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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막히는 도심 터널…1급 발암물질 검출

<앵커>

도심 터널에서 정체가 심할 때 터널에 갇힌 배기가스가 차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저희 취재진이 정체 때 터널 내부를 조사해봤더니 1급 발암물질인 벤젠과 초미세먼지가 기준치보다 최대 5배나 많이 검출됐습니다.

기동 취재,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퇴근길 서울 남산 1호 터널 앞입니다.

터널 진입차량이 몰리면서 입구부터 정체가 시작됩니다.

유해물질 분석장치를 차량에 장착한 뒤 전문가와 함께 내부 공기를 포집해봤습니 다.

측정 시간은 20분으로 차량이 터널 내부 1.5km를 통과할 때 걸린 시간입니다.

포집한 터널 내부의 공기 성분을 분석했더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농도가 기준치보다 5배 많이 검출됐습니다.

장기간 노출되면 뇌 손상을 줄 수 있는 발암성 물질인 톨루엔과 에틸벤젠도 각각 세 제곱미터당 128, 103마이크로그램이나 나왔습니다.

초미세먼지는 대기 기준보다 최대 3배 이상 검출됐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긴 홍지문 터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남산 1호 터널보다 10분 정도 덜 막힌 홍지문 터널의 오염물질 농도가 상대적으로는 적었습니다.

벤젠은 기준치를 밑돌았지만 초미세먼지는 기준치의 2배 이상 검출됐습니다.

정체가 심할수록 차량이 터널에 오래 머물게 되고 발암물질 농도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게 수치로 입증된 겁니다.

[김조천/건국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환기가 굉장히 잘 되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차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으면 오염농도가 상당히 누적돼서…]

이곳은 홍지문 터널의 중간 부분인데요, 터널 내에서도 이 중간 쪽에서 초미세먼지와 블랙 카본의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터널에 갇힌 유해물질이 차량 내부로 얼마나 들어오는지 알아봤습니다.

차량 1대는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상태로, 다른 1대는 차단된 상태로 설정한 뒤에 차량 안의 벤젠 농도를 살펴봤더니, 전자의 경우 터널에 있던 벤젠의 70% 정도가, 후자는 30% 정도가 차량 내로 유입됐습니다.

국내 터널에는 발암물질을 측정하거나 제거하는 장치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터널 통과 때 반드시 유리창을 닫고 공기유입을 차단한 상태로 맞춰 유해물질이 스며드는 걸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김형진,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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