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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병장, 입대 직후 괴롭힘 당하다 폭행 주동자로

<앵커>

윤 일병을 숨지게 만든 주도자 이 모 병장, 괴물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병장도 입대 직후에는 폭행의 피해자였습니다. 폐쇄적인 군 문화가 그를 괴물로 키운 겁니다.

정형택 기자입니다.

<기자>

윤 일병을 죽음으로 내몬 이 모 병장도 3살 어린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입대를 미뤘던 착한 형이었습니다.

다른 동료 병사들보다 늦은 23살에 입대한 이 병장도 처음에는 군내 폭행의 피해자였습니다.

자대배치 직후 손가락이 부러진 사실을 모르고 작업을 하다가, 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나이 어린 선임들로부터 폭언과 구타를 당했습니다.

이 병장은 이런 사실을 상부에 신고했고 부대내에 배신자 소리를 듣게 되자 한 달 만에 스스로 요청해 지금의 부대로 전출됐습니다.

전출 직후 2013년 1월 실시한 적성적응도 평가에서도 이 병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공격적이거나 자기파괴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판정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병장은 관심병사로 분류되지 않았고 선임병이 돼서는 누구보다 악랄한 가해자로 변해 있었습니다.

군기를 잡는다는 미명 아래 직접 폭력을 휘두른 것은 물론, 윤 일병을 구타하라고 후임병들에게 명령했습니다.

이 병장은 윤 일병이 숨진 지 사흘 뒤에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죽은 윤 일병에게 미안하고 용서를 빌고 싶다며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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