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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소셜로봇 변천사…로봇이 가족이 된다?

[취재파일] 소셜로봇 변천사…로봇이 가족이 된다?


영화에서만 보던 '로봇과 한 집에서 사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지난 17일 소셜크라우딩펀딩 웹사이트 인디고고에 ‘최초의 가족용 로봇 - 지보’가 얼굴을 내밀면서 로봇은 다시 it업계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2015년 12월 예정으로 개당 499 달러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선판매에 나섰는데 현재 126만 달러 이상 모금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동그란 얼굴과 28cm높이 원통형 몸체가 전부인 지보는 겉모습만 보면 최첨단 휴머노이드 로봇들에 비해 시시해보입니다. 그런데 작동하는 모습을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 슬쩍 말을 걸며 도와주는 행동을 보면 소통을 넘어 공감까지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용 로봇(family robot)이란 수식어를 붙였나봅니다.

지보는 소셜 로봇 개발의 선구자인 MIT대학 미디어랩 출신 신씨아 브리질(Cynthia Breazeal) 박사가 세운 회사에서 만든 로봇입니다. 그에 대한 자료와 동영상을 찾아보니 흥미로웠습니다. 브리질 박사의 업적은 사실상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소셜로봇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지보가 나오기까지 소셜로봇의 변천사를 동영상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지보 동영상은 맨 아래 있습니다)

1. 키스멧(KISMET / 1999년)

키스멧은 1990년대 MIT미디어랩에서 근무하던 브리질 박사가 “기능만 있는 로봇 말고 감정이 있는 로봇을 만들어보자”는 구상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소셜 로봇입니다. 90년대 인기 영화 캐릭터인 ‘그램린’을 닮았죠. 키스멧은 눈과 눈썹, 귀와 코, 턱, 이마 등이 각각 움직이며 표정을 만들어냅니다. 키스멧의 표정을 만들기 위해 브리질 박사는 심리학, 진화학, 생물학,유아발달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을 접목했다고 합니다.
키스멧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반응을 해줄 수 있습니다. 키스멧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유아와 비슷합니다. 승인(인정), 금지, 관심, 위안, 중립 등 다섯 가지 상황을 인식해 이에 맞게 반응을 해주는 것입니다. 아래 동영상에서 얼마나 공감을 잘 하는지 한번 보시죠.


유튜브 동영상 보기(1분 30초부터 15초간 보세요) 

동영상 설명: 주인이 “너한테 보여줄게 있어. 이건 내 여자친구한테 선물받은 시계야. 지난 주에 거의 잊어버릴 뻔했어.”라고 말하자 키스멧이 반응을 해줍니다.

2. 레오나르도 (Leonardo, 2002)

키스멧에서 진화한 두번째 소셜 로봇 레오나르도는 진짜 ‘그램린’을 닮았습니다. 역대 가장 귀여운 로봇이란 수식어도 따라다닙니다. 키 76.2cm로 모터 6개가 몸안에서 작동하며 표정과 몸짓을 만들어냅니다.오른쪽 눈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고 그걸로 주인의 얼굴을 감지합니다. 레오나르도는 키스멧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주인의 감정을 읽어내고 적절히 반응합니다.



유튜브 동영상 보기 (2분 38초부터 약 30초간 보세요)

동영상 설명: 주인이 레오나르도에게 ‘쿠키 괴물’ 인형을 소개하며 “더 자세히 살펴봐”라고 하자 레오나르도가 쿠키 괴물을 만지려 합니다. 갑자기 주인이 “쿠키 괴물은 아주 나빠. 무서운 괴물이야.”라고 말하자 레오나르도가 쿠키괴물을 싫어하며 손사래칩니다.


3. 넥시(NEXI 2008)

섬세한 표정을 가진 넥시는 사람을 최대한 닮은 로봇으로 개발됐습니다. 움직이고(MOBILE) 능숙하고(DEXTROUS)  사교적인(SOCIAL) 세 가지 특성을 갖췄다 해서 앞글자를 따 MDS 로봇이라 명명됐습니다. 유튜브에 처음 공개됐을 당시 큰 관심을 끌며 “사람보다 더 사람 같다”는 찬사도 받았습니다.



유튜브 보기 (29초부터 약30초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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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토푸 (TOFU, 2009)

MIT미디어랩 브리질 박사가 2009년 선보인 토푸는 2D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쓰는 기법을 적용한 소셜 로봇입니다. 50년대부터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어에서 연구한 내용인데 눈코입이 아니라 몸을 짜내고 늘리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죠. 캐릭터의 눈코입이 작은데도 풍부하게 감정을 표현하려는 애니메이터의 노하우를 로봇으로 옮긴 것입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풍부한 감성을 표현하는 토푸의 몸동작이 담긴 동영상입니다.




유튜브 동영상 보기  


5. 지보 (jibo, 2014)

브리질 박사가 연구 목적이 아닌 상용화 목적으로 만든 최초의 소셜 로봇입니다. 가족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서 ‘최초의 가족용 로봇’으로라고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브리질 박사가 밝힌 지보의 기능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1) 똑똑 사진가: 지보는 두 개의 고해상도 카메라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사진을 찍어주며 직은 사진은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포즈를 취하면 자동으로 사진을 찍어줍니다. 비디오 통화도 가능합니다.
2) 개인 비서: 일정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고 친구에게 음성메시지를 보내줍니다.
3) 공감하는 이야기꾼: 지보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동시에 주인의 표정을 관찰해 적절한 반응을 해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도록 말이죠.
4) 즐거운 친구: 지보는 늘 주인을 바라보고 귀를 기울입니다. 지보는 주인의 말에 반응해주고 때론 따스한 미소를 던집니다.
이를 한 눈에 불 수 있는 동영상입니다.




유튜브 동영상 보기

특히 지보는 인공지능 학습기능을 갖고 있어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더 잘 이해하는 쪽으로 스스로 발전합니다. 개인에 맞는 '맞춤 공감'이 가능한 거죠. 지보가 정말 가족의 일원처럼 인정받을지 그냥 고급 장난감에 그칠지 개발을 마친 정식버전이 출시될 내년 말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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