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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혹행위 장교, 징계는 커녕…군무원 채용

<앵커>

우리 군이 갈 길이 왜 먼지 한가지 사례를 보여드리죠. 7년 전에 한 육군 병사가 지휘관과 선임병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휘관의 가혹행위가 직접적인 사망 이유로 지적됐습니다. 이 지휘관 어떻게 됐을까요? 달랑 서면 경고받고 넘어간 건 물론이고 나중에 전역하고 나서 군무원으로 다시 채용됐습니다.

김수형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병장 진급을 하루 앞둔 한현우 상병이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살 직전에 남긴 유서는 지휘관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7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6월에야 한 상병은 순직 처리돼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한철호/故 한현우 상병 아버지 : 우리 현우야, 정말 미안하다. 널 지켜주지 못해서.]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는 A 소령의 가혹행위가 자살의 직접적인 계기였다고 명시했습니다.

실제로 A 소령은 선임병들의 구타에 시달리고 있던 한 상병을 보호해주기는커녕 이유 없이 외박을 제한하는 식으로 괴롭혔고, 사고 당일에는 영창에 보내겠다고 통보한 뒤, 총기를 들고 경계근무를 서게 했습니다.

[A 소령/2008년 인터뷰 : 걔(한현우 상병)가 미운 짓 골라 했으니까 걔가 예뻤다고 얘기하면 거짓말이죠.
보호할 이유는 없었죠, 제가.]

그런데도 A 소령은 재판을 받기는커녕 서면 경고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징계를 하라는 국가인권위의 권고에 육군은 서면 경고도 징계라며, A 소령은 전역 후 군무원으로 재취업할 기회를 상실했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A 소령은 전역 직후인 지난 2010년 군 교도소 과장으로 특별채용돼 지금도 일하고 있습니다.

[A 소령/현 육군 교도소 과장 : 별로 좋은 기억도 아닌데 떠올리고 싶지도 않고, 말씀드리고 싶지가 않습니다. 기억을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서면 경고도 징계라던 육군은 A 소령은 징계를 받은 적이 없고, 금고 이상 형사처벌을 받았을 때만 군무원으로 채용할 수 없는 만큼 A 소령의 군무원채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한철호/故 한현우 상병 아버지 : 당사자들은 잘 먹고 잘사는데 내 새끼는 왜 여기에 누워 있는지 난 도저히 용납이 안됩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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