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목격자 44명, 윤 일병 폭행 알고도 입 닫았다

<앵커>

오늘(6일)은 윤 일병 사건을 은폐라는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윤 일병이 한 달 넘게 거의 매일 얻어맞고 괴롭힘을 당하는 걸 동료 병사 수십 명이 알고 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입을 연 병사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핑계는 다양했지만 침묵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병사들의 침묵 속에 숨겨진 우리 군의 적폐를 찾아보겠습니다.

조성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숨진 윤 일병의 검안 보고서입니다.

3월 3일부터 숨진 전날까지 무려 36일 동안 매일 폭행을 당했던 윤 일병의 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상처투성이였습니다.

얼굴 12곳과 양팔 7곳, 가슴과 복부 2곳, 하체 19곳, 이렇게 모두 40곳에서 타박상과 찰과상이 발견됐습니다.

윤 일병이 숨진 뒤 조사 과정에서 같은 부대원 11명은 윤 일병이 맞는 장면을 목격했지만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군 수사기관에 진술했습니다.

응급처치 교육 현장에서는 교관인 유 모 하사가 윤 일병을 확성기로 폭행하는 모습을 병사 44명이 지켜봤지만 누구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분과 사람이어서 신경을 쓰지 않았다거나, 윤 일병이 맞을 짓을 한 것 같아서라는 그랬다는 병사도 있었지만 침묵할 것을 강요받았다는 진술도 있었습니다.

[이상열/28사단 헌병대장 : 남의 부대 일에 간섭하기도 싫고, 괜히 또 보고했다가 자기 몸도 안 좋은데 더 피곤해질 수 있다, 이런 생각에 보고를 안 했고…]

폭행을 막아야 할 의무지원관 유 모 하사는 주범 이 모 병장과 휴가를 나가 함께 성매매 업소를 찾는 등 규율도 엉망이었습니다.

나 하나쯤 못 본 척해도 괜찮겠지 하는 이기적인 부대 분위기 속에서 윤 일병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우기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