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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구글 2인자가 밝힌 미래의 구글은…"일상의 플랫폼"

선다 피차이 수석부사장과 일문일답

[취재파일] 구글 2인자가 밝힌 미래의 구글은…"일상의 플랫폼"
구글이 상장한 지 10년을 맞아 구글의 미래를 주제로 구글 선다 피차이 부사장과 인터뷰할 기회가 주어졌다. 서울에 창업 캠퍼스 설립 발표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피차이 부사장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뽑은 '모바일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인도에서 태어나 인도 공과대학에서 마친 뒤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석사,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매킨지&컴퍼니를 거쳐 2004년 구글에 입사한 뒤 승승장구해 현재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와 웹브라우저인 크롬의 총 책임자로서 미국의 IT매체들은 그를 '실질적인 구글 서열 2위'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인터뷰 시간이 20분에 불과해 준비한 질문도 다 물어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구글의 미래 전략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피차이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생태계'와 '플랫폼'을 강조했다. 심지어 페이스북도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개발자 집단'으로 정의했다. 이제 컴퓨터를 벗어나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온갖 사물이 연결된 사물인터넷 시대 '일상생활로 파고든 IT 플랫폼의 승자'로 우뚝 서려는 것이 구글의 미래 전략이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해봤다.
선다
Q. 상장 이후 10년간 눈부신 성장을 했다. 앞으로 10년 구글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구글이 상장한 지 10년이 됐다. 지메일, 구글맵, 크롬, 안드로이드, 유튜브 등과 같이 우리가 사람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툴을 만들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앞으로 기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도 구글은 프로그래머들이 혁신적인 것을 만들 수 있도록 그 토대와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할 것이다. 

Q. 구글의 서비스가 컴퓨터 안에서의 컴퓨터 바깥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미래 전략을 갖고 있나?

과거엔 소프트웨어란 컴퓨터 안에서만 돌아가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오늘날 무인 자동차나 테슬라 전기 자동차에서도 소프트웨어가 돌아간다. 로봇이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는 이제 컴퓨터 바깥으로 나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Q. 10년 뒤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은 얼마나 높은 수준까지 다다를 것으로 보나?

컴퓨터의 학습기능(머신 러닝)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구글 번역은 이미 전문 번역가 못잖은 실력을 갖췄고, 음성인식도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이런 인공지능은 인류가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구글 혼자 인공지능 툴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아니다. 개발자들이 쓸 수 있는 플랫폼 툴을 만들어서 다양한 인공지능 관련 기업과 프로그래머가 참여하는 생태계가 돌아가도록 할 것이다. 10년 뒤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진화할 지 나도 예측하기 어렵다.

Q. 구글 무인 자동차에 대해 한국인들이 관심이 많다. 현황과 전망은?

나도 무인자동차를 타봤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내 운전실력보다 무인 자동차의 컴퓨터가 더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무인차의 컴퓨터는 한눈 팔 일 없고, 위험한 상황에 더 빨리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인 자동차는 미래에 분명 상용화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아직 규제당국, 자동차 제조사와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어 상용화 시점은 추측하기 어렵다.

Q. 최근 인수한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군사용 로봇들이 구글을 통해 어떤 서비스로 실현될지 궁금하다.

 구글의 로봇 분야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진 것이다. 구글이 연구하는 로봇기술이 어떻게 상용화될지는 현재 밝힐 시점이 아니다.
선다
Q. 구글 검색은 어떻게 진화할까?

 앞으로의 검색은 컴퓨터가 사용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알아서 먼저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사용자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예측해 알려주는 게 우리가 출시한 '구글나우' 서비스다. 비행기표를 알아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할인된 비행기표가 나오면 구글나우가 알려준다. 컴퓨터는 그동안 사람이 해주길 원하는 일을 해줬지만 앞으로 컴퓨터는 사람이 말하기 전에 알아서 해줄 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컴퓨터가 먼저 놀러갈 곳을 추천하는 정보를 보내주고, 가족과 만난 지 오래됐으면 '오늘은 가족과 만날 때'라고 알려줄 수 있다.

Q. 한국 기업들과의 제휴 전략은?

구글은 최근 모바일 분야에 주력해왔는데 특히 한국을 모바일 산업이 가장 앞선 국가로 관심있게 보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최고이고, 구글플레이에 앱을 올린 프로그래머 수만 봐도 한국이 상위 5위 안에 든다.

삼성 LG와 같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관련 가장 중요한 협력기업들도 한국 기업들이다. 때문에 구글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서울 대치동에 구글 창업 캠퍼스를 세우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도전자들이 관심갖고 참여해주길 기대한다.

Q. 사실 구글 검색엔진이 자국 검색엔진(네이버, 다음)보다 뒤지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한국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시장 공략 전략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우리가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것들이 꽤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의 프로그래머들이 구글의 툴들을 이용하도록 지원 업무에 심여를 기울이고 있다. 검색엔진도 한국 시장에서 잘 작동하도록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한국인들이 크게 늘었다.

Q. 안드로이드가 상당히 개방 체제로 진행되다 최근엔 안드로이드 앱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든지 일관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런 변화는 어디서 비롯됐나?

우리는 안드로이드를 열린 생태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내가 알기로는 역사적으로 안드로이드보다 개방적인 컴퓨터 시스템은 없다. 우리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도 안드로이드를 자유롭게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삼성이나 LG가 만드는 스마트폰을 봐도 차별화를 많이 하지 않나. 우리는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앞으로도 게속 유지할 것이다.

Q. 삼성과는 타이젠 운영체제와 관련해 이슈가 있고, 구글TV 제조를 맡았던 LG는 안드로이드 TV에는 참여하지 않았는데, 한국 기업들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고 있는 것인가?

한국 가전사들과 수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그러한 협력을 할 때마다 우리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법이다. 파트너사들이 다른 기업과 협력하더라도 우린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도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한다. 중요한 건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 협력을 잘 하는 것이다. 파트너사와는 계속 긴밀한 유대관계를 이어갈 것이다.

Q. 구글 에릭슈미트 사장도 소셜 미디어를 놓쳤다고 실수를 인정한 바 있다. 최근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놀라울 정도고 심지어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서 보듯 페이스북이 동영상 서비스 분야에서 유튜브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데, 페이스북의 성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많은 기업이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페이스북도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개발자들이다. 구글은 자체 툴도 만들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다른 기업들이 참여하는 플랫폼과 생태계를 만드는 일을 중시한다. 이런 관점에서 페이스북의 혁신과 성장에 대해 우린 전혀 불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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