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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뿜는 버스 브레이크…정류장 매연 '비상'

<앵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보면 아무래도 조금씩 매연을 마시게 됩니다. 그때마다 몸에 해롭지 않을까 석연찮은 기분 느끼셨을 텐데 그런 걱정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버스 매연도 매연이지만, 일부 버스 브레이크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가루가 나오는 걸로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조기호 기자의 기종 취재입입니다.

<기자>

3, 4분 간격으로 줄줄이 버스가 오갈 때마다, 정류장 주변에는 먼지와 매연이 날아다닙니다.

승객들이 매연을 완전히 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매연이 좀 심하긴 해요.]

[윤여훈/직장인 : 안 좋다고 생각하죠. 매일 버스 타려고 여기에서 기다리는데 그거 다 마시는 거니까.]

이런 불안감이 과연 타당한 건지 알아보기 위해 대형차량 정비업소를 찾았습니다.

대형 차량이 멈출 때마다 작동하는 브레이크 라이닝 내부를 살펴봤습니다.

고압의 바람을 쏘니 라이닝 위의 시커먼 먼지가 주변으로 확 퍼져 나갑니다.

여기에 수리를 맡긴 대형버스 1대와 마을버스 1대의 브레이크 라이닝을 떼어 내서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대형버스 라이닝에서는 갈석면이 12% 검출됐고, 중형 마을버스에서는 백석면이 15% 검출됐습니다.

두 성분 모두 1급 발암물질입니다.

라이닝은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양쪽의 디스크가 벌어지면서 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데, 대형차량의 경우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마찰력이 더 크기 때문에 과거에는 라이닝 사이에 불과 열에 강한 석면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인체에 유해하다는 이유로 지난 2009년 이후 사용이 금지됐음에도 여전히 석면이 검출된 겁니다.

[전칠식/대한자동차대기환경협회 회장 : 이것이 벌어지면서 전체적으로 브레이크를 제동할 때 분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분진속에는 석면이 같이 외부로 유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버스가 멈출 때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석면 가루를 승객들이 마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환경부는 석면 라이닝이 유통될 리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유통 중인 시내버스용 라이닝 한 쌍과, 한 달 전에 장착한 라이닝 한 쌍을 다시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모두 10% 이상씩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1~2년에 한 번씩 교체되는 소모품인 브레이크 라이닝에서 금지됐다는 석면 제품이 여전히 장착되고 유통되고 있는 겁니다.

관계 당국의 전면적인 조사가 시급합니다.

(영상편집 : 이재성,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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