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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LPGA 허윤경 "내년엔 올해 준우승 수 만큼 우승할 것"

"비거리 늘고 연장전 징크스 떨쳐 자신감 최고"

[취재파일] KLPGA 허윤경 "내년엔 올해 준우승 수 만큼 우승할 것"
다소곳하고 수줍은 미소에 호쾌한 장타를 날리는 허윤경 프로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23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2회에 준우승 3회,상금 2위(7억원 돌파),톱텐 피니시율 2위(60%), 대상 포인트 3위,평균타수 4위(71.19타) 등 각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많은 남성 팬들을 몰고 다녔고 KLPGA의 톱스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시즌 막판 5개 대회의 성적만 놓고 보면 (최근 순서대로) 2위· 2위· 1위· 4위· 10위로 투어 최고 수준입니다. 시즌 종료 후에도 각종 일정으로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허윤경 프로와  잠시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Q. 올시즌을 돌아보면?
"제가 생각해도 올 시즌은 정말 잘했던 것 같아요. 시즌이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였어요. 막판에 샷 감이 절정에 올라왔었거든요."

Q. 연장전의 단골 손님이었는데 4번 연장전을 치러서 딱 한 번 우승했으니 아쉬움도 많겠네요?
"앞에 세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졌을 때는 속이 많이 상했어요. 정말 이러다 연장전 징크스 생기는 것 아닌가?  내가 멘탈(정신력)이 약한가? 이런 생각들로 스트레스를 좀 받았어요. 그런데 마지막 연장전(서울경제 클래식)에서 시즌 5승을 기록한 김효주라는 벽을 넘은 게 컸어요. 연장전에서 처음 이긴건데 단순한 1승이 아니라 징크스를 깨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가 됐죠."

Q. 그래도 마지막 대회(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 역전패는 뼈 아팠을 것 같은데요?
"아, 그 대회 최종라운드는 제가 지키지 못했다기 보다 전인지 프로가 워낙 잘 한 거라고 봐야죠. 10번 홀 샷 이글에, 그 다음 홀도 연속 샷 이글 할 뻔 했잖아요. 그렇게 신들린듯한 샷 감으로 쫓아오는데 저도 속으로 '참 재미있는 승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살짝 흥분이 되더라구요. 그래도 나름대로 흔들리지 않고 실수 없이 공동선두 자리를 잘 지켰어요.

그러다가 17번 홀에서 전인지 프로가 어려운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앞서 간거죠. 그러니 저도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었어요. 티 샷이 깎여 맞아서 제 거리가 안났기 때문에 두번 째 샷은 어떻게든 핀 30미터 지점에 갖다 놓아야 했죠. 그래야 버디로 연장전을 노릴 수 있었니까요. 멀리 보내기 위해서 유틸리티 대신 스푼(3번 페어웨이 우드)으로 쳤는데 또 깎여 맞으면서 오른 쪽 물에 빠져버렸어요. 그 장면이 제일 아쉽긴 하죠."

Q. 준우승 횟수가 우승보다 많네요?
"2010년 1부투어에 들어왔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준우승만 9번이예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SNS에 '너무 얌전하고 착하기만 한 거 아니냐? 정신력이 약한게 아니냐?' 라는 댓글니 올라오면 섭섭하기도 하고 제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해요. 지금 샷 감 좋으니까 내년엔 준우승 횟수만큼만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올해 준우승이 3번이니까 내년엔 3승을 해야되나? (웃음)"

Q.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군요. 2010년 239.68야드(58위), 2011년 240.15야드(43위), 2013년 255.92야드 (21위), 2014년 261.05야드 (7위). 이렇게 비거리 늘리는 비결이 뭔가요?
"제가 상체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해요. 팔 근력을 많이 키웠죠. 동계 훈련 때 스윙 플레인도 바꿨어요. 백 스윙을 80%로 줄이고 왼 팔로 리드하던 종전 스윙에서 오른 팔이 리드하는 쪽으로 바꿨더니 임팩트가 좋아졌어요. 그리고 올해부터 바꾼 클럽이 저에게 딱 맞는 것도 비거리 향상에 도움이 됐죠. 거리가 느니까 확실히 골프가 더 재미있고 쉬워지더라구요."
KLPGA 허윤경
Q. 외모가 윤채영 프로와 비슷하다는 말  안들어봤어요?
"네,그 얘기 자주 들어요.대회장에서 저를 보고 '윤채영 파이팅!'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제가 봐도 채영이 언니가 앞에 갈 때 저랑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랄 때도 있어요. 캐디 분들도 가끔 헛갈린다고 하시더라구요.(웃음)"

Q. 앞으로 일정은?
"12월 8일 KLPGA 대상 시상식 끝나면 바로 친구들과 스키장에 갈 거에요. 스키를 잘 타지는 못하지만 리프트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설원을 내려다 보면 가슴이 탁 트이고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거든요."

Q. 12월 12일 중국에서 개막하는 현대차 차이나여자오픈은 안 나가요?
"이번 대회는 안 나갑니다. 중국 대회는 저랑 안맞는거 같아요. 중국 대회만 가면 이상하게 배가 아프고 몸이 여기저기 고장 나서 고생만 하다 왔던 기억 밖에 없거든요. 이건 다른 얘기지만 중국에서 이런 일도 있었어요. 2013년 3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유럽 여자프로골프투어(LET)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참가했었는데 아직까지 그 대회 상금(2,532유로, 350만원)을 못 받았어요. 대회 주최  측에서는 통장 사본을 보여주면서 송금했다고 주장하는데 웬일인지 제 통장엔 분명 입금이 안됐어요. 뭔가 일이 꼬인건데 돈을 떠나서 기분이 찜찜하더라구요."

Q. 동계훈련은 어디로?
"스키장 다녀와서 내년 1월 둘째주 쯤에 베트남으로 전지훈련 갑니다. 그리고 2월 3일 미국 LA로 이동해서 동계훈련 계속하다가 3월 말 L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내년 대회 명칭은 'ANA 인스퍼레이션')에 출전하고 4월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Q. 어머니가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에 맡기면 계약서 같은 거 작성할 때 도움이 되겠지만 제 주변에 그런 거 도와주시는 변호사 분도 계시고 엄마랑은 마음 터 놓고 이런 저런 얘기 다 할 수 있어서 편한거 같아요."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던 허윤경 프로는 인터뷰하는 동안 때론 깔깔대고 환하게 웃으면서 가까운 친구와 수다를 떨 듯 격의 없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표정에서 내년 시즌 그녀의 더 큰 활약이 기대됩니다.

*참고 : 허윤경의 클럽 구성
드라이버(9.5도)  3번 페어웨이 우드(13도),  22도 유틸리티
4번 드라이빙 아이언, 5번~10번 아이언, 52도 웨지, 58도 웨지 (이상 혼마),
퍼터(일자형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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