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문학을 미술로 번역한다"…젊은 미술학도의 공공외교

[월드리포트] "문학을 미술로 번역한다"…젊은 미술학도의 공공외교
 프랑스에 있는 젊은 한국 미술학도들이 우리나라를 알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프로젝트 하나가 탄생했다. 작업 이름은 ‘글을 그리다’이다. ‘가나다라’ 한글을 그림으로 그리자는 게 아니다. 소설이나 시 같은 한국 문학을 이미지화해 보자는 것이다. 한글이란 텍스트를 프랑스어라는 텍스트로 옮기는 게 아니라, 텍스트를 비주얼로 번역해 보자는 시도다.

6개월에 걸친 작업의 결과물이 파리 15구에 있는 갤러리에 걸렸다. 예비작가 4명이 만든 작품엔 한국적 정서가 가득 담겨 있었다. 작품 옆에 붙은 제목을 보면 향수, 소나기, 동천, 그 여자네 집 등이다. 한국인에게 낯익은 문학 작품 제목과 같다. 각각의 문학 작품이 담고 있는 주제와 소재를 모티브 삼아 이미지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는 작가의 순수 창작물로 보일 것이다. 표현 기법도 다양했다. 각자의 전공과 소질에 따라 자수, 도자기, 수채 등을 이용해 문학작품을 형상화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은주(27살, 프랑스 리모주 국립 고등미술학교 졸업) 씨는 “한국 문학의 아름다움을 미술을 통해 외국인에게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학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는 친근한 접근을, 한국문학에 관심 있는 외국인에게는 더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게 만들어보자는 게 작업의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감상한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퐁트느와 씨는 “해당 문학작품을 읽지 않았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그림을 보고 알았다”며 “문학과 미술의 조화가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도 “한국 문학을 잘 모르지만 미술 작품을 통해 한국문학이 서정적이고 독특한 느낌이 있다”며 “신선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월드리포트_640
이 프로젝트는 “우리 모두가 외교관이 되자”는 우리 외교부 공모전에서 시작했다. 예비 작가들은 이른바 ‘공공외교’ 사업에 참여했다. 공공외교는 정치, 경제분야에 집중된 정부간 전통적 외교가 아닌, 민간인이 문화, 예술 등을 매개로 외국인들과 직접 소통해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활동이다.
월드리포트_640
예비 작가들이라 작품이 전문가 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을 알리고자 하는 열정과 아이디어는 높이 살만 했다. 한국 문화가 K-팝, 드라마 한류, 한식에만 머무를 수는 없지 않은가. 공공외교가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알리는 ‘젊은 피’ 역할을 하길 기대해 본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