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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김부선 인터뷰 중 끝내 눈물 "보람 있었다"

영화배우 김부선 (난방비 비리 제기)

▷ 한수진/사회자:

영화배우 김부선 씨가 최근에 한 폭행사건에 연루되었습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반상회가 열렸고, 그곳에 참석한 한 주민과 몸싸움이 일어난 건데요. 처음에는 한 연예인의 폭행사건으로 보도가 되었는데, 알고 보니 아파트 주민 간에 난방비를 둘러싼 오래된 갈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해당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는 한겨울에도 난방비가 0원, 그러니까 난방비가 전혀 부과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부선 씨가 이 사실을 알고 주민들을 대표해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던 건데요. 어제 서울시 관계자도 ‘김부선 씨가 제기한 난방비 관련 비리가 사실’이라는 입장까지 밝혔고요. 해당 구청인 성동구청도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이 문제를 제기한 영화배우 김부선 씨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김부선 씨, 나와 계십니까?
[아리]김부선 폭행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여러 가지로 참 마음이 참 편치 않으시죠?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보람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보람 있으시다고요. 어떤 뜻인가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한 10년 동안을 아파트 난방 비리에 대해서 무던히 애를 썼으나 몇 번 좌절하고, 이걸 내가 만약 밝히면 우리 사회가 좋아지고, 또 내 딸들이 좋아지고, 내 딸들의 딸들이 좋아진다, 누군가는 해야 되는데 그게 나라면 내가 기꺼이 하겠다.

▷ 한수진/사회자:

언제부터 이 아파트에 사셨어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2003년이요.

▷ 한수진/사회자:

2003년도부터 이 아파트에 사셨는데.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이사 오자마자 너무너무 난방비가 80만 원인가 나와 가지고. 어쨌든 넘어갔는데, 앞집을 물어본 거예요, 12년 전에. 그랬더니 3천 원이 나온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3천 원이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네. 그런데 거긴 5인 가구에요. 부부, 어린 아이들 둘, 나이든 할머니 한 분. 근데 3천 원이 나온 거예요. 난방비가 전월도 나오거든요, 전월 비교되는. 전월에는 만원이 나왔어요. 쇼킹하죠?

▷ 한수진/사회자:

같은 크기의 아파트인데?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바로 앞 집요. 거긴 5인 살고, 매일 반팔입고 나오고.

▷ 한수진/사회자:

식구도 훨씬 많고. 아파트 크기는 같은데도 그렇게 차이가 났다는 말씀이시죠?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김부선 씨 댁은 80만원 가까이 나왔다고요. 상당히 많이 나온 거예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시고, 어떻게 하셨어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우연히 우리 동 대표, 우리 윗집을 갔어요. 그 사람들이 만원이 나왔는데, 어머 전년도도 만원이 나왔네, 계속?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이렇게 적게 나오느냐고 물어보셨을 것 아니에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자기네들은 딸집에 왔다 갔다 했대요. 그런데 그 사람의 전기(사용량)을 보니까 18만원이 나왔고. 저는 전기가, 우리 아파트 12년 동안 1만 5천 원 이상 넘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 이렇게 (난방을) 안 쓸 수가 있느냐고 하니까. 자기네들은 안 켰다, 딸집에 갔다, 그러다가 나중에 또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계량기가 불량이었다”

▷ 한수진/사회자:

계속 말이 바뀌었군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네, 계속 바뀝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서울시에서 직접 이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서 감사도 벌였다고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네, 네. 많이 안 낸 세대, 아주 납득할 수 없는 세대 중에서도, 사유서를 안 낸 사람들 있죠? 그런 사람들을 골라서 형사고발을 했다고 하는데, 극소수일 겁니다. 국내에 안 사는 사람들이나 사유서를 안 썼지. 10원, 20원 낸 사람들도 모두 사유서를 써서 제출했어요. 그러면 저는 그게 엉터리라는 거예요. “우리 전기장판 켰다, 우리 난방 안 켰다”라고 하면, 그냥 넘어간다는 건, 이거는 아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 감사에서 관리비가 전혀, 거의 안 나온 세대가 몇 세대나 되는데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300건. 536가구 중에 27개월간, 겨울만 4개월 쳐서 5년.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동절기 27개월 동안?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5년해서 27개월 동안 아예 제로인 가구, 10원도 안 낸 게 300건.

