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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살인사건 용의자 검거…"시신은 남편과 내연남"

포천 살인사건 용의자 검거…"시신은 남편과 내연남"
'포천 빌라 고무통 변사 사건'의 살인 피의자인 50대 여성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발견된 시신 2구 가운데 1구는 이 여성의 남편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이 여성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다른 시신 1구에 대해 "길에서 우연히 만난 외국인 남성이고 자신이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오늘(1일) 남편과 외국인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이모(50·여)씨를 붙잡아 조사 중입니다.

이씨는 남편 박모(51)씨와 외국인 남성을 살해한 뒤 이들의 시신을 포천시내 자신의 집 고무통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전 11시 소흘읍 송우리의 한 섬유공장 기숙사 부엌에 숨어 있던 이씨를 검거했습니다.

검거 당시 이씨는 빨간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목격된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과 같은 복장입니다.

이씨는 울면서 "시신 2구는 남편과 외국인 남성이다"며 "잘못했다"고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공황 상태로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씨는 경찰에서 "길에서 만나 외국인 남성을 집에 데려왔는데 거실에서 다퉈 몸싸움을 벌이다가 스카프로 목 졸라 살해한 뒤 남편의 시신이 있던 작은방 고무통에 넣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앞서 숨진 남편에 대해서는 직접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가 자연사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외국인 남성을 언제 살해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인 뒤 내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여성 혼자 힘으로 남성을 목 졸라 살해하기 어려운 점, 휴대전화 기록, 외국인 남성과 만남이 잦았던 점 등을 토대로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검거 당시에도 이씨는 섬유공장 외국인 기숙사에서 스리랑카 출신 남성과 함께 있었는데 평소 자주 전화 통화를 했던 남성입니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이씨는 기숙사 옆 부엌에 문을 잠그고 숨어 있었으나 체포할 때는 순순히 응했습니다.

스리랑카인 남성은 처음에는 이씨의 소재를 모른다고 주장했다가 오늘 새벽 통화기록을 제시하며 계속 추궁하자 결국 이씨가 숨은 장소를 알려줬습니다.

그러나 이씨는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일단 이 스리랑카 출신 남성을 경찰서로 임의동행했고 우선 범인은닉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씨는 시신 발견 당시 집 안에서 혼자 울고 있던 8살짜리 아들이 전에 알고 지내던 외국인 남성과의 사이에 낳은 아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가 워낙 횡설수설해 진술을 전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 아이가 고무통에서 발견된 외국인 남성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유전자를 대조,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9시 40분 포천시내 한 빌라 작은방 고무통에서 남성 시신 2구가 발견됐는데 높이 80cm, 지름 84cm의 고무통 안에는 이불에 덮인 시신 2구가 들어 있었고 고무통은 뚜껑이 닫혀 있었습니다.

아래 부분에 있던 시신은 장판에 덮여 있었으며, 위 시신은 얼굴에 랩이 싸여 있고 목에 2m 길이의 스카프가 감겨 있었습니다.

경찰은 어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고 아래 시신은 지문이 나와 이씨의 남편으로 확인됐습니다.

위 시신은 부패가 심해 신원을 확인하는데 이르면 5일, 길면 6주 이상 걸린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이씨의 진술로 위 시신은 일단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 남성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안방에서는 8살짜리 남자아이가 TV를 켜놓은 채 울고 있다가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아이를 병원으로 옮겨 영양 상태 등을 검사했고 다행히 건강에 이상 소견은 없었습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 아이가 현재 정신과 병동에서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처음 입원했을 때와 달리 안정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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