁니다.

말하자면 에어비앤비가 집을 숙박에 공유하고, 또 요즘 얘기가 많이 나온 유료 카풀은 내 차랑 나의 출퇴근 시간을 공유하는 개념이라면 이 경우에는 주유소의 남는 공간을 공유하는 거죠.

내가 앱으로 신청을 하면 내가 있는 곳 가까이 주유소에 대기하던 기사님이 나한테 오시기 때문에 한 시간 안에 오실 수 있는 겁니다.

이 기사는 주유소가 담당하고 있는 해당 구역 안에서만 이동하면서 택배를 모으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모은 짐을 주유소에 쌓아놓으면 기존의 택배회사 트럭들이 저녁때 와서 수거해서 다음 날까지 목적지로 보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음 날 배송이 가능한 거고요, 사실 이렇게 주유소 공간에 대한 공유가 앞으로 IT 기술과 결합해서 우리가 기존에 익숙한 물류의 개념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일단 주유소는 어디나 있죠. 방금 말씀드린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필요했던 주유소 420곳이 사실 전국 주유소 중에서 3% 정도밖에 안 되는 수입니다. 그러면서 결정적으로 주유소이기 때문에 차, 큰 트럭이 들어오고 나가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주유소 떠올려보시면 지금 딱히 다른 사업을 같이하기에는 애매한 정도 크기의 자투리 공간이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일단 셀프주유소로 많이 바뀌면서 사무실 공간이 줄어든 곳도 있고요, 또 알뜰 주유소들이 늘어나면서 요새는 주유소에서 휴지나 생수 공짜로 주는 영업을 많이 안 하잖아요, 그런 서비스 물품들을 쌓아두는 공간들이 예전 주유소들에 남았습니다.

안 그래도 주유소의 영업 형태가 달라져 왔는데 여기에 최근에 공간 공유의 개념이 결합되기 시작한 겁니다.

[최홍필/주유소 지점장 : (사은품) 휴지 창고로 사용했던 땅을 (빌려줬더니) 임대료가 많진 않지만,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고요. 왕래가 좀 잦아지면서 주유소도 활성화돼서 매출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도권만 벗어나도 굉장히 큰 주유소들 많잖아요, 그런 데서는 이런 개인 택배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어떤 물류 사업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래서 지난달부터 일단 전국 20곳의 주유소를 통해서 다른 서비스들과 연계된 보관함 설치도 시작됐습니다.

일단 그냥 물품 장기 보관 서비스도 있고요, 또 세탁물 배송대행 서비스도 들어왔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편한 시간에 주유소 보관함에 세탁물을 갖다 놓으면 업체에서 가져다가 세탁을 끝내고 나중에 또 갖다 놓는 식인 거죠.

또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 간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있죠. 여기서 누구랑 물품을 주고받기로 했다, 그러면 내가 집 근처 주유소에 놓고 가면 상대방이 자기 편한 시간에 와서 가져가는 방법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중소 쇼핑몰들 배송 대행 서비스도 이렇게 주유소 통해서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입니다.

공유경제 핵심은 보통 전문가들은 기존에는 그냥 방치돼 있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새 가치를 만드는 거라고 정의를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전통적 사업 중 하나였던 주유소도 이 공유의 개념을 통해서 물류 허브로 새롭게 개발되기 시작한 첫 번째 단계를 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