▷ 한수진/사회자:

300건이나 됐어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더 놀라시지 마세요. 42평에, 35평에... 100원, 200원, 1,500원, 2,000원, 9만원 미만이 무려 2,400여건. 제가 너무 너무 화가 났던 건, 그 세 모녀 자살사건 아시죠? 우리 국민들 전부 울리고 가신 분들. 그분들이 16평에 사시면서 20만원 주인한테 주고 가셨더라고요... (눈물) 그런데 이렇게 외제차 타고 다니고, 수십억짜리서 사는 사람들이...(눈물) 자기가 안 내면 누군가가 낼 거라는 생각을 해서, 누군가 한 사람만 문제제기를 했었어도. 그쵸? 서울시에서도 9만원 미만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해서 9만원 미만은 사유서를 써 내라는 것 아닙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9만 원 이하 나온 게 2,400건이나 되었다는 거죠.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네, 그 사유서 써낸 사람들은 다 그냥 통과라는 거죠. 전 동대표 아저씨가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그 때 12년 전에도 100건도 넘는 데가 공짜로 산다고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이야기들이 주민들 사이에서 있었군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12년 전에 전 동 대표한테 직접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밝히지 못했어요. 왜? 정보 제공을 안 해주고 소장이 오리발을 내미니까. 그때 제가 독을 품은 거죠, 이거 밝혀야 되겠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이 과정에서 마음 아픈 일도 겪으셨어요. 관리비 문제도 문제이지만, 이웃 간에도 반목이 너무 심한 것 같고, 갈등도 심한 것 같아요. 어쨌든 문제가 되었던 전 부녀회장이라는 분하고 서로 사과하고 푸시는 건 어떠시겠어요?

▶ 김부선 / 배우(서울 옥수동 A 아파트 주민):

그거 정말 고민입니다, 이웃 간에, 저는 제주도 사람이에요. 그냥 전부 가족이거든요, 시골은. 다 용서 할 테니, 안 낸 사람을 뭐라고 비난 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그냥 정직하게 마음열고 토론하자, 그리고 사이좋게 지내자. 꽃도 같이 심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상당히 격앙된 상태였는데,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계속해서 이 문제를 취재한, SBS보도국 시민사회부 류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류 기자, 김부선 씨가 상당히 격앙된 상태라서 저희가 이번 사건의 개요를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 류란 / SBS 기자:

일단 김부선 씨가 살고 있는 그 곳은 서울 성동구의 536세대가 입주한 총 9개 동 규모의 아파트입니다. 김부선 씨와 일부 주민들, 그리고 해당 지역구의 한 시의원이 지난 2012년 3월, 이 아파트 난방비 부과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서울시에 실태조사를 해달라고 진정을 냈습니다. 비슷한 생활을 하는 세대 간에도 격차가 커서. 앞서 김부선 씨도 말씀하셨지만, 세대 간 격차가 80만 원에서 어느 집은 0원 까지도 나오고 크다는 거죠. 서울시가 이에 따라 이 아파트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5년간 동절기, 그러니까 12, 1, 2, 3월에 해당하는 동절기에 해당하는 총 27개월 동안 부과된 1만 5천여 건의 난방비를 전수 조사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 세대에 대해서 다 조사를 했군요?

▶ 류란 / SBS 기자:

그렇죠. 조사 결과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는데요. 한겨울 난방량이 0으로 표기된 사례가 300건, 가구당 난방료가 전체 평균 18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9만원 이하인 사례가 2,398건이나 적발되었습니다. 결국 성동구청은 해당 아파트 관리 업체에 행정처분을 내리고, 올해 5월 성동경찰서 수사과에 수사 의뢰까지 해놓은 상태인데요.

거기다가 지난 6월에는 구청 담당직원과 열량계 판매 직원도 불러서 조사를 했습니다. 일부 입주민들이 난방비를 낮추기 위해서 이른바 열량계를 조작하거나 고장 낸 정황을 확인하려고 했던 건데요. 그 결과 정황이 확인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 관계자는 이에 따라 고의가

아닌 고장, 즉 기계 자체의 결함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체 고장이냐 고의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은 확인이 되지 않고 수사중이다... 어쨌든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김부선 씨가 제기한 의혹은 사실로 확인을 해준 셈이네요. 그런데 어떻게 난방비가 안 나올 수 있을까요?

