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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쉴드, 피해자에게 2차 고통" 오지혜, '미투' 소신 발언

"가해자 쉴드, 피해자에게 2차 고통" 오지혜, '미투' 소신 발언
배우 오지혜가 용기있는 고백을 한 성추행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오지혜는 1일 SNS에 "자고 일어나면 내 지인들이 광장으로 끌려나와 돌팔매를 맞고 있는 모습을 봐야하는 민망하고 서글픈 요즘이다."라고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라는 의미의 성폭력 고발 운동)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을 밝혔다.

그러나 용기있는 고백을 한 피해자에게는 격려를,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감싸는 이들을 향해서는 비판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오지혜는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sns상에서 점점 늘어나고 심지어 sns에 올린 사과문에다 “힘 내세요”라는 응원(?)의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큼 많아서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sns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우리 모두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분쌓기는 사석에서!>라고 말하고 싶다. 믿어주는 것과 두둔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난 내 아이마저도 “ㅇㅇ는 어떤 아이에요?”라고 묻는 질문에 “내가 알기로는”혹은 “나한테는” 이란 전제를 하고 말한다. 나한테 멋진 딸이라고 밖에서 누구에게나 멋진 인간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족도 아닌 사람을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미련한 말이며 피해자가 볼 게 뻔한 공개된 곳에다 그런 말을 하는 건 2차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응원과 격려를 꼭 하고 싶으면 만나서 하거나 비밀댓글을 이용하시라."라고 당부했다.

오지혜는 연극과 브라운관, 영화를 오가며 왕성한 활약을 펼쳐온 연기파 배우다. 원로배우 오현경, 故 윤소정 부부의 딸이기도 하다.

-다음은 오지혜가 남긴 글 전문-

자고 일어나면 내 지인들이 광장으로 끌려나와 돌팔매를 맞고 있는 모습을 봐야하는 민망하고 서글픈 요즘이다.
인간관계 망이 다 ‘거기서 거기’이기에 이런 심정은 소위 ‘같은 동네’에 있는 또 다른 지인들 역시 마찬가지리라.

그런데 민망함에서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sns상에서 점점 늘어나고 심지어 sns에 올린 사과문에다 “힘 내세요”라는 응원(?)의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큼 많아서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sns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우리 모두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분쌓기는 사석에서!>라고 말하고 싶다. 믿어주는 것과 두둔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난 내 아이마저도 “ㅇㅇ는 어떤 아이에요?”라고 묻는 질문에 “내가 알기로는”혹은 “나한테는” 이란 전제를 하고 말한다. 나한테 멋진 딸이라고 밖에서 누구에게나 멋진 인간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족도 아닌 사람을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미련한 말이며 피해자가 볼 게 뻔한 공개된 곳에다 그런 말을 하는 건 2차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한다.
(응원과 격려를 꼭 하고 싶으면 만나서 하거나 비밀댓글을 이용하시라.)

물론 나 역시 사실이 아니길 바라기도 했고 이윤택 같은 괴물과 그 죄질의 레벨차가 크니 좀 덜 때려줬으면 하는 생각도 했고 조심하지 못한 그가 혹은 그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죄질의 레벨을 결정하고 벌의 수위를 정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 입장에선 그런 구분들이 아무 의미가 없기에 우린 일단 우리가 존경해온 그들의 실추된 명예나 상처받은 우리 마음보다 피해를 입고도 오랜 시간 말조차 하지 못했을 피해자들의 아픔과 현재 그들의 용기에 집중해야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소위 ‘쉴드친다’고 하는 행동의 기저엔 그 사람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의 크기 못지않게 ‘그런 짓을 저지른 사람과 내가 친구인 사실’을 견딜 수 없어서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내 친구가 그럴 리 없어.”(내가 쪽팔린 걸 견딜 수 없어)가 더 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2차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실망을 한다는 건 주겠다 약속한 적 없는 가치와 이미지를 나혼자 만든 판타지가 무너지는 것일 뿐 그들이 딱히 갑자기 나빠진 건 아니며 우리도 권력을 갖게되면 (권력은 상대적인 것이니 현재진행형일 수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법이니 넘 크게 좌절할 필요도 넘 과하게 흥분할 필요도 없이 이 <피 없는 혁명>이 가져올 진보된 시스템을 기다리며 무엇을 성찰할 것인지와 어떻게 협력해야 할 지를 고민했음 좋겠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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