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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까지 '쿵'…해마다 사라지는 백사장

<앵커>

바다의 계절이 시작됐는데 백사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속초 해수욕장에 설치됐던 지난 겨울의 CCTV 영상입니다. 백사장 모래가 점점 깎여나가면서 지난 1월, 이렇게 망루가 쓰러집니다. 한 달이 지나니까 파도가 더 깊숙이 밀려들어 와서 또 다른 망루와 가로등까지 망가뜨립니다. 임기응변으로 모래를 공수해다가 백사장을 복원했지만 이런 식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해마다 사라지는 백사장이 축구장 7배 넓이입니다.

박현석 기자가 긴급점검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삼척의 한 해변입니다.

이곳은 복구가 어려울 정도로 연안침식이 진행돼 있습니다.

낭떠러지처럼 변한 백사장에서 해수욕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방풍림으로부터 저 바위까지가 원래 백사장이었습니다.

연안 침식으로 지금은 절반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깎여나간 백사장이 4년째 방치되면서 민박 등 관광업에 종사하던 일부 주민은 더 버틸 재간이 없어졌습니다.

[김양수/원평해변 침식대책위원장 : 민박이나 상가는 이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단 이주를 원하고 있어요. 지금 상황이 사실 많이 어렵습니다.]

연안 침식은 백사장뿐 아니라 해안도로 등 파도가 닿는 모든 곳에서 진행돼 해마다 평균 축구장 7개 크기의 백사장이 유실되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이나 태풍 등 자연의 힘이 주원인이지만, 무분별한 골재 채취나 방파제 건설이 침식을 가속화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재석/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연구원 : 파 자체가 회절이나 굴절이 생기면서, 다른 파와 중첩이 돼서 가중을 시키는 겁니다. 자연 상태로 회복되는 그런 것을 방해하게 된다고 보는 거죠.]

이 때문에 해안선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닷속에 침식 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인호/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이러한 잠제 시설이 설치되면 그 모래를 끌고 가는 에너지를 급격하게 낮춰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해수부가 국내 연안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63%가 침식으로 재해가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안침식을 막거나 복구하는데 들어간 예산은 한해 1천억 원이 넘습니다.

연안침식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정부와 자치단체 모두 무분별한 골재채취나 방파제 건설을 막고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우기정, 화면제공 : 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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