▶ 류란 / SBS 기자:

김부선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중앙난방식입니다. 계량기가 고장이 났든 고의로 만져졌든 간에 실제 쓴 난방비보다 덜 나온 집이 있을 경우에는 그 덜 낸 만큼 공용으로 처리가 되는 겁니다. 단지 전체 가구가 균일하게 그걸 부담을 해야 되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계량기가 작동하는 가구는 실제 내야 할 난방비보다 더 부담하게 되는 거죠.

구청 측이 설명하는 경우의 수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두 가지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고장이냐, 고의냐 인데요. 우선 구청 측이 이 관리 업체를 관리 소홀로 행정 처분을 했다는 점을 주목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관리 업체는 수 십 가구의 난방비가 몇 년째 0원이 나오도록, 한 푼도 안 나오도록 무얼 하고 있었느냐는 건데요. 이 아파트가 1998년에 세워진 곳이니까, 전체적으로 시설이 노후화 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았다면 충분히 이상하다고 느끼고 관리업체가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계량기의 수명이 다했거나 배터리의 수명이 다해서 일어난 일이라면, 더 더욱이나 관리업체가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을 거란 뜻이고요.

두 번째 고의일 경우가 있는데요. 기존의 계량기는 사실 누구나 조금만 만지면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밸브를 만진다거나 열량계를 조작하면 충분히 돈이 안 나오게 할 수 있는 방법도, ‘난방비를 0원으로 만드는 법’이라고 해서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의 확률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 관리비 문제, 이번에는 난방비 문제로 특정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이런 일로 주민 간에 의가 상하고 하는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죠.

▶ 류란 / SBS 기자:

맞습니다. 이번 경우에는 그래도 김부선 씨를 포함한 주민들이 이상한 상황임을 빨리 감지하고 대처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명인인 김부선 씨가 개인 SNS와 포털 사이트, 그리고 주민들의 성명까지 받아가면서 적극적으로 알려왔던 셈이라 오히려 예외적인 상황이라고까지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대부분 아파트 주민들이 난방비를 포함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관리비가 어떤 식으로 매겨지는지, 또 이웃집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 때 그때 살펴보기라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 내역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고지서 전체 액수만 확인하죠, 보통?

▶ 류란 / SBS 기자: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워낙 아파트 관리비 비리가 많다는 여론이 많다보니, 비리 근절을 선언하고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지난 해 7월에는 ‘아파트 비리 척결을 위한 민관합동추진단’을 발족했습니다. 민원이 발생한 단지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벌써 지난 한 해 동안 34개의 아파트가 엄격한 실태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이렇게 문제가 적발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사안을 자치구에 통보하고, 형사처벌 대상이 발견될 경우에는 사법 당국에 수사의뢰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워낙 조사 대상 단지가 많기도 하고, 전수조사라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비리가 확인되더라도 또 시장이 직접 규제할 수 없다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자치 구청장을 통해서 시정 명령을 내리는 게 지금 전부인 상황인데요. 이런 점은 한계로 꼽히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부선 씨가 대단한 일을 한 거예요. 사실 보면 주민들이 처음부터 같이 팔을 걷어붙인 건 아니라고 하고요?

▶ 류란 / SBS 기자:

네, 설득하는 작업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기까지도 참 어렵고, 그 과정에서 참 발품도 열심히 팔고 그렇게 노력을 해서 이렇게 아파트 관리비 문제, 난방비 문제에 대해서 제기를 했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정말 잘 살펴보고 꼼꼼히 살펴보는 것, 참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게 고장인지, 고의로 그런 건지 그야말로 주민들이 개입 된 건지, 관리소 측에서 알고 있었는지, 이 이 여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수사가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아파트 관리비를 둘러싼 갈등, SBS보도국 류란 기자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 [9월15일 8시뉴스] 김부선 주장은 사실…"난방비 0원인 곳 30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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