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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르는 우울증…"한국인, 감정표현 안 해 더 위험"

<앵커>

이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우울증이 꼽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들은 감정을 억누르고 표현을 잘 하지 않아서 병을 더 키우는 게 큰 문제입니다.

이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때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던 50대 여성입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만큼 증상이 심각했지만, 주변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유선미/가명, 우울증 경험 환자 : 뭐를 가져다줘도 다 싫고 오로지 죽고 싶다는 생각, 나는 세상에서 끝났다는 생각. 정말 무서운 병이에요.]

한 대학 연구팀이 한국과 미국의 환자 5천300명을 비교분석한 결과 우울증 심각도 진단 수치에서 우리나라 환자(14.58점)가 미국(19.95점)보다 30%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우울증이 자살 같이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는 경우는 오히려 한국환자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한국 우울증 환자 가운데(6.9%) 자살을 시도했거나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이 미국(3.8%)의 2배 가까이 됐습니다.

이런 결과는 한국 환자들이 우울감을 잘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고 병을 더 키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전홍진 교수/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혼났다든지 충격을 받았다든지 하면 그냥 순간적으로 억제가 풀리면서 극단적인 행동까지 할 수가 있어요. 억압되어 있다가 갑자기 한번에 폭발하거든요.]

따라서 지속적인 불면증이나 식욕 감소, 무기력함 같은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이 계속되면 숨기려 하지 말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정과 학교 등 주변에서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이를 잘 받아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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