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교황 "세월호 십자가, 로마 가져가겠다"

교황 "세월호 십자가, 로마 가져가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받은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고 천주교 교황 방한위원회가 전했습니다.

'세월호 십자가'로 알려진 도보 순례단의 십자가는 사전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에게 전달됐습니다.

유 주교는 십자가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가 열리는 대전월드컵경기장 안 제의실에 미리 가져다 놨습니다.

방한위는 교황이 십자가를 가져가는 데 필요한 절차는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순례단이 진도 팽목항에서 아이들의 눈물이라며 떠 온 바닷물은 경기장에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어서 유족 스스로 교황에게 전달하는 것을 취소했습니다.

앞서 안산 단원고 학생인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와 고 김웅기 군의 아버지 김학일 씨 등으로 구성된 도보 순례단은, 지난달 8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십자가를 멘 채 단원고를 출발했고 그제 대전에 도착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생존 학생 2명, 유가족 8명 등 10명과 만나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졌습니다.

교황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들이 차례로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김학일 씨가 "300명의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십자가와 함께 있다"며 "억울하게 죽은 영혼과 같이 미사를 집전해달라"고 말하자 교황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교황에게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이 담긴 노란 리본과 팔찌를 건넸고, 교황은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이밖에 유가족은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유가족의 사진이 든 앨범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는 영문 편지를 전달했고, 생존 학생 2명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쓴 편지를 건넸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