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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찼던 신병 윤 일병, 이렇게 무너져갔다

<앵커>  

메모에서 보셨듯이 윤 일병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건강한 젊은이였습니다. 가해자들은 윤 일병이 말도 어눌하고 군 생활을 잘 못 해서 폭행했다고 말했지만, 앞 뒤가 바뀐 겁니다.

김수형 기자입니다.

<기자>

윤 일병 바로 윗선임으로 폭행에 가담했던 이 모 일병의 자필 진술서입니다.

윤 일병이 자대 전입 전 있었던 본부포대로부터 활기차고 일도 잘하는 신병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기분 좋게 후임병을 기다렸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처음에 온 윤 일병은 활기찬 모습으로 질문도 하면서 군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 병장 등 선임병들의 폭행 앞에 윤 일병의 열정은 순식간에 수그러들고 말았습니다.

무자비한 구타로 윤 일병의 다리를 다치게 해놓고는 도수 체조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며 윤 일병은 물론 이 일병까지 폭행하고, 하루 종일 얼차려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이 일병은 개처럼 행동해야 살 수 있다는 조언을 윤 일병에게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몸이 약한 윤 일병이 버틸 수 있는지 걱정이 돼 말과 행동을 고쳐야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충고도 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폭행과 억압적인 분위기에 짓눌리면서 윤 일병은 점점 어눌하고 표정이 어두운 병사로 변해갔습니다.

자신들의 폭력이 윤 일병의 몸과 마음을 무너뜨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가해 병사들은 입을 맞춘 듯 "말대답이 느리고 인상을 써서 폭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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