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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병, 온몸 멍든 채 '가족 면회' 기다렸다

<앵커>

윤 일병은 의무대로 전입한 뒤에 마지막 날까지 수첩에 꼼꼼히 메모를 해왔습니다. 한번 보겠습니다. 업무에 충실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면회와 외박을 학수고대했습니다.

안정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윤 일병이 숨지기 전까지 수첩에 작성했던 메모입니다.

3월 27일 작성한 메모에는 4월 11일이라는 날짜와 면회 또는 외박이라는 글씨가 써져 있습니다.

대대 확인과 행정반이라는 글자도 있는 것으로 보아, 면회나 외박이 가능한지를 부대 행정반에 알아보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3월 28일에 부대개방 행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윤 일병은 선임병들의 구타로 몸에 멍이 들고 다리를 절어 선임병들의 반강제적 권유로 가족과의 면회를 연기한 상태였습니다.

대신 2주 뒤인 4월 11일에 가족과 만날 꿈에 부풀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윤 일병이 작성한 다른 메모에는 업무를 익히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전화를 받을 때와 전화를 끊을 때 전화를 바꿔줄 때 해야 할 말을 일일이 적어놨습니다.

사단 의무대 같은 관련 사무실 전화번호와 의무반을 찾았던 환자들과 관련된 사항도 정리해 놨습니다.

신병으로서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윤 일병은 더 많은 메모를 남겼지만, 상당 부분은 윤 일병 사망 후 가혹행위가 알려질 것을 두려워한 선임병들이 찢어서 폐기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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